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泰伯篇 5, 6, 7, 8, 9

서원365 2016. 12. 24. 11:47

5. 曾子曰 “以能 問於不能, 以多 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 吾友嘗從事於斯矣.”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능하면서도 능하지 않은 사람에게 묻고, 많으면서도 적은 사람에게 물으며, 있지만 없는 것 같이 하고, 꽉 차 있지만 비어있는 듯하고, 잘못을 범해도 따지지 않으니, 옛날 내 친구는 이러한 것에 종사했다.”


*校 計校也. 友 馬氏以爲顏淵是也. 顏子之心 惟知義理之無窮 不見物我之有間, 故能如此.

校는 計校이다. 友를 馬氏는 顔淵이라고 했는데, 맞다. 顔子의 마음은 의리가 무궁함만을 알고 남과 나의 사이를 보이지 않았으므로 이와 같이 할 수 있었다.


*謝氏曰 “不知有餘在己 不足在人, 不必得爲在己 失爲在人, 非幾於無我者不能也.”

謝氏가 말했다. “자기에게 남음이 있고, 남에게 부족함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잘함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고 못함이 남에게 있다고 기필하지 않았으니, 거의 無我에 가깝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6. 曾子曰 “可以託六尺之孤 可以寄百里之命 臨大節而不可奪也, 君子人與 君子人也.”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육척의 어린 군주를 보필할 만하고, 백리의 命을 맡길 만하며, 큰 절개에 임해서 빼앗을 수 없다면, 군자다운 사람이 아닌가? 군자다운 사람이다.”

-大節(대절): 생사가 걸린 정도의 상황에서의 절개

-百里之命(백리지명): 百里(백리)는 제후의 땅을 가리킨다.


*其才可以輔幼君攝國政, 其節至於死生之際而不可奪 可謂君子矣. 與 疑辭. 也 決辭. 設爲問答 所以深著其必然也.

그 재질이 어린 군주를 보필하고 국정을 섭정할 만하고, 그 절개가 생사가 걸린 때에 이르러도 빼앗을 수 없다면 군자라고 이를 수 있다. 與는 의문사이다. 也는 결정사이다. 문답을 설정한 것은 반드시 그러하여야 함을 깊이 나타낸 것이다.


*程子曰 “節操如是 可謂君子矣.”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절개와 지조가 이와 같다면 군자라고 할 수 있다.”


7. 曾子曰 “士不可而不弘毅. 任重而道遠.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는 마음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된다. 임무가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


*弘 寬廣也. 毅 强忍也. 非弘不能勝其重, 非毅無以致其遠.

 弘 너그럽고 넓음이다. 毅는 강인함이다. 넓지 않으면 그 무거움을 이겨낼 수 없고, 굳세지 않으면 멀리까지 이를 수 없다.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仁을 자기 임무로 삼으니 또한 무겁지 않은가, 죽어서야 마치니 또한 멀지 않은가?”


*仁者 人心之全德 而必欲以身體而力行之 可謂重矣. 一息尙存 此志不容少懈 可謂遠矣.

仁이란 人心의 온전한 德이니 반드시 몸으로써 힘써 행하고자 해야 하니 무겁다고 이를 만하다. 한 숨(호흡)이라도 남아 있으면 이 뜻에 조금도 나태함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 멀다고 이를 만하다.


*程子曰 “弘而不毅 則無規矩而難立, 毅而不弘 則隘陋而無以居之.” 又曰 “弘大剛毅 然後能勝重任而遠到.”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넓어도 굳세지 않으면 법도가 없어 서기 어려우며, 굳세어도 넓지 않으면 비루하여 그것(仁)에 머물 수 없다.” 또 말씀하셨다. “넓고 굳센 뒤에야 무거운 임무를 이겨내어 멀리 이를 수 있다.”


8.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詩에서 일어나며,


*興 起也. 詩本性情 有邪有正 其爲言旣易知 而吟詠之間 抑揚反覆 其感人又易入. 故學者之初 所以興起其好善惡惡之心 而不能自已者 必於此而得之.

興은 일어남이다. 詩는 性情에 바탕을 두어 삿된 것도 있고 바른 것도 있어서, 그 말한 것이 알기 쉽고 읊는 동안에 누르고 올리며 반복하여 그 사람을 감동시킴이 들어가기 쉽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처음에 善을 좋아하고 惡을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스스로 그만 둘 수 없게 하는 것을 여기에서 얻게 된다.


•立於禮

예에 서며,

-立於禮(입어예): 예로써 중심을 잡고 서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


*禮以恭敬辭遜爲本 而有節文度數之詳 可以固人肌膚之會 筋骸之束. 故學者之中 所以能卓然自立 而不爲事物之所搖奪者 必於此而得之.

禮는 공경과 사양을 근본으로 하고 節文과 度數의 상세함이 있어서 사람의 살의 모임과 근육과 뼈의 묶음 단단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배우는 중에 우뚝 자립하여 사물이 흔들리지 않고 빼앗김을 당하지 않는 것은 반드시 여기에서 얻게 된다.

