■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述而篇 1, 2, 3, 4, 5, 6

서원365 2016. 12. 22. 21:32

◎ 述而 第七

*此篇多記聖人謙己誨人之辭及其容貌行事之實. 凡三十七章.

이 篇에는 자기를 겸손히 하고 남을 가르치는 말과 그 용모와 행사의 실제가 많이 기록되어 있다. 모두 37章이다.


1. 子曰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記述(기술)하지만 창작하지 않으며, 옛것을 믿고 좋아함에 대해 가만히 나를 老彭(노팽)에 비교한다.”

-述而不作 信而好古(술이부작 신이호고): 춘추 시대가 혼란스러웠던 원인이 옛 예의와 제도를 거스르기 때문이라고 孔子는 판단했던 듯하다. 그래서 孔子의 말에는 “옛”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그의 사고가 후세에 큰 영향을 주면서 참신성을 저해하는 역할도 하였다.


*述 傳舊而已. 作 則創始也. 故作非聖人不能, 而述則賢者可及. 竊比 尊之之辭. 我 親之之辭. 老彭 商賢大夫 見大戴禮, 蓋信古而傳述者也. 孔子刪詩書 定禮樂 贊周易 修春秋, 皆傳先王之舊, 而未嘗有所作也, 故其自言如此. 蓋不惟不敢當作者之聖, 而亦不敢顯然自附於古之賢人. 蓋其德愈盛而心愈下, 不自知其辭之謙也. 然當是時 作者略備, 夫子蓋集群聖之大成而折衷之. 其事雖述 而功則倍於作矣, 此又不可不知也.

述은 옛것을 전하기만 하는 것이다. 作은 창시함이다. 그러므로 作은 聖人이 아니면 할 수 없으나 述은 賢者라면 미칠 수 있다. 竊比(절비)는 그를 존경하는 말이고, 我는 그를 친근하게 여기는 말이다. 老彭은 商나라의 어진 大夫이니 「大戴禮」에 보이는데, 옛것을 믿고 전하여 기술한 사람일 것이다. 孔子는 詩와 書를 깎으시고, 禮와 樂을 정하셨으며, 『周易』을 찬술하시고, 『春秋』를 편수하셔서, 先王의 옛것을 傳述하셨으나 일찍이 지음은 있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스스로 말씀하신 것이다. 이는 감히 창작하는 성인으로서 자처하지는 못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드러내놓고 옛 賢人에게 붙이지도 못하신 것이다. 그 덕이 盛해질수록 그 마음은 더욱 낮아져, 그 말이 겸손함을 스스로 알지 못하셨다. 그러나 이때를 당하여 창작한 것이 대략 갖추어졌으니, 夫子께서 여러 聖人이 크게 이룬 것을 모아서 절충하셨다. 일이 비록 傳述이지만 공은 창작한 것보다 배가 되니 이 또한 알지 않으면 안 된다.

-刪(산): 깎다. 없앨 것은 없애서 편집하는 것. -定(정): 정리하는 것.

-修(수): 編修. 여러 가지 자료를 모아 책으로 만듦. -贊(찬): 보충하는 것.


2. 子曰 “黙而識(지)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없이 기억하고 배움에 염증을 느끼지 않으며 가르치기를 게을리 않음이 나에게 무엇이 있는가?”


*識 記也. 默識 謂不言而存諸心也. 一說 識 知也, 不言而心解也. 前說近是. 何有於我 言何者能有於我也. 三者已非聖人之極至 而猶不敢當, 則謙而又謙之辭也.

識(지)는 기억함이다. 默識은 말 하지 않고 마음에 보존함을 이른다. 一說에는 識은 知니, 말하지 않고 마음에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앞의 說이 옳음에 가깝다. 何有於我는 무엇이 나에게 있을 수 있는가라는 말이다. 세 가지는 聖人의 지극한 것이 아닌데, 오히려 감히 자처하지 않으니 겸손하고 또 겸손한 말이다.


3. 子曰 “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德이 닦이지 않는 것, 배운 것이 강습되지 않는 것, 의를 듣고 옮겨가지 못하는 것, 不善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내 근심이다.”

-위의 세 문장 즉 述而부터 여기까지는 공자가 할 수 있고 할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라기보다는 늘 염두에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講(강): 검토하다, 연구하다.


*尹氏曰 “德必修而後成 學必講而後明 見善能徙 改過不吝, 此四者日新之要也. 苟未能之 聖人猶憂 況學者乎?”

尹氏가 말했다. “德은 반드시 닦은 뒤에 이루어지고, 배움은 반드시 강습한 뒤에 밝아지며, 선을 보면 옮겨야 하고, 허물을 고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하는 것, 이 네 가지는 日新의 요점이다. 정말로 할 수 없음을 聖人도 오히려 염려하셨는데, 하물며 배우는 사람들이겠는가?”


4. 子之燕居 申申如也 夭夭如也

공자가 한가하게 있을 때는 활짝 펴고, 온화하였다.

-燕居(연거): 燕(연)은 편안하다.

-申申如也 夭夭如也(신신여야 요요여야): 申申(신신)은 쭉 편 모습. 夭夭(요요)는 온화한 모습. 내적인 평화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다.


*楊氏曰 申申 其容舒也. 夭夭 其色愉也.

楊氏가 말했다. “申申은 그 모습이 펴진 것이다. 夭夭는 안색이 부드러운 것이다.”

-舒(서): 펴다, 펴지다. -愉(유): 누그러지다, 부드러워지다.


