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述而篇 28, 29, 30, 31, 32

서원365 2016. 12. 23. 19:44

28. 互鄕 難與言, 童子見(현) 門人 惑

互鄕(호향) 사람은 더불어 말하기가 곤란한데, 동자가 찾아오자 만나보니 문인들이 의혹을 가졌다.

-互鄕(호향): 고을 이름. 이 고을 사람이 도리를 잊고 살아 더불어 말하기가 어려웠다.

-童子見(동자현): 見(현)은 만나보다.

-惑(혹): 疑惑(의혹), 무도한 互鄕(호향)의 동자를 공자가 만나니 의아해 했다.


*互鄉 鄉名. 其人習於不善 難與言善. 惑者 疑夫子不當見之也.

互鄉은 지방 이름이다. 그 사람들의 선하지 않음에 습관화되어 더불어 善을 말하기 어려웠다. 惑이란 夫子께서 마땅히 보지 않아야 한다고 의심한 것이다.


•子曰 “人潔己而進 與其潔也 不保其往也, 與其進也 不與其退也 唯何甚?”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몸을 깨끗이 하고 오면 그 깨끗함을 인정하며, 지난 것을 두지 않으며, 그 찾아온 것을 허락하되 물러간 뒤의 것을 인정함이 아니다. 어찌 심하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잘못을 들어 마음을 고쳐먹고 온 사람을 내쫓을 수는 없다. 또 지금 어떤 사람을 만났으면, 그 만남에 충실하면 될 뿐, 그 사람이 또 불선을 저지를 것을 생각하여 안 만날 것은 없다.


*疑此章有錯簡. 人潔至往也十四字 當在與其進也之前.

이 章은 착간이 있는 것 같다. 人潔에서 往也까지 14자는 마땅히 與其進也의 앞에 있어야 한다.

-원래의 글:子曰 與其進也 不與其退也. 唯 何甚. 人潔己以進 與其潔也 不保其往也.


*潔 修治也. 與 許也. 往 前日也.

潔은 닦아 다스림이다. 與는 인정함이다. 往은 지난날이다.


*言人潔己而來 但許其能自潔耳 固不能保其前日所爲之善惡也. 但許其進而來見耳 非許其旣退而爲不善也. 蓋不追其旣往 不逆其將來 以是心至 斯受之耳. 唯字上下 疑又有闕文 大抵亦不爲已甚之意.

사람이 자기를 깨끗이 해서 오면 다만 그가 스스로 깨끗이 할 수 있음을 인정할 뿐 굳이 지난날에 했던 善惡을 간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찾아와 만나보는 것을 허여할 뿐 물러가서 不善을 할 것이라고 예단할 것은 없다. 이미 지나간 것을 쫓지 않으며, 장차 올 것을 예측하지 않아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찾아오면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唯라는 글자 상하에 또 빠진 글이 있는 것 같은데, 대체로 너무 심하게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程子曰 “聖人待物之洪如此.”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聖人께서 사람을 대하는 것이 넓음이 이와 같다.”


29. 子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 至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仁이 멀리 있는가? 내가 仁하고자 하면 그 仁이 이른다.”


*仁者 心之德 非在外也. 放而不求 故有以爲遠者, 反而求之 則卽此而在矣 夫豈遠哉.

仁이란 마음의 德이니 밖에 있지 않다. 놓아두고 구하지 않으므로 멀리 있는 것이지, 돌이켜 구하면 곧 여기에 있으니 어찌 멀겠는가?


*程子曰 “爲仁由己 欲之則至 何遠之有?”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仁을 하는 것은 자기에게 달려 있으며 하고자 하면 이르니, 어찌 멀리 있겠는가?”


30. 陳司敗問 “昭公 知禮乎?” 孔子曰 “知禮.”

陳(진)의 司敗(사패)가 물었다.

“昭公(소공)은 예를 알았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예를 알았습니다.”

-司敗(사패): 벼슬 이름. 司寇와 같음

-昭公(소공:BC560 ~ BC510) : 魯의 임금, 이름은 稠(주)


*陳 國名. 司敗 官名 卽司寇也. 昭公 魯君 名. 習於威儀之節, 當時以爲知禮. 故司敗以爲問 而孔子答之如此.

陳은 제후국의 이름이다. 司敗는 관직 이름으로 곧 司寇이다. 昭公은 魯나라 군주이며 이름은 稠. 威儀의 예절에 익숙하여 당시 禮를 안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司敗가 질문을 하니 孔子께서 이와 같이 답하셨다.


•孔子退 揖巫馬期而進之 曰 “吾聞君子不黨 君子亦黨乎. 君取於吳 爲同姓 爲之吳孟子. 君而知禮 孰不知禮.”

공자가 물러가자 巫馬期에게 읍하고 나오게 해서 말했다.

“내가 들으니 군자는 편들지 않는다던데 군자도 역시 편을 듭니까? 그 임금이 오나라에서 장가를 들었는데, 성이 같아 吳孟子(오맹자)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임금이 예를 안다면 누가 예를 모르겠습니까?”

-당시 중국은 동성끼리 결혼하지 않음을 예로 여겼다. 그런데 魯(노)와 吳(오)는 다 姬(희)성이었으므로, 昭公이 그 부인을 吳孟子라고 하였다. 여기서 끝 글자인 子가 성을 나타낸다. 춘추시대에 그 부인을 이렇게 불렀다. 文姜이라면 姜씨라는 뜻이다. 宋나라는 子가 姓이었다.


