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述而篇 6, 7, 8, 9, 10

서원365 2016. 12. 23. 10:21

7. 子曰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스스로 脯(포) 10개 이상을 가져와 예를 행한 자에게는 일찍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

-束脩以上(속수이상): 脩(수)는 脯(포)이다. 束(속)은 묶음으로서 10개를 말한다. 예물로서 최소 단위라고 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예만 갖추면 다 가르쳤다는 말이다.

-脩(수): 포


*脩 脯也. 十脡爲束. 古者相見 必執贄以爲禮, 束脩其至薄者. 蓋人之有生 同具此理 故聖人之於人 無不欲其入於善. 但不知來學 則無往教之禮, 故苟以禮來 則無不有以教之也.

脩(수)는 脯(포)이다. 포 열 마리가 束이 된다. 옛 사람들은 서로 만나볼 때 반드시 예물을 잡아 禮를 삼았다. 포 열 마리는 매우 박한 것이다. 대개 사람이 나서 똑 같이 이 性理를 갖추었으므로 聖人께서 사람들에게 善에 들어가기를 바라지 않으심이 없었다. 다만 와서 배우기를 알지 못하면 가서 가르치는 禮는 없으므로, 참으로 禮로써 온다면 가르치지 않으심이 없었던 것이다.

-脯(포): 포, 저미어 말린 고기. -脡(정): 곧다, 곧은 포 -贄(지): 폐백


8.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 不以三隅反 則不復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마음 속으로 통하려고 애태우지 않으면 깨우쳐 주지 않으며, 말하고자 하나 표현하지 못해 애쓰지 않으면 틔워주지 않는다. 한 모퉁이를 들어 주면 그것으로써 나머지 세 모퉁이를 반증하지 못하면 다시 더 일러주지 않는다.”

-不憤不啓 不悱不發(불분불계 불비불발): 憤(분)은 마음으로 통하려 하지만 잘되지 않아 애태우는 것. 悱(비)는 말하려고 하나 표현하지 못해 애태우는 것. 스스로 배우려 하고 알려고 하는 노력이 없다면 가르쳐 주어도 가르침의 참된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말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悱(비): 표현 못하다.


*憤者 心求通而未得之意. 悱者 口欲言而未能之貌. 啓 謂開其意. 發 謂達其辭. 物之有四隅者 擧一可知其三. 反者 還以相證之義. 復 再告也. 上章已言聖人誨人不倦之意 因并記此, 欲學者勉於用力, 以爲受教之地也.

憤이란 마음으로 통하려 하지만 할 수 없다는 뜻이다. 悱는 입으로 말하려 하지만 할 수 없는 모습이다. 啓는 그 뜻을 열어줌을 이른다. 發은 그 말을 이르게 함을 이른다. 물건의 네 모퉁이 있는 것은 하나를 들면 그 셋을 알 수 있다. 反이란 돌이켜 서로 증명한다는 뜻이다, 復은 다시 말해주는 것이다.

윗章에서 이미 성인께서 가르침을 게을리 하지 않음을 말씀하셨고, 연이어 이것을 나란히 기록하여서, 배우는 이가 힘을 씀에 부지런하여 가르침을 받는 터전으로 삼게 하시고자 하셨다.


*程子曰 “憤悱 誠意之見於色辭者也. 待其誠至而後告之. 旣告之, 又必待其自得, 乃復告爾.”又曰 “不待憤悱而發 則知之不能堅固, 待其憤悱而後發 則沛然矣.”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憤과 悱는 성의가 얼굴빛과 말에 나타난 것이다. 그 성의가 지극하기를 기다린 뒤에 말해주고, 또 반드시 스스로 터득한 것을 기다려 다시 말해줄 뿐이다.”

또 말씀하셨다. “憤悱를 기다리지 않고 틔워주면 아는 것이 굳을 수 없고, 憤悱을 기다려 틔워주면 확연하다.”

-沛(패): 늪, 성대한 모습. 비가 줄기차게 오는 모양.


9. 子食於有喪者之側 未嘗飽也.

孔子께사는 喪 中에 있는 사람의 옆에서 먹을 때는 배부르게 드신 적이 없다.

-형식적으로 위로하고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했음을 뜻한다.


*臨喪哀 不能甘也.

喪에 임하면 슬퍼서 달게 먹을 수 없어서이다.


•子於是日 哭則不歌.

孔子께서는 이날에 哭을 하시면, 노래를 부르시지 않으셨다.


*哭 謂弔哭. 日之內 餘哀未忘 自不能歌也.

