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罕篇 1, 2, 3, 4, 5

서원365 2016. 12. 24. 15:54

◎ 子罕 第九

*凡三十章.

모두 30章이다.


1. 子 罕言利與命與仁

孔子께서는 이익과 운명과 仁에 대해 드물게 말씀하셨다.


*罕 少也.

罕(한)은 적음이다.


*程子曰 “計利則害義 命之理微 仁之道大 皆夫子所罕言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利를 따지면 義를 해치고, 命의 이치는 은미하며, 仁의 道는 크니, 모두 夫子께서 드물게 말씀하셨다.”

-좀 뜻밖의 말이다. 공자의 사상 핵심에 仁이 있으므로 수시로 仁을 말했을 것 같지만, 드물게 말했다는 것은 仁의 실천이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자주 말하여 강요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에 따라 교육하는 것이 孔子의 방식임을 생각할 때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2. 達巷黨人 曰 “大哉 孔子. 博學而無所成名.”

達巷黨(달항당) 사람이 말했다.

“크도다. 공자여. 널리 배웠지만 이름을 이룬 것은 없구나.”

-博學而無所成名(박학이무소성명): 널리 배웠지만, 어느 한 가지에서 이름을 떨치지는 못함


*達巷 黨名. 其人姓名不傳. 博學無所成名 蓋美其學之博而惜其不成一藝之名也.

達巷(달항)은 黨(당:지역단위)의 이름이다. 그 사람의 성명은 전하지 않는다. 널리 배웠지만 이름을 이룬 것이 없다는 것은 그 배움의 넓음을 찬미하지만 한 가지 기술로 이름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애석하게 여긴 것이다.


•子聞之 謂門弟子曰 “吾何執? 執御乎 執射乎? 吾執御矣.”

공자가 듣고 문하의 제자들에게 말했다.

“내가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 말몰이를 전공할까, 활쏘기를 전공할까? 말몰이를 전공해야겠다.”


*執 專執也. 射御皆一藝 而御爲人僕 所執尤卑. 言欲使我何所執以成名乎. 然則吾將執御矣. 聞人譽己 承之以謙也.

執은 전적으로 잡음이다. 활쏘기와 말몰이는 다 한 가지 기술인데, 말몰이는 남의 하인이 되어 잡는 일이 더욱 비천하다. 무엇을 잡아서 이름을 이루겠는가, 그렇다면 내가 장차 말 모는 일을 잡겠다고 하셨다. 사람들이 자기를 칭찬하는 것을 듣고 겸손으로써 받으신 것이다.


*尹氏曰 “聖人道全而德備 不可以偏長目之也. 達巷黨人見孔子之大 意其所學者博, 而惜其不以一善得名於世, 蓋慕聖人而不知者也. 故孔子曰 ‘欲使我何所執而得爲名乎. 然則吾將執御矣.’”

尹氏가 말랬다. “聖人의 道은 온전하고 德이 완비되어, 한쪽의 장점으로 지목할 수 없다. 達巷黨 사람이 孔子의 위대함을 보고 그 배움이 넓다고 생각하고 한 가지 좋은 것으로써 세상에서 이름을 얻지 못했음을 애석하게 여겼으니, 聖人을 흠모하였으나 알지는 못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말씀하시되,

무엇을 잡아서 이름을 이루겠는가, 그렇다면 내가 장차 말 모는 일을 잡겠다.”고 하셨다.


3. 子曰 “麻冕 禮也, 今也純(준) 儉. 吾從衆.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베로 짠 면류관을 쓰는 것이 禮이지만, 지금은 생사를 쓰니 검소하다. 나는 사람들을 따르겠다.

-吾從衆(오종중): 麻(마)가 純(준)보다 훨씬 공이 더 많이 든다고 한다. 즉 純(준)이 검소하니, 검소한 세상 풍속이 더 나으므로 이를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麻冕 緇布冠也. 純 絲也. 儉 謂省約. 緇布冠 以三十升布爲之, 升八十縷 則其經二千四百縷矣. 細密難成, 不如用絲之省約.

麻冕은 검은 베로 만든 관이다. 純은 생사이다. 儉은 省略(생략)함을 이른다. 검은 베로 만든 관은 30새로 만드는데, 새는 80올이니 날실이 2400올이다. 세밀해서 만들기 어려워, 생사를 써 생략함만 못하다.

-緇(치): 검은 비단, 검은 옷, 승복.

-升(승): 새, 피륙을 세는 단위인데, 40올이 1새이다. 중국은 80올이 1새이다.

-縷(루): 실, 올


•拜下 禮也 今拜乎上 泰也 雖違衆 吾從下.”

堂(당)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禮이다. 지금은 당 위에서 절하니 교만하다. 비록 사람들을 거슬리는 것이지만 나는 당 아래를 따르겠다.”