*巫馬姓 期字 孔子弟子 名施. 司敗揖而進之也. 相助匿非曰黨. 禮不取同姓 而魯與吳皆姬姓. 謂之吳孟子者, 諱之使若宋女子姓者然.

巫馬는 姓이며 期는 字이고 孔子의 제자이며, 이름은 施이다. 司敗가 읍하고 그를 나오게 한 것이다. 서로 도와 비리를 숨기는 것을 黨이라고 한다. 禮는 同姓에 장가들이 않는데 魯나라와 吳나라는 다 姬姓이다. 그(소공의 부인)를 吳孟子라고 한 것은 그것을 숨겨 宋나라 여자처럼 하여 子姓인 것처럼 한 것이다.


•巫馬期以告, 子曰 “丘也幸 苟有過 人必知之.”

巫馬期(무마기)가 알려주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丘(구)는 다행이다. 만약 허물이 있으면 남이 반드시 알게 한다.”


*孔子不可自謂諱君之惡 又不可以取同姓爲知禮 故受以爲過而不辭.

孔子께서 군주의 惡을 숨겼다고 스스로 말할 수 없고 同姓에게 장가든 것을 禮를 안다고 알 수도 없으므로 자신의 허물로 받아들이는 것을 사양하지 않으신 것이다.


*吳氏曰 魯蓋夫子父母之國 昭公魯之先君也. 司敗又未嘗顯言其事 而遽以知禮爲問, 其對之宜如此也. 及司敗以爲有黨 而夫子受以爲過, 蓋夫子之盛德 無所不可也. 然其受以爲過也 亦不正言其所以過 初若不知孟子之事者 可以爲萬世之法矣.

吳氏가 말했다. “魯나라는 夫子의 부모의 나라이고 昭公은 魯나라의 先君이다. 司敗가 또 그 일을 드러내어 말하지 않고 갑자기 禮를 알았는가를 물었으니, 그 대답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는 것이다. 司敗가 黨을 둔다고 함에 이르러서는 夫子께서 받아들여 허물로 삼으셨으니 夫子의 성대한 德이 불가한 바가 없다. 그러나 받아들여 허물로 함에 또한 바로 허물이 된 까닭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으니, 처음에 孟子의 일을 알지 못한 것처럼 하셨으니 만세의 법이 될 만하다.”


31. 子與人歌而善 必使反之 以後和之.

孔子께서 다른 사람과 노래를 하다가 잘하면 반드시 다시 하게하시고, 그 뒤 함께 하였다.


*反 復也. 必使復歌者 欲得其詳而取其善也. 而後和之者 喜得其詳而與其善也. 此見聖人氣象從容 誠意懇至 而其謙遜審密 不掩人善又如此. 蓋一事之微 而衆善之集 有不可勝旣者焉 讀者宜詳味之.

反은 반복이다. 반드시 다시 부르게 한 것은 그 상세함을 터득하여 좋은 것을 취하고자 하신 것이다. 뒤에 함께 하신 것은 그 상세함을 얻은 것을 기뻐하고 그 좋은 것을 함께 하신 것이다. 이것은 聖人의 기상이 종용하고 성의가 간절함이 지극해서 겸손하고 살피고 치밀하여 남의 좋은 것을 가리지 않음이 이와 같음을 보여준다. 하나의 일의 작은 것에 많은 좋은 것이 모인 것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니 독자는 자세하게 음미해야 한다.

-旣(기): 이미, 본디, 원래, 이윽고, 다하다, 다 됨, 끝나다.


32. 子曰 “文莫吾猶人也? 躬行君子 則吾未之有得.”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文이라면 내가 남과 같지 않겠는가? 몸소 군자의 도를 실천함은 아직 얻음이 있지 않다.”

-莫(막): ~ 않은가?

-躬行(궁행)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 말을 한 것이다. 지식은 누구나 좀 공부하면 갖출 수 있으나, 실행을 하는 것에는 차이가 매우 크다.


*莫 疑辭. 猶人 言不能過人 而尙可以及人. 未之有得 則全未有得 皆自謙之辭, 而足以見言行之難易緩急. 欲人之勉其實也.

莫은 의문사이다. 猶人은 남보다 낫지 못하지만, 오히려 남에게 미칠 수 있음을 말한다. 얻음이 있지 않다는 것은 전혀 얻음이 있지 않다는 것이니 다 스스로 겸손한 말씀이니, 언행의 難易와 緩急을 족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이 그 실질에 힘쓰게 하려는 것이다.


*謝氏曰 “文雖聖人無不與人同 故不遜, 能躬行君子 斯可以入聖 故不居, 猶言‘君子道者三我無能焉’.”

謝氏가 말했다. “文은 비록 聖人도 사람들과 같지 않음이 없기에 겸손하지 않으셨지만, 君子의 道 는 몸소 실행할 수 있어야 聖人에 들 수 있으므로 자처하지 않으신 것이니 ‘君子의 道가 셋인데 나는 능함이 없다.’고 하신 것과 같다.”

-君子道者三我無能焉(군자도삼아무능언): 「憲問篇」 第30章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