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泰伯篇 10, 11, 12, 13, 14, 15

서원365 2016. 12. 24. 12:32

10. 子曰 “好勇疾貧 亂也. 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함을 좋아하면서 가난을 싫어하면 난을 일으킨다. 사람이 어질지 못한 것을 싫어함이 심하면 난을 일으킨다.”

-가난을 싫어하면서 용맹하면 그 용맹함으로 난을 일으켜서라도 가난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또 어질지 못한 사람을 싫어함이 심하여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하면, 용납되지 못한 사람이 난을 일으켜서라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好勇而不安分 則必作亂, 惡不仁之人而使之無所容, 則必致亂. 二者之心 善惡雖殊 然其生亂則一也.

용맹을 좋아하고 분수를 편안히 여기지 않으면 반드시 亂을 일으키고, 어질지 않은 사람은 미워하고 용납하는 바가 없게 하면 반드시 난을 일으킨다. 두 가지 마음이 선악이 비록 다르지만 난을 일으키는 것은 같다.


11. 子曰 “如有周公之才之美 使驕且吝 其餘 不足觀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周公의 재주와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고 해도, 가령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없다.”

-使驕且吝(사교차린) : 使(사)는 어조사로 ‘가령’이라는 뜻.


*才美 謂智能技藝之美. 驕 矜夸. 吝 鄙嗇也.

才美는 지혜의 능력과 기예가 아름다움을 말한다. 驕는 자랑함이다. 吝은 비루하고 인색함이다.


*程子曰 “此甚言驕吝之不可也. 蓋有周公之德 則自無驕吝, 若但有周公之才而驕吝焉 亦不足觀矣.”

又曰:“驕 氣盈. 吝 氣歉.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교만하고 인색한 것이 불가함을 강조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대개 周公의 德이 있으면 저절로 교만함과 인색함이 없지만, 만약 周公의 才藝가 있다고 하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또한 볼 것이 없다.” 또 말씀하셨다. “驕는 氣가 찬 것이고, 吝은 氣가 부족한 것이다.

-歉(겸): 적다, 부족하다, 흉년들다, 뜻에 차지 않다.


*愚謂驕吝雖有盈歉之殊 然其勢常相因. 蓋驕者吝之枝葉, 吝者驕之本根. 故嘗驗之天下之人 未有驕而不吝, 吝而不驕者也.

내가 생각하건대, 교만과 인색은 비록 차고 부족함의 다름이 있지만, 그 형세가 서로 의지한다. 대개 교만함이란 인색함의 지엽적인 것이요, 인색함은 교만함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일찍이 세상 사람들을 겪어보니, 교만하면서 인색하지 않고, 인색하면서 교만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교만하고 인색하다는 것은 근본적인 것에 마음을 두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것이나 남과 비교되는 것으로 생활의 기준을 삼는 것이다. 둘 다 근본적인 것에 마음을 두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12. 子曰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삼년을 배우고서도 녹봉에 뜻을 두지 않는 사람을 쉽게 얻지 못한다.”

-不至於穀(부지어곡): 穀(곡)은 녹봉으로 받는 곡식, 결국 녹봉이며, 벼슬을 말한다. 至는 志로 씀이 옳다고 한다. 그러나 그대로 두어도 상관은 없을 듯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우는 목적이 벼슬에 있으며, 설령 그것이 근본 목적이 아니라도, 벼슬에 관심을 안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穀 祿也. 至 疑當作志. 爲學之久 而不求祿 如此之人 不易得也.

穀은 녹봉이다. 至는 마땅히 志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학문을 함이 오래되어도 녹봉을 구하지 않는 이런 사람은 쉽게 얻지 못한다.


*楊氏曰 “雖子張之賢 猶以干祿爲問, 況其下者乎? 然則三年學而不至於穀, 宜不易得也.”

楊氏가 말했다. “비록 子張과 같이 어질어도 녹봉을 구하는 것을 물었는데, 하물며 그 아래 사람이랴? 그러니 3년 배워 녹봉에 뜻을 두지 않는 사람을 쉽게 얻을 수 없다.”

-雖子張之賢 猶以干祿爲問(수자장지현 유이간록위문): 「爲政篇」 第18章에 나온다.

-干(간): 여기서는 구하다.


13. 子曰 “篤信好學 守死善道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독실하게 믿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죽음으로써 지켜 도를 잘해야 한다.


