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泰伯篇 16, 17, 18, 19, 20, 21

서원365 2016. 12. 24. 13:06

16. 子曰 “狂而不直 侗而不愿 悾悾而不信 吾不知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판단력이 없으면서 곧지 않고, 무지하면서 삼가지 못하고, 능력이 없으면서 신실하지 못하다면 나는 모르겠다.”

-狂(광): 사리분별을 하지 못함. -侗(동): 무지함, 바보, 어리석음.

-悾悾(공공): 무능함. -愿(원): 삼가다.

-吾不知矣(오부지의):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렇게 말하여 그 좋지 못함이 심각함을 말하여 깨우치려는 것이다. 孔子가 이렇게 말한 것이 더러 있다.


*侗 無知貌. 愿, 謹厚也. 悾悾 無能貌. 吾不知之者 甚絕之之 亦不屑之教誨也.

侗은 무지한 모습이다. 愿(원)은 삼가고 두터움이다. 悾悾은 무능한 모습이다. 나는 모르겠다는 것은 심히 끊는 말이며, 또한 달갑게 여기지 않게 가르치는 것이다.

-屑(설): 달갑게 여기다. 깨끗하다.


*蘇氏曰 “天之生物 氣質不齊. 其中材以下 有是德則有是病, 有是病必有是德. 故馬之蹄齧者必善走, 其不善者必馴. 有是病而無是德, 則天下之棄才也.”

蘇氏(軾)가 말했다. “하늘이 사물을 냄에 기질이 같지 않다. 그 중간 재질 이하는 이 덕이 있으면 이 병통이 있고, 이 병통이 있으면 반드시 이 덕이 있다. 그러므로 말이 뒷발질하고 깨무는 것은 반드시 잘 달리고, 잘하지 못하면 반드시 길들인다. 이 병통만 있고 이 덕이 없다면 천하가 버리는 재질이다.”

-蹄(제): 굽, 발굽, 차다, 발로 차다. -齧(설): 물어뜯다. 물다, 깨물다, 흠, 결함.

-馴(순): 가르치다, 길들이다.

-말이 발길질하고 깨무는 것은 단점이고, 잘 달리는 것은 장점이라는 말이다. 이는 비유일 뿐이지, 말의 입장에서 보면 뒷발질하고 깨무는 것, 잘 다리는 것 모두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살아가기 위한 능력일 뿐이다.


17. 子曰 “學如不及 猶恐失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배움은 미치지 못한 듯이 하면서, 오히려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言人之爲學 旣如有所不及矣 而其心猶竦然 惟恐其或失之 警學者當如是也.

사람이 학문을 함에 이미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는 듯이 하되, 그 마음에 두려운 것 같이 하며 오직 잃을까 염려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니, 배우는 사람이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함을 깨우쳐 주신 것이다.

-竦(송): 삼가다, 놀라다, 두려워하다.


*程子曰 “學如不及 猶恐失之 不得放過, 纔說姑待明日, 便不可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배움에 미치지 못한 듯이 하면서 오히려 잃을까 염려하여 내버려두고 지나칠 수 없으니, 잠시라도 우선 내일을 기다린다고 말하면 안 될 것이다.”


18. 子曰 “巍巍乎 舜禹之有天下也而不與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높고 크시도다. 순임금과 우임금이 천하를 소유하고도 관여하지 않으시도다.”


*巍巍 高大之貌. 不與 猶言不相關, 言其不以位爲樂也.

巍巍(외외)는 높고 큰 모습이다. 不與(불예)는 상관하지 않음과 같은 말이니, 그 지위를 즐거워하지 않았음을 말한다.


19. 子曰 “大哉 堯之爲君也 巍巍乎. 唯天爲大 唯堯則之. 蕩蕩乎民無能名焉.

공자가 말했다

“크도다. 요임금이 임금 하심이여. 높고 크도다. 오직 하늘만이 크시거늘, 오직 요임금만이 그와 같으셨다. 넓고 멀어서 백성들이 뭐라 표현하지 못하도다.

-唯堯則之(유요칙지): 則(칙)은 평평하다, 준하다.


*唯 猶獨也. 則 猶準也. 蕩蕩 廣遠之稱也. 言物之高大 莫有過於天者, 而獨堯之德能與之準. 故其德之廣遠, 亦如天之不可以言語形容也.

