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罕篇 10, 11

서원365 2016. 12. 24. 22:47

10. 顔淵 喟然歎曰 “仰之彌高 鑽之彌堅 瞻之在前 忽焉在後.

안연이 탄식하며 말했다.

“우러러보면 더욱 높고, 뚫으려 하면 더욱 단단하며, 보면 앞에 있는듯하시나, 홀연히 뒤에 계시다.


*喟 歎聲. 仰彌高 不可及. 鑽彌堅 不可入. 在前在後 恍惚不可爲象. 此顏淵深知夫子之道 無窮盡無方體, 而歎之也.

喟(위)는 탄식하는 소리이다. 우러러 보니 더욱 높다는 것은 미칠 수 없음이다. 뚫으려 하면 더욱 단단하다는 것은 들어갈 수 없음이다. 앞에 있고 뒤에 있다는 것은 황홀하여 형상할 수 없음이다. 이는 顔淵이 夫子의 道를 깊이 알아서 다할 수 없고 형체가 없음을 감탄하신 것이다.


•夫子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夫子께서는 차근차근 사람을 잘 이끄시고, 文으로써 지식을 넓혀주시고, 예로써 나의 행동을 단속하게 해주신다.”

-循循(순순): 차례에 따라 차근차근하게 함.

-約我以禮(약아이례): 約(약)은 放逸(방일)하지 않게 함.


*循循 有次序貌. 誘 引進也. 博文約禮 教之序也. 言夫子道雖高妙 而教人有序也.

循循은 차례가 있는 모습이다. 誘(유)는 이끌어 나아감이다. 文으로써 넓혀주고 禮로써 요약함은 가르치는 순서이다. 夫子의 道가 높고 미묘하지만 사람을 가라침에 차례가 있음을 말한 것이다.


*侯氏曰 “博我以文 致知格物也, 約我以禮 克己復禮也.”

侯氏가 말했다. “文으로써 나를 넓혀주었다는 것은 致知와 格物이요, 禮로써 나를 요약해주었다는 것은 克己復禮이다.”


*程子曰 “此顏子稱聖人最切當處, 聖人教人, 惟此二事而已.”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顔子가 聖人을 칭함에 가장 적절하고 마땅한 곳이다. 聖人께서 가르치심이 오직 이 두 가지 일일 뿐이다.”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 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

그만두고자 하여도 그만 둘 수 없고 이미 나의 재주를 다하니, 마치 앞에 우뚝 서 있는 듯하다. 비록 따르고자 하나 말미암을 바가 없다.”

-卓爾(탁이): 우뚝 선 모습, 공자의 道(도)가 앞에 우뚝 서 너무 높아 따르지 못하겠다는 뜻.

-末由也已(말유야이): 末(말)은 없음.


*卓 立貌. 末 無也. 此顏子自言其學之所至也. 蓋悅之深而力之盡 所見益親 而又無所用其力也.

卓은 선 모습이다. 末은 없음이다. 이는 顔子께서 스스로 그 배움이 이른 경지를 말씀하신 것이다. 기쁨이 깊고 힘씀이 다하여, 보는 것이 더욱 가까우나 또 그 힘을 쓸 데가 없는 것이다.


*吳氏曰 “所謂卓爾 亦在乎日用行事之間 非所謂窈冥昏默者.”

吳氏가 말했다. “우뚝 서있다고 말한 것은 평상시 행하시는 일 사이에 있는 것이요, 이른 바 ‘깊고 어두워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窈冥昏默(요명혼묵): 아득하고 깊으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으로 老莊에서 말하는 道이다. 『莊子』「在宥篇」에 “窈窈冥冥은 지극한 道의 精이요, 昏昏黙黙은 지극한 道의 極이다.”라고 보인다. - 成百曉


*程子曰 “到此地位 功夫尤難 直是峻絕 又大段著力不得.”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경지에 도달하는 공부는 더욱 어려워 참으로 험준한지라 또한 매우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다.”


*楊氏曰 “自可欲之謂善 充而至於大 力行之積也. 大而化之 則非力行所及矣, 此顏子所以未達一間也.”

楊氏가 말했다. “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善人에서부터 大人에 이르기까지는 힘써 쌓아서 될 수 있지만, 대인이면서 化한 聖人으로 말하면 노력으로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이는 顔子께서 한 칸을 이르지 못하신 것이다.”

-成百曉의 註(주): 孟子는 사람의 등급을 논하면서 “사람이 좋아할 만한 사람을 善人이라 하고, 자기 몸에 선을 소유한 것을 信人이라고 하고, 선이 충실한 것을 美人이라고 하고, 充實하여 빛남이 있는 것을 大人이라 하고, 大人이면서 저절로 化한 것을 聖人이라고 한다.”


*程子曰 “此顏子所以爲深知孔子而善學之者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顔子께서 孔子를 깊이 알고 잘 배우신 것이다.”


*胡氏曰 “無上事而喟然歎 此顏子學旣有得 故述其先難之故後得之由, 而歸功於聖人也. 高堅前後 語道體也, 仰鑽瞻忽 未領其要也. 惟夫子循循善誘, 先博我以文 使我知古今 達事變, 然後約我以禮 使我尊所聞 行所知, 如行者之赴家 食者之求飽. 是以欲罷而不能 盡心盡力 不少休廢. 然後見夫子所立之卓然 雖欲從之 末由也已. 是蓋不怠所從 必欲至乎卓立之地也. 抑斯歎也 其在請事斯語之後 三月不違之時乎.

