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述而篇 11, 12, 13, 14

서원365 2016. 12. 23. 13:03

11.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富를 만약 구해서 될 수 있다면, 비록 말채찍을 잡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도 나는 하겠다. 그러나 구해서 되지 않는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리라.”

-富而可求也(부이가구야): 而는 여기서는 若(약:만약)의 뜻이 있다.

-從吾所好(종오소호): 所好(소호 : 좋아 하는 바)는 道(도)를 말한다.

-鞭(편): 채찍.

-정당한 방법으로 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은 게으른 것이다. 정당한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富를 축적하는 것은 도적질하는 것이다.


*執鞭 賤者之事. 設言富若可求 則雖身爲賤役以求之 亦所不辭. 然有命焉 非求之可得也, 則安於義理而已矣, 何必徒取辱哉?

채찍은 잡는 것은 천한 사람의 일이다. 가설하여 말씀하시기를, 만약 富를 구할 수 있다면 비록 몸으로 천한 일을 하더라도 구하여 또한 사양하지 않겠다고 하신 것이니 그러나 天命에 달려 있어서 구하여도 얻을 수 없다면 의리에 편안할 뿐이니, 하필이면 욕됨만을 취할 것인가라고 하신 것이다.


*蘇氏曰 “聖人未嘗有意於求富也 豈問其可不可哉. 爲此語者, 特以明其決不可求爾.”

蘇氏(軾)가 말했다. “聖人께서는 일찍이 富를 구하는 데 뜻을 두시지 않으셨으니, 어찌 그것이 可한지 不可한지를 물을 것인가? 이 말씀을 하신 것은 다만 결코 구해서 될 수 없음을 밝히셨을 뿐이다.”


*楊氏曰 “君子非惡富貴而不求, 以其在天 無可求之道也.”

楊氏가 말했다. “군자가 부귀를 싫어해서 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하늘에 달려있어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2. 子之所愼 齊戰疾.

공자가 삼간 것은 재계하는 것과 전쟁, 질병이었다.


*齊之爲言齊也 將祭而齊其思慮之不齊者 以交於神明也. 誠之至與不至 神之饗與不饗 皆決於此. 戰則衆之死生國之存亡繫焉, 疾又吾身之所以死生存亡者, 皆不可以不謹也.

齊(재)는 말하자면 재계하는 것인데, 장차 제사를 지내려 할 때 생각이 가지런하지 않은 것을 가지런하게 함으로써 神明과 교류하는 것이다. 정성이 지극하고 지극하지 않음이나 신명이 흠향하고 음향하지 않음이 모두 이것에서 결정된다. 전쟁을 하면 사람들의 生死와 나라의 存亡이 걸려 있고, 병은 또 내 몸의 生死와 存亡이 달려 있으니 다 삼가지 않을 수 없다.


*尹氏曰 “夫子無所不謹 弟子記其大者耳.”

尹氏가 말했다. “夫子께서는 삼가지 않은 것이 없어셨는데, 제자들이 큰 것만 기록했을 뿐이다.”


13. 子在齊聞韶 三月 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공자가 제나라에 있으면서 韶樂(소악)을 듣고 삼 개월을 고기 맛을 알지 못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이 여기에까지 이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韶(소): 韶樂(소악), 순임금의 음악

-三月(삼월): 음악을 배우던 삼 개월 동안이라는 뜻. 음악에 빠져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史記三月上有學之二字. 不知肉味, 蓋心一於是而不及乎他也. 曰不意舜之作樂至於如此之美, 則有以極其情文之備 而不覺其歎息之深也 蓋非聖人不足以及此.

『史記』에는 三月 위에 學之라는 두 글자가 있다. 고기 맛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마음이 이에 집중하여 다른 것에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舜임금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이처럼 아름다움에 이를 줄 생각못했다.”고 하셨으니 이것은 내용과 문체가 갖추어짐이 지극하여 깊이 감탄함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며, 聖人이 아니면 이에 미칠 수 없다.


*范氏曰 “韶盡美又盡善 樂之無以加此也. 故學之三月 不知肉味 而歎美之如此. 誠之至 感之深也.”

范氏가 말했다. “韶樂이 완전 아름답고 완전 좋아서, 음악이 여기에 더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배우는 삼 개월 동안 고기 맛을 알지 못하였고, 이처럼 감탄하신 것이다. 정성이 지극하고 감동이 깊은 것이다.”


14. 冉有曰 “夫子爲衛君乎?” 子貢曰 “諾. 吾將問之.”

冉有(염유)가 말했다.

“夫子께서는 衛君을 도울까?”

子貢(자공)이 말했다.