*程子曰 “此弟子善形容聖人處也, 爲申申字說不盡 故更著夭夭字. 今人燕居之時 不怠惰放肆 必太嚴厲. 嚴厲時著此四字不得 怠惰放肆時亦著此四字不得, 惟聖人便自有中和之氣.”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제자가 聖人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인데, 申申이라는 글자로 다 설명하지 못하였으므로 다시 夭夭라는 글자를 붙인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한가하게 있을 때는 게으르거나 함부로 하지 않으면 반드시 너무 엄격하다. 엄격할 때는 이 네 글자를 붙일 수 없으며, 게으르고 함부로 할 때도 이 네 글자를 붙일 수 없으니, 오직 聖人만이 곧 저절로 알맞게 조화된 기색이 있는 것이다.”


5. 子曰 “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심하다. 내가 쇠약해짐이여. 오래 되었도다, 내가 꿈에 周公(주공)을 뵙지 못한 것이.”

-吾衰也(오쇠야): 孔子가 周公의 道를 실현하고자 하였으나, 그런 희망을 더 이상 가지기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孔子盛時 志欲行周公之道 故夢寐之間, 如或見之. 至其老而不能行也 則無復是心 而亦無復是夢矣 故因此而自歎其衰之甚也.

孔子가 젊었을 때는 뜻이 周公의 道를 행하려는 것이었으므로 자나 깨나 주공을 보는 듯이 하셨다. 늙어서 행할 수 없음에 이르러서는 다시 이 마음이 없고 또한 다시 이 꿈이 없으셨으니 이 때문에 스스로 그 쇠약함이 심한 것을 탄식하신 것이다.


*程子曰 “孔子盛時 寤寐常存行周公之道, 及其老也 則志慮衰而不可以有爲矣. 蓋存道者心 無老少之異, 而行道者身 老則衰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孔子께서 젊으실 때는 자나깨나 늘 周公의 道를 실행함에 마음을 두셨으나, 늙어서는 의지가 쇠하여 할 수 없었다. 대개 道에 마음을 두는 것은 마음이어서 늙고 젊음에 차이가 없지만, 道를 실행하는 것은 몸이니 늙으면 쇠퇴하게 된다.”


6. 子曰 “志於道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道에 뜻을 두고,


*志者 心之所之之謂. 道 則人倫日用之間所當行者是也. 知此而心必之焉, 則所適者正, 而無他歧之惑矣.

志란 마음이 가는 것을 일컫는다. 道는 人倫과 일상생활에서 마땅히 행해야 하는 것이 이것이다. 이와 같이 알아서 마음이 반드시 같다면 나아감이 바르게 되어 다른 길로 향하는 미혹함이 없을 것이다.


•據於德

德을 굳게 지키며,


*據者 執守之意. 德者 得也, 得其道於心而不失之謂也. 得之於心而守之不失 則終始惟一 而有日新之功矣.

據(거)는 잡아서 지킨다는 뜻이다. 德이란 얻음이다. 그 道를 마음에 얻어서 잃지 않음을 이른다. 마음에 얻어서 지켜 잃지 않으면 시작과 마침에 같아서 日新의 功이 있을 것이다.


•依於仁

仁에 의지하고


*依者 不違之謂. 仁 則私欲盡去而心德之全也. 功夫至此而無終食之違 則存養之熟, 無適而非天理之流行矣.

依는 떠나지 않음을 이른다. 仁은 私欲이 다 제거되어 心德이 온전한 것이다. 공부가 여기에 이르러 밥을 먹는 시간 중에도 떠남이 없다면, 존양이 익숙해져서 가는 곳마다 天理가 유행함이 아님이 없을 것이다.


遊於藝

藝(예)에 노닌다.”

-藝(예) : 당시 군자로서 필수로 여겼던 여섯 가지는 禮樂射御書數(예악사어서수)이다.


*游者 玩物適情之謂. 藝 則禮樂之文 射御書數之法 皆至理所寓 而日用之不可闕者也. 朝夕游焉 以博其義理之趣 則應務有餘 而心亦無所放矣.

游는 사물을 즐겨 성정에 적합함을 이른다. 藝는 禮樂의 글과 射御書數의 방법이니 다 지극한 이치가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노닐어 그 의리의 흥취를 넓히면 힘씀에 응함에 여유가 있으며 마음 또한 함부로 함이 없게 되는 것이다.

-寓(우): 머무르다, 붙어살다, 숙소, 객사.


*此章言人之爲學當如是也. 蓋學莫先於立志 志道則心存於正而不他, 據德則道得於心而不失, 依仁則德性常用而物欲不行, 游藝則小物不遺而動息有養. 學者於此 有以不失其先後之序輕重之倫焉, 則本末兼該, 內外交養 日用之間 無少間隙, 而涵泳從容, 忽不自知其入於聖賢之域矣.

이 章은 사람이 학문을 함에 마땅히 이러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배움에 뜻을 세우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으니, 道에 뜻을 두면 마음이 바름에 있고 다른 것에 있지 않으며, 德을 잡아 지키면 道가 마음에 얻어져 잃지 않으며, 仁에 의지하면 덕성이 항상 쓰여 物欲이 행해지지 않을 것이요, 藝에 노닐면 작은 물건이라도 빠뜨리지 않아서 움직이고 쉼에 기름이 있을 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이에 선후의 차례와 경중의 순서를 잃지 않음이 있다면 本末이 함께 갖추어지고, 내외가 함께 길러져 일상생활에 조금도 틈이 없어서 푹 배고 쫓아, 문득 성현의 경지에 들어감을 스스로 알지 못할 것이다.

-該(해): 갖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