哭은 조상하는 哭을 이른다. 당일에는 남은 슬픔을 잊을 수 없어서 저절로 노래를 할 수 없었다.


*謝氏曰 "學者於此二者 可見聖人情性之正也. 能識聖人之情性 然後可以學道."

謝氏가 말했다. “배우는 사람을 이 두 가지에서 聖人의 性情이 바르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聖人의 性情을 안 뒤에야 道를 배울 수 있다.”


10. 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

孔子께서 顔淵에게 말씀하셨다.

“쓰이면 도를 행하고, 버려지면 은둔함, 오직 나와 너에게만 이것이 있구나.”

-舍之則藏(사지즉장): 舍(사)는 捨(사), 藏(장)은 미련을 가지지 않음.

-惟는 唯.

-실력이 있으면 등용되고 실력이 없으면 등용되지 않는다. 이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군주의 마음에 들면 등용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등용되지 않음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고 군주에 달려 있다. 나를 굽혀 도리를 어겨 마음에 들게 하여 등용되려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은 군자의 일이 아니다. 실력을 쌓고 도리를 지켰는데도 쓰이지 않는다면, 쓰이지 않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尹氏曰 “用舍無與於己 行藏安於所遇 命不足道也. 顏子幾於聖人 故亦能之.”

尹氏가 말했다. “쓰고 버림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으며, 행하고 은둔함은 만나는 바에 따라 편안하니, 운명은 말할 것이 못된다. 顔子는 거의 聖人이므로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子路가 말했다.

“스승님께서는 三軍(삼군)에 가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萬二千五百人爲軍, 大國三軍. 子路見孔子獨美顏淵, 自負其勇, 意夫子若行三軍, 必與己同.

만2500명이 1軍이 된다. 큰 제후국은 삼군이 있다. 孔子가 顔淵만 인정하는 것을 子路가 보고는 용감함으로써 자부하여, 夫子께서 만약 三軍을 출정한다면 반드시 자기와 동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맨손으로 범을 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면서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사람과는 나는 함께 하지 않는다. 일에 임에서는 반드시 두려워하며, 잘 계획하여 성공하는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

-暴虎馮河(포호빙하): 맨몸으로 범을 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넘. 무모한 용기를 말함.

-孔子는 자주 顔淵(안연)을 칭찬하였다. 이번에도 그를 칭찬하니 子路(자로)가 섭섭하게 여겨, 용기 있는 일이라면 자기와 함께 할 것이라는 대답을 할 줄 알고 물었지만, 기대가 빗나갔다. 勇은 단지 겁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지혜로써 충분히 계획하고 조심하되 일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과단성 있게 하여야 한다. 그저 겁내지 않는 것은 필부의 용맹함일 뿐이다.


*暴虎 徒搏. 馮河 徒涉. 懼 謂敬其事. 成 謂成其謀. 言此皆以抑其勇而教之 然行師之要實不外此 子路蓋不知也.

暴虎는 맨손으로 침이다. 馮河는 맨 몸으로 건넘이다. 懼는 그 일을 공경함을 말한다, 成은 그 계책을 이룸을 말한다. 이것은 모두 그 용맹함을 눌러서 가르치시려는 것인데, 군대를 쓰는 요점이 실로 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닌데, 子路는 몰랐을 것이다.

-徒(도): 맨손, 맨발의 뜻이 있음. -馮(빙): 걸어 건너다. 姓으로 사용할 때는 풍


*謝氏曰 聖人於行藏之間 無意無必. 其行非貪位, 其藏非獨善也. 若有欲心 則不用而求行 舍之而不藏矣, 是以惟顏子爲可以與於此. 子路雖非有欲心者 然未能無固必也. 至以行三軍爲問, 則其論益卑矣. 夫子之言, 蓋因其失而救之. 夫不謀無成 不懼必敗 小事尙然, 而況於行三軍乎.

謝氏가 말했다. “聖人이 행하고 은둔하는 사이에 의도하고 기필함이 없다. 행함에 있어서는 자리를 탐하지 않고, 은둔함에는 혼자만 선하게 함이 아니다. 만약 욕심이 있으면 써주지 않아도 행해지기를 구하고, 버려도 은둔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므로 顔子만이 이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子路는 비록 욕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고집함과 기필함이 없지 못하였다. 三軍을 씀을 묻는 것에 이르러서는 그 말이 더욱 비루하였다. 夫子의 말씀은 그 잘못을 인하여 구하신 것이다. 대체로 꾀하지 않으면 이루어지 않고 조심하지 않으면 반드시 패하니, 작은 일도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삼군을 쓰는 것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