*篤 厚而力也. 不篤信 則不能好學. 然篤信而不好學 則所信或非其正. 不守死 則不能以善其道, 然守死而不足以善其道 則亦徒死而已. 蓋守死者篤信之效, 善道者好學之功.

篤 은 두텁고 힘쓰는 것이다. 독실하게 믿지 않으면 배움을 좋아할 수 없다. 그러나 독실히 믿으면서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믿는 것이 그 바른 것이 아닐 수 있다. 죽음으로써 지키지 않으면 그 道를 잘하지 못하나, 죽음으로써 지키고 그 道를 잘하지 못하면 또한 헛된 죽음일 뿐이다. 대개 죽음으로써 지킴은 독실하게 믿는 것의 효능이요, 道를 잘하는 것은 배움을 좋아하는 功이다.


•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위험한 나라에 들어가지 않으며, 어지러운 나라에 살지 않으며, 천하가 도가 있으면 나오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

-邦(방)은 제후국, 천하는 나라 전체를 말함.

-찬성하기 어려운 말이다. 군자라면 그 능력과 상황에 맞게 백성들을 위하면 된다.


*君子見危授命 則仕危邦者無可去之義 在外則不入可也. 亂邦未危 而刑政紀綱紊矣. 故潔其身而去之. 天下 擧一世而言, 無道 則隱其身而不見也. 此惟篤信好學守死善道者能之.

君子는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니, 위태로운 나라에 벼슬하는 자는 떠날 수 있는 義가 없으나, 밖에 있다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어지러운 나라란 위태롭지는 않지만 刑政과 기강이 문란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깨끗이 하여 떠난다. 天下란 온 세상을 들어서 만한 것이며, 道가 없으면 자기 몸을 숨겨 나타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다만 독실하게 믿고 배움을 좋아하며, 죽음으로써 지키고 道를 잘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나라에 道가 있는데도 가난하고 천한 것은 부끄럽다. 나라에 道가 없는데도 부하고 귀한 것은 부끄럽다.”

-나라가 질서가 잡혀 있고, 도리가 행해지는데도 가난하고 천한 것은 무능하거나 게으른 탓이다.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높은 자리에 있음은 권력에 아부하는 것이며, 부한 것은 잘못된 방법으로 취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世治而無可行之道 世亂而無能守之節 碌碌庸人 不足以爲士矣 可恥之甚也.

세상이 다스려지는데도 행할 만한 道가 없고, 세상이 어지러운데도 지킬 수 있는 절개가 없다면 녹록한 사람이어서 선비라고 하기가 부족하니 매우 부끄럽다 할 수 있다.

-碌碌(녹록): 녹록하다, 평범한 모양.


*晁氏曰 “有學有守 而去就之義潔 出處之分明 然後爲君子之全德也.”

晁氏가 말했다. “배움이 있고 지킴이 있으며 떠나고 취함의 의리가 깨끗하고, 나가고 머무름이 분명한 뒤에야 군자의 온전한 덕이 된다.”


14.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 벼슬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를 꾀하지 않는다.”

-책임지는 위치도 아니고, 또 월권이 될 수도 있다.

*程子曰 “不在其位 則不任其事也. 若君大夫問而告者則有矣.”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그 자리에 있이 않으면 그 일을 맞지 않은 것이다. 만약 군주나 大夫가 물으면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15. 子曰 “師摯之始 關雎之亂 洋洋乎盈耳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악사인 摯(지)가 벼슬을 시작할 때 연주했던 關雎(관저)의 마지막 장의 洋洋함이 귀에 가득하구나.”

-摯(지): 사람 이름.

-關雎之亂(관저지란): 亂(란)은 마지막 장.

-洋洋: 충만하고 아름다움.


*師摯 魯樂師 名摯也. 亂 樂之卒章也. 史記曰 “關雎之亂以爲風始.” 洋洋, 美盛意. 孔子自衛反魯而正樂 適師摯在官之初, 故樂之美盛如此.

師摯(사지)는 魯나라 樂師이며 이름은 摯이다. 亂은 음악의 마지막 章이다. 『史記』에 말했다. “關雎의 마지막 章은 「國風」의 시작이 된다.” 洋洋은 아름답고 성대하다는 뜻이다. 孔子께서 衛나라에서 魯나라로 돌아오셔서 樂을 바로잡으셨는데, 마침 樂師인 摯가 벼슬하는 초기였는데, 그러므로 음악의 아름답고 성대함이 이와 같았다.

-適(적): 여기서는 ‘마침’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