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罕篇 18, 19, 20, 21, 22, 23, 24, 25

서원365 2016. 12. 25. 12:06

18.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복)一簣 進吾往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자면 산을 이룸에 한 삼태기를 못 이루고서 멈춤도 내가 멈추는 것이며, 비유하자면 평지에 한 삼태기를 쏟아 부어 나아감도 내가 나아가는 것이다.”

-簣(궤蕢): 삼태기


*簣 土籠也. 書曰 “爲山九仞 功虧一簣.” 夫子之言 蓋出於此. 言山成而但少一簣 其止者 吾自止耳, 平地而方覆一簣 其進者 吾自往耳. 蓋學者自强不息 則積少成多, 中道而止 則前功盡棄. 其止其往 皆在我而不在人也.

簣는 삼태기이다. 『書經』「族獒」에 “아홉 길을 산을 만드는데 功이 흙 한 삼태기 때문에 무너진다.”고 하였으니, 夫子의 말씀은 여기서 나온 것일 것이다. 산을 이룸에 다만 한 삼태기가 적어 멈추는 것도 나개 스스로 멈추는 것일 뿐이오, 평지에 막 한 삼태기를 부어 그 나아가는 것도 내가 스스로 나아가는 것일 뿐이다. 배우는 사람은 스스로 힘써 쉬지 않으면 적은 것을 쌓아 많은 것을 이루며, 중도에 멈추면 앞의 功을 다 버리는 것이다. 그 멈춤과 그 나아감이 다 나에게 있지 남에게 있지 않다.

-반드시 학문이 아니라 작은 일을 하더라도, 마무리까지 잘해야 한다. 종일 함께 일하고 30분을 남겨놓고 중간에 빠지면 중간에 빠진 것이지 일을 이룬 것이 되지 못한다.


19. 子曰 “語之而不惰者 其回也與.”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해주면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은 顔回일 것이다.”


*惰 懈怠也.

惰는 게으름이다.


*范氏曰 顏子聞夫子之言 而心解力行 造次顚沛未嘗違之. 如萬物得時雨之潤 發榮滋長 何有於惰? 此群弟子所不及也.

范氏가 말했다. “顔子는 夫子의 말씀을 들으면 마음으로 이해하고 힘써 행하여 경황 중이나 위급한 상황에서도 일찍이 어기지 않았다. 만물이 단비를 맞아 윤택해지고 꽃을 피우고 자라나는 것 같으니 어찌 게으름이 있겠는가? 이는 여러 제자들이 미치지 못한 것이다.”

-滋(자): 붇다, 더욱, 번성하다, 자라다, 적시다.


20. 子謂顔淵曰 “惜乎 吾見其進也, 未見其止也.”

孔子가 顔淵에 대해 말씀하셨다.

“애석하다. 나는 그가 나아가는 것은 보았지만, 멈추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惜乎(석호): 애석하다고 한 것은 顔淵(안연)이 죽었기 때문이다. 顔淵은 『論語』 곳곳에 나오듯이 孔子가 가장 기대를 많이 걸었던 제자였다. 그러나 孔子보다 약 12년 정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약 30여년을 살았으니 단명한 것이다.


*進止二字 說見上章. 顏子旣死而孔子惜之 言其方進而未已也.

進과 止 두 글자는 해설이 위의 章(第18章)에 보인다. 顔子가 이미 죽었으므로 애석히 여기셔서 그가 나아가고 그치지 않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21. 子曰 “苗而不秀者 有矣夫. 秀而不實者 有矣夫.”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싹이 텄지만 꽃을 피우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꽃은 피웠지만 열매 맺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秀(수): 빼어나다. 꽃이 피다, 꽃이 피고 열매 맺지 못하다.


*穀之始生曰苗, 吐華曰秀, 成穀曰實. 蓋學而不至於成 有如此者 是以君子貴自勉也.

곡식이 처음 난 것을 苗라고 하고, 꽃을 피우는 것을 秀라고 하며, 곡식으로 익는 것을 實이라고 한다. 배워서 이룸에 이르지 못함이 이와 같은 것이 되니, 그러므로 君子는 스스로 힘씀을 귀하게 여긴다.


22. 子曰 “後生 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四十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後生(후생)이 두려울 만하다. 장래가 지금보다 못할 줄 어찌 할 것인가? 40, 50이 되어도 소문이 없으면 이 또한 두려울 것이 없다.”

-後生(후생): 후배. 차세대. 젊은 사람

-焉知來者之不如今也(언지래자지불여금야): 來者(래자)는 후생의 장래. 今(금)은 지금의 나.