唯는 獨과 같다. 則(칙)은 準과 같다. 蕩蕩은 넓고 먼 것을 말한다. 사물이 높고 큼은 하늘에 지나는 것이 있지 않은데 오직 堯의 德만이 그에 준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 德의 넓고 큼은 하늘을 말로써 형용할 수 없는 것과 또한 같다.


•巍巍乎其有成功也 煥乎其有文章.”

높고 크도다 그 성공함이여, 빛나도다 그 문장이여.”


*成功 事業也. 煥 光明之貌. 文章 禮樂法度也. 堯之德不可名 其可見者此爾.

成功은 사업이다. 煥(환)은 빛나고 밝은 모습이다. 文章은 禮樂과 법도이다. 堯임금의 德은 형용할 수 없으니 그 볼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尹氏曰 “天道之大 無爲而成. 唯堯則之以治天下, 故民無得而名焉. 所可名者 其功業文章巍然煥然而已.”

尹氏가 말했다. “天道의 큼은 함이 없이 이루어졌다. 오직 堯임금이 그것을 본받아 천하를 다스렸으므로, 백성들이 형용할 수 없었다. 형용할 수 있는 것은 그 功業과 文章이 높고 환하다는 것뿐이다.”


20. 舜 有臣五人而天下治.

舜임금은 다섯 신하를 두어 천하를 다스렸다.


*五人 禹․稷․契․皋陶․伯益.

다섯 사람은 禹(우), 稷(직), 契(설), 皐陶(고요), 伯益(백익)이다.


•武王曰 “予有亂臣十人.”

무왕이 말했다.

“나에게는 亂臣(난신) 십명이 있다.”

-亂臣(난신): 亂은 乿(치, 다스림)의 誤字(오자)라고 한다.


*書泰誓之辭.

『書經』「泰誓」의 말이다.


*馬氏曰 亂, 治也. 十人, 謂周公旦․召公奭․太公望․畢公․榮公․太顚․閎夭․散宜生․南宮适, 其一人謂文母.

劉侍讀以爲子無臣母之義, 蓋邑姜也. 九人治外, 邑姜治內.

馬氏가 말했다. “亂은 다스림이다. 열 사람은 周公旦(주공단), 召公奭(공소석), 太公望(태공망), 畢公(필공), 榮公(영공), 太顚(태전), 閎夭(굉요), 散宜生(산의생), 南宮适(남궁괄)이고, 그 한 사람은 文母(文王의 妃)이다.” 劉侍讀(유시독)이 “자식이 어머니를 신하로 삼는 의리가 없으니 아마도 邑姜(武王의 妃)일 것이다. 아홉 사람은 바깥을 다스리고 邑姜은 안을 다스렸다.”


*或曰 亂本作乿, 古治字也.

 어떤 사람은 말하였다. “亂은 본래 乿(치)인데 옛 治字이다.”


•孔子曰 “才難 不其然乎. 唐虞之際 於斯爲盛 有婦人焉 九人而已.”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인재를 얻기는 어려우니 그렇지 않은가? 요순 때는 지금보다 盛(성)하였음에도 부인이 있으니, 아홉 사람일 뿐이다.”

-唐虞之際(당우지제): 唐은 요임금 때, 虞는 순임금 때, 그러나 그 당시가 더 번성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는 인구도 훨씬 적고, 영토도 좁았다.


*稱孔子者 上係武王君臣之際, 記者謹之. 才難 蓋古語, 而孔子然之也. 才者, 德之用也. 唐虞 堯舜有天下之號. 際 交會之間. 言周室人才之多 惟唐虞之際 乃盛於此, 降自夏商 皆不能及, 然猶但有此數人爾, 是才之難得也.

(子라고 하지 않고) 孔子라고 한 것은 위로 武王과 연관되어 君臣 관계여서 기록자가 삼간 것이다. 인재를 얻기 어렵다는 것은 옛말일 것인데 孔子께서 그렇다고 하신 것이다. 才란 德의 쓰임이다. 唐虞는 堯舜이 天下를 소유한 이름이다. 際는 서로 만나는 사이이다. 周 왕실이 인재가 많아 오직 唐虞 때만 이보다 성하였고, 내려와 夏와 商부터는 모두 미치지 못하였으나, 다만 이 몇 사람이 있을 뿐이니 이는 인재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三分天下 有其二 以服事殷 周之德 其可謂至德也已矣”

“천하를 삼분하여 그 중 둘을 소유하고도 殷에 복종하여 섬겼으니, 周의 덕은 지극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春秋傳曰 “文王率商之畔國以事紂”, 蓋天下歸文王者六州, 荊․梁․雍․豫․徐․揚也. 惟青․兗․冀 尙屬紂耳.

