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述而篇 15, 16, 17, 18, 19, 20, 21

서원365 2016. 12. 23. 13:12

15. 子曰 “飯疏食(사)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 如浮雲.”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음식을 먹고 물 마신 뒤 팔을 굽혀 베더라도, 즐거움은 또한 그 가운데 있으니, 옳지 못하고서 부유하고 귀하게 되는 것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

-肱(굉): 팔.

-不義而富且貴(불의이부차귀): 만약 불의하지 않은 富貴(부귀)라면 괜찮다는 뜻도 들어 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말며, 해도 되는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 것, 이것을 잘 안다면, 일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에 집착하지 않으니 괴로울 일도 없다.


*飯 食之也. 疏食 麤飯也. 聖人之心 渾然天理 雖處困極 而樂亦無不在焉. 其視不義之富貴 如浮雲之無有 漠然無所動於其中也.

飯은 먹음이다. 疏食은 거친 밥이다. 聖人의 마음은 天理와 하나 되어, 비록 곤경이 지극하더라도 즐거움이 있지 않는 곳이 없다. 의롭지 못한 富貴를 보는 것이 뜬 구름이 없는 것처럼 여겨, 개의치 않고 그 마음이 동요됨이 없는 것이다.

-麤(추): 거칠다, 성질이 과격하다, 결이 매끄럽지 않다.

-漠然(막연): 개의치 않는 모양


*程子曰 “非樂疏食飲水也 雖疏食飲水 不能改其樂也. 不義之富貴 視之輕如浮雲然.” 又曰 “須知所樂者何事.”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 것을 즐거워하신 것이 아니라, 비록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더라도 그 즐거움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의롭지 않은 富貴를 뜬구름처럼 가볍게 여기신 것이다.” 또 말씀하셨다. “즐기신 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16. 子曰 “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몇 년을 더하여 周易을 배운다면 큰 허물이 없을 것이다.”

-五十以學易(오십이학역): 易은 周易. 五十은 卒의 잘못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劉聘君見元城劉忠定公自言“嘗讀他論, ‘加’作假, ‘五十’作卒.” 蓋加假聲相近而誤讀, 卒與五十字相似而誤分也.

劉聘君이 “元城 劉忠定公을 만났를 때 스스로 말하기를 ‘다른 논어를 일찍이 읽어보니 加는 假로 되어 있고, 五十은 卒로 되어 있었다.’고 하였는데, 加와 假가 소리가 서로 가까워 잘못 읽은 것 같고, 卒과 五十은 모양이 같아서 잘못 나눈 것 같다.”고 하였다.

-與五十字相似而誤分也(여오십자상사이오분야): 옛날에는 책을 모두 세로로 썼으므로, 五가 十의 위에 있게 되면 자칫하면 합쳐서 卒로 볼 수 있다. 잘못 나눈 것 같다는 것은 五十을 합쳐서 읽어야 하는데 나누어서 읽었다는 뜻이다.


*愚按 此章之言, 史記作爲假我數年, 若是我於易則彬彬矣. 加正作假, 而無五十字. 蓋是時, 孔子年已幾七十矣, 五十字誤無疑也.

내가 살펴보건대, 이 章의 말은 『史記』에 “假我數年 若是我於易則彬彬矣”로 되어 있으므로 加는 바로 假로 되어 있고, 五十이라는 글자는 없다. 그 당시 孔子의 나이가 이미 거의 70이어서 五十이라는 글자가 잘못되었음에 의심할 것이 없다.


*學易 則明乎吉凶消長之理 進退存亡之道 故可以無大過. 蓋聖人深見易道之無窮 而言此以教人 使知其不可不學 而又不可以易而學也.

『周易』을 배우면 길흉과 消長의 이치와 進退와 存亡의 道에 밝아져서 큰 허물이 없을 수 있다. 聖人께서 易의 道가 無窮함을 깊이 보시고 이말로써 사람을 가르쳐 그로 하여금 배우지 않으면 안 됨을 알게 하셨으며, 또 쉽게 배울 수 없음을 알게 하신 것이다.


17. 子所雅言 詩書執禮 皆雅言也.

孔子께서 늘 말하는 것은 詩와 書와 禮를 지키는 것이다. 다 늘 말씀하시는 것이다.


*雅 常也. 執 守也. 詩以理情性 書以道政事 禮以謹節文 皆切於日用之實 故常言之. 禮獨言執者, 以人所執守而言, 非徒誦說而已也.

雅(아)는 늘이라는 뜻이다. 執은 지킴이다. 詩로써 性情을 다스리고, 書로써 政事를 말하며, 禮로써 節文을 삼가니 다 일상생활의 실제에 절실한 것이므로 늘 말씀하신 것이다. 禮만 執이라고 한 것은 사람들이 잡아서 지켜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며, 단지 외우고 말할 뿐만 아니기 때문이다.


*程子曰 “孔子雅素之言 止於如此. 若性與天道 則有不可得而聞者 要在默而識之也.”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孔子께서 평소에 늘 말씀하신 것이 이러함에 멈추었다. 性과 天道는 들을 수 없었으니, 요컨대 묵묵히 알아야 한다.”


*謝氏曰 “此因學易之語而類記之.”

謝氏가 말했다. “이것은 周易을 배움이라는 말 때문에 같은 종류를 기록한 것이다.”


18. 葉公 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葉公(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대해 묻자 자로가 대답하지 않았다.