-肌(기):근육, 살, 몸. -卓(탁): 높다, 뛰어나다, 탁자.


•成於樂.

樂(악)에서 이룬다.”

-成於樂(성어락): 樂(악)으로써 그 감성을 순화하여 바른 품성을 완성한다.


*樂有五聲十二律 更唱迭和 以爲歌舞八音之節. 可以養人之性情 而蕩滌其邪穢 消融其查滓. 故學者之終 所以至於義精仁熟 而自和順於道德者 必於此而得之 是學之成也.

樂에는 5聲과 12律이 있는데, 번갈아 부르고 번갈아 화답하며, 가무와 8音의 절도를 삼는다. 사람의 性情을 기를 수 있고 삿되고 더러운 것을 씻어내서 찌꺼기를 말끔하게 녹여낸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이 마지막에 義가 정밀해지고 仁이 완숙해져서 저절로 도덕에 和順함에 이르는 것은 반드시 여기에서 얻어지니, 이것은 학문의 완성이다.

-迭(질): 갈마들다. -滌(척): 씻다. -滓(재): 찌꺼기


*按內則, 十年學幼儀, 十三學樂誦詩, 二十而後學禮. 則此三者 非小學傳授之次 乃大學終身所得之難易‧先後淺深也.

(朱子가) 「內則」을 살펴보건대 “10세에 어린이의 거동을 배우고, 13세에 樂을 배우고 詩를 외우며, 20세가 된 뒤에야 禮를 배운다.”고 하였으니, 이 세 가지는 小學에서 전수하는 차례가 아니고 大學에서 終身토록 얻는 것의 어렵고 쉬운 것과 얕고 깊음이다.


*程子曰 “天下之英才不爲少矣 特以道學不明 故不得有所成就. 夫古人之詩 如今之歌曲 雖閭里童稚 皆習聞之而知其說 故能興起. 今雖老師宿儒 尙不能曉其義 況學者乎? 是不得興於詩也. 古人自灑掃應對 以至冠昏喪祭 莫不有禮. 今皆廢壞, 是以人倫不明 治家無法, 是不得立於禮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의 영재가 적지 않지만 다만 道學이 밝지 못하기 때문에 성취함이 있지 못한 것이다. 옛 사람들의 詩는 오늘날 歌曲과 같아서 마을의 어린아이라도 다 익히 들어서 그 내용을 알고 있었으므로 선한 마음이 일어날 수 있었다. 지금 老師와 宿儒들도 오히려 그 뜻을 깨닫지 못하니 하물며 배우는 사람들이겠는가? 이는 시에서 興起하지 못하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스스로 물뿌리고 응대하는 것부터 관혼상제에 이르기까지 禮에 있지 않음이 없었다. 지금은 다 무너졌으니 이 때문에 인륜이 밝지 않고 가정들 다스림에 법도가 없으니 이것은 禮에 서지 못하는 것이다.”


*古人之樂 聲音所以養其耳 采色所以養其目, 歌詠所以養其性情, 舞蹈所以養其血脈. 今皆無之 是不得成於樂也. 是以古之成材也易, 今之成材也難.

(程子의 말이 이어짐)“옛 사람들의 음악은 소리는 그 귀를 기르고, 채색은 눈을 기르며, 노래와 읊는 것은 性情을 기르고, 舞蹈는 혈맥을 기르는 것이었다. 지금은 다 없으니 이것은 樂에서 이루어지지 않음이다. 이로써 옛날에는 인재를 이루기가 쉬웠고, 지금은 인재를 이루기가 어렵다.”


9. 子曰 “民 可使由之 不可使知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따르게 할 수는 있지만, 알게 할 수는 없다.”

-孔子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당시 사회에서 느낀 사회적 한계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보통 교육을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요즘은 반대가 되어 알게 할 수는 있지만 따르게 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다.


*民可使之由於是理之當然, 而不能使之知其所以然也.

백성들로 하여금 도리의 당연한 것을 따르게 할 수는 있지만, 왜 그런지를 알게 할 수는 없다.


*程子曰 “聖人設教 非不欲人家喻而戶曉也, 然不能使之知 但能使之由之爾. 若曰聖人不使民知, 則是後世朝四暮三之術也, 豈聖人之心乎?”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聖人께서 가르침을 베푸셔서 집집마다 깨우치려 하지 않으신 것은 아니나, 알게 할 수는 없고 다만 따르게 할 뿐이다. 만약 聖人이 백성들로 하여금 알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것은 후세의 朝四暮三의 술책이니 어찌 성인의 마음이겠는가?”

-朝四暮三(조사모삼): 朝三暮四로 알려져 있는 고사성어이다. 宋나라에 狙公(저공)이라는 사람이 원숭이 여러 마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먹이가 떨어져가자, 저공이 아침에는 3개, 저녁에는 4개를 준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저공이 아침에는 4개, 저녁에는 3개를 준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좋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