『春秋左傳』에 “文王은 商나라를 배반한 제후국을 거느리고 紂왕을 섬겼다.”고 하였으니, 천하에 文王에게 돌아간 것이 6주로서 荊州와 梁州, 雍州, 豫州, 徐州, 揚州였다. 오직 青州와 兗州(연주), 冀州만이 아직도 紂에 속해 있을 뿐이었다.


*范氏曰 “文王之德 足以代商. 天與之 人歸之 乃不取而服事焉 所以爲至德也. 孔子因武王之言而及文王之德, 且與泰伯 皆以至德稱之, 其指微矣.”

范氏가 말했다. “文王의 덕은 商을 대신할 만하였였다. 하늘이 주고 사람이 귀의하였는데도 취하지 않고 복종하여 섬겼으니, 지극한 덕이 되는 것이다. 孔子께서 武王의 말에 의지하여 文王의 덕을 언급하셨고, 또 泰伯과 함께 다 지극한 덕을 칭하셨으니, 그 가리킴이 은미하다.”


*或曰 “宜斷三分以下 別以孔子曰起之 而自爲一章.”

혹은 말하였다. “마땅히 三分 이하를 끊어 따로 孔子曰로써 일으켜 한 章으로 삼아야 한다.”

-위의 글에서 ‘三分天下’ 앞에 ‘孔子曰’을 넣어 따로 독립된 章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21. 子曰 “禹 吾無間然矣. 菲飮食而致孝乎鬼神 惡衣服而致美乎黻冕 卑宮室而盡力乎溝洫. 禹 吾無間然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우임금은 내가 흠 잡을 데가 없다. 보잘 것 없는 음식을 먹어도 제사지낼 때는 효를 다하시고, 검소한 의복을 입으면서도 祭服(제복)에는 아름다움을 다하시고, 궁실은 낮게 하면서도 치수사업에는 힘을 다했으니, 우임금은 내가 흠 잡을 데가 없다.”

-黻冕(불면): 둘 다 제사 때 입는 옷. 黻(불)은 ‘수놓다’고 할 때의 수.

-溝洫(구혁): 봇도랑 -菲(비): 보잘 것 없음


*間 罅隙也 謂指其罅隙而非議之也. 菲 薄也. 致孝鬼神, 謂享祀豐潔. 衣服 常服. 黻 蔽膝也, 以韋爲之. 冕 冠也 皆祭服也. 溝洫 田間水道 以正疆界備旱潦者也. 或豐或儉 各適其宜 所以無罅隙之可議也, 故再言以深美之.

間은 틈이니 그 틈을 가리켜 비난하는 것이다.(無間이라 하였으니 비난한 것이 없다는 뜻) 菲(비)는 박함이다. 衣服은 평상복이다. 黻(불)은 무릎을 가리는 것이니, 가죽으로써 만든다. 冕(면)은 관이니, 다 제사 옷이다. 溝洫은 밭 사이의 水路이니, 경계를 바르게 하고, 가뭄에 대비하는 것이다. 혹은 풍성하게 하고 혹은 검소하게 함이 각각 그 마땅함에 맞았으니 틈이 없다고 말할 만하다. 그러므로 다시 말씀을 하셔서 깊이 찬미하신 것이다.

-罅(하): 갈라지다, 틈, 구멍. -潦(료): 큰비, 적시다.


*楊氏曰 “薄於自奉 而所勤者民之事 所致飾者宗廟朝廷之禮 所謂有天下而不與也. 夫何間然之有.”

楊氏가 말했다. “자기를 받드는 데는 박하게 하고, 부지런한 것은 백성의 일이었으며, 꾸밈을 지극히 하 것은 종묘와 조정의 禮였으니, 이른바 천하를 소유하고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찌 흠잡을 데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