胡氏가 말했다. “위에 아무 일이 없이(감탄하는 말을 하기 전에 어떤 일이 없었음) 감탄하였으니 이는 顔子께서 배움에 이미 얻은 것이 있었으므로 그 먼저의 어려운 이유와 뒤에 터득한 연유를 말하고 공을 聖人께 돌리신 것이다. 높고 견고하며 앞에 있고 뒤에 있다는 것은 道의 본체를 말한 것이며, 우러러보고 뚫으며 바라보고 홀연하다는 것은 그 요점을 알지 못한 것이다. 오직 夫子만이 차근차근 잘 이끌어주셔서 먼저 文으로써 博學하게 하시어 내가 古今을 알게 하여 일의 변화를 통달케 하셨고, 뒤에 禮로써 나를 요약하게 하여 내가 배운 것을 높이고 아는 것을 행하게 하기를 집 떠난 사람이 집으로 돌아오고, 먹는 사람이 배부름을 구하듯이 하셨다. 그러므로 그만 두고자 하여도 그럴 수 없고, 마음과 힘을 다하여 조금도 쉬거나 폐할 수 없었다. 그런 뒤에 夫子께서 우뚝 서 계신 것을 보고 비록 좇으려 해도 말미암을 데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따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 반드시 우뚝 선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 것이다. 이 탄식은 ‘이 말씀에 종사하겠습니다.’라고 한 뒤 ‘3개월을 인을 떠나지 않았다.’라고 한 뒤에 있었을 것이다.”

-請事斯語(청사사어): 「顔淵篇」 第1章에 있다.

-三月不違(삼월불위): 「雍也篇」 第5章에 있다.


11. 子疾病 子路使門人 爲臣

孔子께서 병들자 子路가 문인을 시켜 가신으로 삼았다.


*夫子時已去位 無家臣. 子路欲以家臣治其喪 其意實尊聖人 而未知所以尊也.

夫子께서 그때 이미 벼슬을 떠나 가신이 없었다. 子路는 家臣으로써 그 喪을 치르려 했는데, 그 뜻은 실로 聖人을 높이는 것이었지만, 높이는 방법을 몰랐다.


•病間曰 “久矣哉 由之行詐也. 無臣而爲有臣 吾誰欺 欺天乎?”

병이 약간 차도가 있을 때 말씀하셨다.

“오래도다. 由(유)가 거짓을 행함이여. 가신이 없어야 하는데 가신을 두었으니 내가 누구를 속였는가? 하늘을 속였도다.”

-病間(병간): 병이 약간 차도가 있는 것

-無臣而爲有臣(무신이위유신): 孔子는 벼슬이 없으므로 가신을 두면 안 되는데 가신을 두었다는 말.


*病間 少差也. 病時不知 旣差乃知其事. 故言我之不當有家臣 人皆知之 不可欺也, 而爲有臣 則是欺天而已. 人而欺天 莫大之罪 引以自咎 其責子路深矣.

病間은 조금 차도가 있는 것이다. 병들었을 때는 몰랐다가 이미 차도가 있어서 그 일을 아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가신을 두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다 아니 속일 수 없으니 그런데도 가신을 두는 것은 하늘을 속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사람이 하늘을 속임은 막대한 죄이니 끌어서 자책을 하셔서 子路를 책망하심이 심한 것이다.


•且予與其死於臣之手也 無寧死於二三子之手乎? 且予縱不得大葬 予死於道路乎

“또, 내가 가신의 손에 죽는 것보다야 차라리 몇몇 그대들의 손에 죽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또 내가 큰 장례는 얻지 못한다하더라도 내가 길에서 죽기야 하겠는가?”


*無寧 寧也. 大葬 謂君臣禮葬. 死於道路 謂棄而不葬. 又曉之以不必然之故.

無寧은 차라리이다. 大葬은 군신의 禮葬을 이른다. 道路에서 죽는다는 것은 버려져 장례를 하지 않는 것을 이른다. 또 반드시 그럴 것이 없는 이유를 깨우치신 것이다.


*范氏曰 “曾子將死 起而易簀. 曰‘吾得正而斃焉, 斯已矣.’ 子路欲尊夫子 而不知無臣之不可爲有臣, 是以陷於行詐, 罪至欺天. 君子之於言動 雖微不可不謹. 夫子深懲子路, 所以警學者也.”

范氏가 말했다. “曾子께서 장차 세상을 떠나려 하실 때 일어나서 자리를 바꾸도록 하면서 말씀하시길 ‘내가 바름을 얻어서 죽으면 이뿐이다.’이라 하셨으니, 子路가 夫子를 높이고자 하였으나 가신이 없어야 할 때 가신을 두면 안 됨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이 때문에 속임에 빠졌으니, 죄가 하늘을 속이는 데 이른 것이다.군자의 말과 행동은 비록은 작은 것이라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夫子께서 子路를 깊이 징계하여 배우는 사람들을 경계하신 것이다.”

-簀(책): 대자리. -斃(폐): 죽다.


*楊氏曰 “非知至而意誠 則用智自私 不知行其所無事. 往往自陷於行詐欺天而莫之知也. 其子路之謂乎.”

楊氏가 말했다. “아는 것이 지극하고 뜻이 성실하지 않으면 지혜를 씀에 스스로 사사롭게 하여 無事한 것을 행할 줄 모른다. 왕왕 속임을 행하여 하늘을 속이는데 빠져도 알지 못한다. 子路를 말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