“알았다. 내가 여쭈어보지.”


*爲 猶助也. 衛君 出公輒也. 靈公逐其世子蒯聵. 公薨 而國人立蒯聵之子輒. 於是晉納蒯聵而輒拒之. 時孔子居衛 衛人以蒯聵得罪於父 而輒嫡孫當立. 故冉有疑而問之. 諾, 應辭也.

爲는 도움과 같다. 衛나라 君主는 쫓겼났던 公子 輒(첩)이다. 公이 죽자, 나라 사람들이 蒯聵(괴외)의 아들 輒을 옹립하였다. 이에 晉나라에서 蒯聵(괴외)를 들여보내자 輒이 막았다. 그때 孔子께서 衛나라에 계시니, 衛나라 사람들은 蒯聵가 아버지에게 죄를 얻었고, 輒은 嫡孫이므로 마땅히 서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冉有가 의심하여 물은 것이다. 諾은 응하는 말이다.

-輒(첩): 문득 -蒯(괴): 기령풀 -聵(외): 귀머거리


•入曰 “伯夷叔弟 何人也” 曰 “古之賢人也.” 曰 “怨乎?” 曰 “求仁而得仁 又何怨?” 出曰 “夫子不爲也.”

들어가서 물었다.

“백이와 숙제는 어떤 사람입니까?”

“옛 어진 사람이다.”

“원망하였습니까?”

“仁(인)을 구하여 仁(인)을 얻었으니, 또한 무엇을 원망하였을까?”

나와서 말했다.

“스승님은 돕지 않으실 것이다.”


*伯夷叔齊 孤竹君之二子 其父將死 遺命立叔齊. 父卒 叔齊遜伯夷. 伯夷曰父命也 遂逃去. 叔齊亦不立而逃之, 國人立其中子. 其後武王伐紂 夷齊扣馬而諫. 武王滅商 夷‧齊恥食周粟 去隱于首陽山 遂餓而死.

伯夷와 叔齊는 孤竹君의 두 아들인데, 그 아벚가 장차 죽으려하자, 叔齊를 옹립하라고 유언으로 명령하였다. 아버지가 죽자 叔齊는 伯夷에게 사앙하였다. 伯夷는 “아버님의 명령이다.”라고 하고 마침내 도망쳐서 떠났다. 叔齊도 즉위하지 않고 도망치자, 나라 사람들이 가운데 아들을 옹립하였다. 그 후에 武王이 紂王을 치자, 伯夷와 叔齊가 말고삐를 잡고 간했다. 武王이 商나를 멸하자, 伯夷와 叔齊는 周나라 곡식을 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서 首陽山으로 가서 은둔하였다가 마침내 굶어 죽었다.

-遂(수): 드디어, 마침내. -扣(구): 두드리다,  당기다,  덜다, 굽히다.


*怨 猶悔也.

怨은 후회와 같다.


*君子居是邦 不非其大夫 況其君乎. 故子貢不斥衛君 而以夷齊爲問. 夫子告之如此 則其不爲衛君可知矣. 蓋伯夷以父命爲尊 叔齊以天倫爲重. 其遜國也 皆求所以合乎天理之正, 而卽乎人心之安. 旣而各得其志焉 則視棄其國猶敝蹝爾, 何怨之有? 若衛輒之據國拒父而惟恐失之 其不可同年而語明矣.

君子가 그 나라에 살면 그 大夫도 비난하지 않는데, 하물며 그 君主이겠는가? 그러므로 子貢이 衛나라 君主을 배척하지 않고 伯夷와 叔齊로써 물었다. 夫子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衛나라 君主를 위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伯夷는 아버지의 명령을 존중하였고, 叔齊는 天倫을 소중히 여겼다. 나라를 사양함이 다 天理의 바름에 부합하니, 다 人心의 편안함에 나아간 것이다. 이미 각각 그 뜻을 얻었으니 그 나라를 버리기는 것을 보기를 헤진 짚신을 버리는 것처럼 하였으니, 어찌 원망이 있을 것인가? 衛나라 輒이 나라를 잡고 아버지를 거부하여 오직 잃을까 두려워하니, 같이 놓고 말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蹝(사): 천천히 걷다, 짚신, 초리.


*程子曰 “伯夷叔齊遜國而逃 諫伐而餓 終無怨悔, 夫子以爲賢, 故知其不與輒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伯夷와 叔齊는 나라를 사양하여 도망쳤고, 정벌을 간하다 굶었어도 마침내 원망하거나 후회함이 없어서, 夫子께서 어질게 여기셨으므로, 輒에게 참여하지 않으심을 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