-앞의 것은 검소함을 추구하니 따르지만, 뒤의 것은 예의 근본정신을 위배했으니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臣與君行禮 當拜於堂下. 君辭之 乃升成拜. 泰 驕慢也.

신하가 군주와 禮를 행할 때 마땅히 堂 아래에서 절하여야 한다. 군주가 사양하면 이에 올라가서 절을 끝낸다. 泰는 驕慢함이다.


*程子曰 “君子處世 事之無害於義者 從俗可也, 害於義 則不可從也.”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처세함에 일이 의리에 해롭지 않으면 時俗을 따라도 되지만, 의리에 해로우면 따라서는 안 된다.”


4.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공자에게는 네 가지가 없었다. 사사로운 뜻이 없었고, 기필함이 없었고, 집착함이 없었고, 나를 내세움이 없었다.


*絕 無之盡者. 毋 史記作‘無’是也. 意 私意也. 必 期必也. 固 執滯也. 我 私己也. 四者相爲終始. 起於意 遂於必 留於固 而成於我也. 蓋意必常在事前 固我常在事後, 至於我又生意 則物欲牽引 循環不窮矣.

絕은 완전히 없음이다. 毋는 『史記』에 無로 되어 있는데, 옳다. 意는 개인적인 뜻이다. 必은 기필함이다. 固는 집착함이다. 我는 사사로움이다. 네 가지는 서로 마침과 시작이 된다. 뜻에서 일어나 기필함에서 이루고, 집착함에 머무르고 사사로움에서 이루어진다. 意와 必은 늘 일 전에 있고, 固와 我는 늘 일 뒤에 있으니, 사사로움에 이르러 다시 사사로운 뜻이 일어나면 물욕에 이끌려 끊임없이 순환하게 된다.


*程子曰 “此毋字 非禁止之辭. 聖人絕此四者 何用禁止?”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 毋字는 금지하는 말이 아니다. 聖人은 이 네 가지를 없앰에 어찌 금지할 필요가 있겠는가?”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는 뜻. 즉 하지 않으려 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張子曰 “四者有一焉 則與天地不相似.”

張子께서 말씀하셨다. “이 네 가지 중에 하나라도 있으면 천지와 같지 못하다.”


*楊氏曰 “非知足以知聖人 詳視而默識之 不足以記此.”

楊氏가 말했다. “지혜가 충분히 성인을 알아보아 상세하게 살펴보아 묵묵히 아는 자가 아니면, 이렇게 적을 수가 없다.”


5. 子畏於匡

공자가 匡(광) 땅에서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


*畏者 有戒心之謂. 匡 地名. 史記云“ 陽虎曾暴於匡, 夫子貌似陽虎 故匡人圍之.”

-畏란 경계하는 마음이 있음을 이른다. 匡은 지역 이름이다. 『史記』에 말했다. “陽虎(양호)가 匡에서 일찍이 포악하였는데, 夫子의 모습이 陽虎와 같아서 匡 사람들이 포위하였다.”


•曰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文王이 이미 돌아가셨으니, 文이 나에게 있지 않을까?


*道之顯者謂之文 蓋禮樂制度之謂. 不曰道而曰文 亦謙辭也. 茲 此也, 孔子自謂.

道가 나타난 것이 文인데, 禮樂과 制度를 이른다. 道라고 말하지 않고 文이라고 한 것은 또한 겸손한 말씀이다. 玆는 여기이니 공자 자신을 이른다.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 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 其如予何?”

하늘이 이 文(문)을 없애려 하신다면 뒤에 죽는 사람이 이 文(문)에 참여하게 하지 않으셨을 것이며, 하늘이 장차 이 文(문) 없애려 하지 않는다면 匡 사람들이 나를 어찌할 것인가?”

-孔子가 文王의 道를 이어갈 수 있게 할 것 같으면 匡人이 孔子를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하늘이 만약 文王의 道를 없앨 것이었다면 공자로 하여금 그 文을 알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道는 孔子에게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명감과 자신감이 배어 있다.


*馬氏曰 “文王旣沒, 故孔子自謂後死者. 言天若欲喪此文 則必不使我得與於此文, 今我旣得與於此文 則是天未欲喪此文也. 天旣未欲喪此文, 則匡人其柰我何. 言必不能違天害己也.”

馬氏가 말했다. “文王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므로 孔子께서 스스로 뒤에 죽은 사람이라고 이른 것이다. 하늘이 만약 이 文을 잃게 할 것이라면 틀림없이 나로 하여금 이 文에 참여하게 하지 않았을 것인데, 지금 내가 이미 이 文에 참여할 수 있으니, 이것은 하늘이 이 文을 잃게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이 文을 잃게 하지 않는다면 匡 사람이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틀림없이 하늘을 그슬리고 나를 해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