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述而篇 33, 34, 35, 36, 37

서원365 2016. 12. 23. 21:43

33. 子曰 “若聖與仁 則吾豈敢. 抑爲之不厭 誨人不倦 則可謂云爾已矣.” 公西華曰 “正唯弟子不能學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聖과 仁을 내가 어찌 감당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행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며 남을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음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公西華(공서화)가 말했다.

“바로 그것만도 제자들이 배울 수 없는 점입니다.”


*此亦夫子之謙辭也. 聖者 大而化之. 仁 則心德之全而人道之備也. 爲之 謂爲仁聖之道. 誨人 亦謂以此教人也. 然不厭不倦, 非己有之則不能, 所以弟子不能學也.

이 또한 夫子의 겸손한 말씀이다. 聖은 크게 化한 것이다. 仁은 心德이 온전하고 人道가 갖추어진 것이다. 爲之는 仁과 聖의 道를 행하는 것을 이른다. 남을 가르친다고 함은 또한 이것으로써 남을 가르치는 것이다. 싫어하지 않고 게으르지 않음은 자기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할 수 없으므로 제자들은 배울 수 없는 것이다.


*晁氏曰 “當時有稱夫子聖且仁者 以故夫子辭之. 苟辭之而已焉 則無以進天下之材 率天下之善, 將使聖與仁爲虛器 而人終莫能至矣. 故夫子雖不居仁聖 而必以爲之不厭誨人不倦自處也. ‘可謂云爾已矣’者, 無他之辭也. 公西華仰而歎之 其亦深知夫子之意矣.”

晁氏(說之)가 말했다. “당시 夫子를 聖人과 仁者으로 칭하는 자가 있었으므로 夫子께서 사양하신 것이다. 참으로 사양하기만 했다면 천하의 人才를 진취시키고 천하의 善을 솔선할 수 없어서, 聖과 仁이 헛된 것이 되게 하여 사람들이 마침내 이를 수 없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仁과 聖을 자처하지 않으셨지만 반드시 그것을 실천함에 싫어하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침을 게으르지 않는다고 자처하셨다.‘可謂云爾已矣’란 다른 말이 없다는 것이다. 公西華가 우러러 탄식하였으니, 그 또한 夫子의 뜻을 깊이 안 것이다.

-晁說之(조설지:1059~1129): 字는 以道,濟州 鉅野(거야) 사람이다.


34. 子疾病 子路請禱. 子曰 “有諸?” 子路對曰 “有之 誄曰 ‘禱爾于上下神祗’” 子曰 “丘之禱久矣.”

孔子께서 병들자 子路(자로)가 빌기를 청하였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이치가 있는가?”

자로가 대답하였다.

“있습니다. 誄(뢰)에 말하되, ‘너를 상하의 하늘 신과 땅 신에게 기도하였다.’고 하였습니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丘는 빈지가 오래되었다.”

-誄(뢰) : 조문을 읽다.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행실을 쓴 글

-上下神祗(상하신기): 하늘에 있는 것은 神(신), 땅에 있는 것을 祗(기)라고 한다.

-이치에 맞지도 않는데 빌어 봐도 효과가 없다. 신에 빌어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신에게 빌 만한 이치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즉, 좀 더 선하게 행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런 것이라면 이미 한 지가 오래되었다는 말이다. 성현들의 말씀이 대개 이러하다. 석가도 신에게 비는 것에 대해 “무거운 것을 호수에 던져놓고 떠오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만약 정말로 내세의 천상과 지옥이 있다고 믿는다면 선업을 쌓을 것이지, 신에게 빈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禱 謂禱於鬼神. 有諸 問有此理否. 誄者 哀死而述其行之辭也. 上下 謂天地 天曰神 地曰祇. 禱者 悔過遷善, 以祈神之佑也. 無其理則不必禱, 旣曰有之 則聖人未嘗有過 無善可遷 其素行固已合於神明. 故曰 “丘之禱久矣.” 又士喪禮, 疾病行禱五祀, 蓋臣子迫切之至情 有不能自已者 初不請於病者而後禱也. 故孔子之於子路, 不直拒之, 而但告以無所事禱之意.