*葉公 楚葉縣尹沈諸梁 字子高 僭稱公也. 葉公不知孔子 必有非所問而問者 故子路不對. 抑亦以聖人之德 實有未易名言者與?

葉公은 楚나라 葉縣의 尹인데, 이름은 沈諸梁(심제량), 字는 子高이며, 公이라고 참람되게 칭했다. 葉公은 孔子를 알지 못하여 틀림없이 물을 것이 아닌데 물었을 것이므로 子路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면 또한 聖人의 德이 실로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인가?

-尹은 벼슬 이름이다.


•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而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 사람됨이 노력하여 먹는 것을 잊고, 즐겨 근심을 잊으며, 늙음이 장차 이르는 것도 모른다.’”

-樂而忘憂(락이망우): 깨달음이나 새로운 것을 배워 알았을 때 그 즐거움 때문에 온갖 근심을 잊어버림. 『論語』 첫 머리에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나 「里仁篇」의 朝聞道 夕死 可矣와 상통한다.


*未得 則發憤而忘食, 已得 則樂之而忘憂. 以是二者俛焉日有孳孳 而不知年數之不足 但自言其好學之篤耳. 然深味之 則見其全體至極 純亦不已之妙 有非聖人不能及者. 蓋凡夫子之自言類如此, 學者宜致思焉.

터득하지 못하면 열심히 노력해서 먹는 것을 잊고, 이미 터득하면 즐겨서 근심을 잊는다. 이 두 가지로 힘써 날로 부지런하면 나이가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니, 다만 배움을 좋아함이 독실함을 스스로 말씀하셨을 뿐이다. 그러나 깊이 음미하면 그 전체가 지극하고 순수함 또한 그치지 않는 묘함이 聖人이 아니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볼 수 있다. 夫子께서 스스로 말씀하신 類가 모두 이와 같았으니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생각을 다해야 한다.

-俛(면): 힘쓰다. 구푸리다. -孳(자): 부지런하다.


19. 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나면서 안 사람이 아니다. 옛것을 좋아하고 부지런히 구한 사람이다.”


*生而知之者 氣質清明 義理昭著 不待學而知也. 敏 速也 謂汲汲也.

나면서 아는 사람은 기질이 맑고 밝아서 의리가 밝게 드러나 배움을 기다리지 않아도 안다. 敏은 빠름이니 서두름이다.


*尹氏曰 “孔子以生知之聖 每云好學者 非惟勉人也, 生而可知者義理爾 若夫禮樂名物 古今事變 亦必待學而後有以驗其實也.”

尹氏가 말했다. “孔子는 나면서 아는 성인인데 매번 배움을 좋아한다고 하신 것은 사람들이 힘쓰게 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고, 나면서 아는 것은 義理일 뿐이어서 禮樂와 물건의 명칭, 고금 일의 변화는 반드시 배운 뒤에야 그 실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 子 不語怪力亂神.

孔子께서는 기괴한 것, 勇力, 悖亂(패란), 鬼神을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雍也篇」제20章에도 敬歸神而遠之란 말이 있다. 孔子는 비현실적이고, 말해봤자 결론도 없는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을 싫어했다. 이러한 것은 도리를 지키고, 그 도리에 맞게 노력하는 것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석가도 같다. 그는 말로써 결론 내릴 수 없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제자들에게 말하곤 했다. 관찰을 통해 이치를 찾고 원인과 결과를 추구하여 검증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도록 가르쳤다. 어떤 것이 당장 효과가 있다고 해서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을 동원하면 당장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많은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신을 믿게 하여 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怪異勇力悖亂之事 非理之正 固聖人所不語. 鬼神 造化之跡 雖非不正 然非窮理之至 有未易明者 故亦不輕以語人也.

怪異한 것, 勇力, 悖亂의 일인 도리의 바른 것이 아니니 진실로 성인께사 말씀하시지 않은 것이다. 鬼神은 비록 바르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窮理가 지극하지 않으면 쉽게 밝힐 수 없는 것이 있으므로 또한 가볍게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謝氏曰 “聖人語常而不語怪 語德而不語力 語治而不語亂 語人而不語神.”

謝氏가 말했다. “聖人께서 흔히 있는 것을 말씀하시고 怪異함을 말씀하시지 않으셨고, 德을 말씀하시고 힘을 말씀하시지 않으셨고, 다스림을 말씀하시고 어지러움을 말씀하시지 않으셨고, 사람에게 대해 말씀하시고, 귀신에 대해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21.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셋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 착한 사람을 택하여 따르고, 착하지 않은 사람을 택하여 고친다.”

-「里仁篇」第17章에서는 見賢思齊焉 見不賢而內自省也라고 하였다.


*三人同行 其一我也. 彼二人者 一善一惡, 則我從其善而改其惡焉, 是二人者皆我師也.

세 사람이 함께 가면 그 한 사람은 나이다. 저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선하고 한 사람은 악하면, 나는 그 선한 것을 따르고 그 악한 것을 고치니, 이 두 사람이 다 나의 스승이다.


*尹氏曰 “見賢思齊, 見不賢而內自省, 則善惡皆我之師, 進善其有窮乎.”

尹氏가 말했다. “훌륭한 사람을 보면 같게 되기를 생각하고, 훌륭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안으로 스스로 살피면, 善한 사람과 惡한 사람이 모두 나의 스승이니, 善에 나아감이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