禱(도)는 귀신에게 비는 것을 이른다. 有諸는 이러한 이치가 있는가 없는가를 물으신 것이다. 誄란 죽음을 애도하여 그의 행실을 기술한 말이다. 上下는 天地를 이르며 천을 神이라고 하고 地를 祇라고 한다. 禱란 잘못을 뉘우치고 善으로 옮겨서 신의 도움을 비는 것이다. 그런 이치가 없다면 빌 필요가 없으며. 이미 이런 이치가 있다고 한다면 聖人께서 일찍이 허물이 있지 않으며 옮겨갈 선이 없으니 그 평소 행실이 이미 神明에 부합한다. 그래서 말씀하시되 “丘 가 빈지 오래다.”라고 하신 것이다. 또 『禮記』의 「士喪禮」에 “疾病이 있으면 五祀의 신에게 기도한다.”고 하였으니, 대개 臣子의 절박한 지극한 정으로 스스로 그만 둘 수 없으니, 애당초 병자에게 청하여 기도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子路에게 바로 거절하지 않으시고, 다만 기도를 일삼을 뜻이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35. 子曰 “奢則不孫 儉則固 與其不孫也 寧固.”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치하면 불손하고, 검소하면 고루하니, 불손하기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낫다.”

-奢則不孫(사즉불손): 孫은 遜(손), 몸을 낮추다. 겸손하다.


*孫 順也. 固 陋也. 奢儉俱失中 而奢之害大.

孫은 공손함이다. 固는 고루함이다. 사치와 검소는 다 중용을 잃은 것이지만 사치의 害가 크다.


*晁氏曰 “不得已而救時之弊也.”

晁氏가 말했다. “부득이하여 당시의 폐단을 바로 잡으신 것이다.”


36. 子曰 “君子 坦蕩蕩 小人 長戚戚.”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평탄하여 여유가 있고, 소인은 늘 근심한다.”

-군자는 어려워도 그 어려운 가운데 삶을 즐기며, 형편이 좋아도 넘치지 않고 또한 삶이 즐겁다. 소인은 형편이 어려우면 어려워서 걱정하고, 풍족하면 그로 인해 또 걱정한다. 군자는 자기가 중심이 되어 도리를 따르지만, 소인은 물질에 얽매이기 때문이다.


*坦 平也. 蕩蕩 寬廣貌.

坦은 평평하다. 蕩蕩은 너그럽고 넓은 모습이다.

-坦(탄): 평평하다, 너그럽다.


*程子曰 “君子循理 故常舒泰, 小人役於物 故多憂戚.”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天理를 따르므로 늘 펴지도 태연하지만 小人은 사물에 부림을 당하므로 근심이 많다.”


*程子曰 “君子坦蕩蕩 心廣體胖.”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君子坦蕩蕩은 마음이 넓고 몸이 펴지는 것이다.”

-胖(반): 희생 반쪽, 편안하다, 안심, 너그러움, 소의 갈비 안쪽 채끝에 붙은 고기.


37. 子 溫而厲 威而不猛 恭而定

공자는 온화하면서도 엄숙하며, 위엄이 있지만 사납지 않고 공손하면서도 편안하였다.

-溫而厲(온이려): 厲(려)는 엄숙함.


*厲 嚴肅也. 人之德性本無不備 而氣質所賦 鮮有不偏. 惟聖人全體渾然 陰陽合德 故其中和之氣見於容貌之間者如此. 門人熟察而詳記之 亦可見其用心之密矣. 抑非知足以知聖人而善言德行者不能也, 故程子以爲曾子之言. 學者所宜反復而玩心也.

厲는 엄숙함이다. 사람의 덕성은 본래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지만 기질을 받은 것이 치우치지 않음이 드물다. 오직 聖人이 전체가 혼연하고 음양이 덕에 합하였으므로 中和의 氣가 용모 사이에 나타남이 이와 같은 것이다. 門人이 익히 관찰하고 자세하게 기록하여 또한 그 마음 씀의 세밀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혜가 聖人을 잘 알 만한 자가 아니면 덕행을 잘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程子께서 曾子의 말씀이라고 하셨으니, 배우는 이는 마땅히 반복하여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