*孔子言後生年富力强 足以積學而有待 其勢可畏 安知其將來不如我之今日乎. 然或不能自勉 至於老而無聞, 則不足畏矣. 言此以警人 使及時勉學也. 曾子曰 “五十而不以善聞 則不聞矣.” 蓋述此意.

孔子께서 “後生은 나이가 젊고 힘이 강해 충분히 학문을 쌓아 기대할 수 있으니, 그 기세가 두려워할 만하여 그의 장래가 지금의 나만 못함을 어찌 알 것인가? 그러나 혹 스스로 힘쓰지 않아서 늙어서도 알려짐에 이르지 못하면 두려워할 것이 못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것을 말씀하심으로써 사람들을 경계하여 때에 맞게 배움에 힘씀에 미치게 하신 것이다. 曾子께서 말씀하셨다. “오십에 선하다고 알여지지 못하면 알려지지 못한다.” 이 뜻을 서술한 것이다.

-富(부): 젊다, 살 나이가 많다.


*尹氏曰 “少而不勉 老而無聞 則亦已矣. 自少而進者, 安知其不至於極乎? 是可畏也.”

尹氏가 말했다. “젊어서 힘쓰지 않고 늙어서 알려지지 않으면 또한 끝이다. 젊어서부터 나아가는 사람은 그가 지극한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어찌 알겠는가? 이는 두려워할 만하다.”


23. 子曰 “法語之言 無能從乎?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說而不繹 從而不改 吾末如之何也已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바른 말로 타이르는 것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가?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완곡하게 말해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을 수 있는가? 실마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뻐하기만 하고 실마리를 찾지 않고, 따르되 고치지 않으면 나는 어찌할 수 없다.”

-法語之言(법어지언): 法(법)은 본받다라는 뜻. 즉 바르다는 뜻. 그러므로 따르고 고쳐야 한다.

-巽與之言(손여지언): 자세하고 부드럽게 잘 말해주는 것. 이해할 수 있도록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巽은 공손하다, 유순하다는 뜻.


*法語者 正言之也. 巽言者 婉而導之也. 繹 尋其緒也. 法言人所敬憚 故必從, 然不改 則面從而已. 巽言無所乖忤 故必說(열), 然不繹 則又不足以知其微意之所在也.

法語란 바르게 말해 줌이다. 巽言이란 부드럽게 이끌어 줌이다. 繹은 실마리를 찾음이다. 바른 말은 사람들이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따르지만, 그러나 고치지 않으면 눈앞에서만 따르는 것일 뿐이다. 부드러운 말은 어기는 바가 없으므로 반드시 기뻐하지만, 그러나 실마리를 찾지 않으면 또한 은미한 뜻이 있는 바를 알 수 없다.

-婉(완): 순하다, 예쁘다, 은근하다. -乖(괴): 어그러지다, 어기다. -忤(오): 거스르다, 어기다.


*楊氏曰 “法言 若孟子論行王政之類是也. 巽言 若其論好貨好色之類是也. 語之而未達 拒之而不受 猶之可也. 其或喻焉 則尙庶幾其能改繹矣. 從且說矣 而不改繹焉 則是終不改繹也已, 雖聖人其如之何哉.”

楊氏가 말했다. “法言은 맹자께서 王道 정치를 행할 것을 논한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巽言은 재물을 좋아하고 여색을 좋아하는 것을 논한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말해주어도 통달하지 못하고, 거절하여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오히려 괜찮을 수도 있다. 혹 깨달았다면 오히려 거의 고칠 수 있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따르고 또 기뻐하는데도 고치지 않고 실마리를 찾지 않는다면 결국은 고치지 않고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뿐이니, 비록 聖人인들 그를 어찌할 것인가?”


24. 子曰 “主忠信 毋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忠과 信을 주로 하고, 나만 못한 사람을 벗하지 말며, 허물이 있으면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라.”


*重出而逸其半.

거듭 나왔는데, 반은 빠져 있다.

-「學而篇」 第8章에 있다.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란 말 뒤에 이 말이 이어진다.


25.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 不可奪志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삼군의 장수는 빼앗을 수 있지만, 필부의 뜻은 빼앗을 수 없다.”


*侯氏曰 “三軍之勇在人, 匹夫之志在己. 故帥可奪而志不可奪, 如可奪 則亦不足謂之志矣.”

侯氏가 말했다. “삼군의 용맹은 남에게 달려 있고, 필부의 뜻은 자기에게 있다. 그러므로 장수는 빼앗을 수 있지만 뜻은 빼앗을 수 없으니, 빼앗을 수 있다면 또한 뜻이라고 말할 수 없다.”

-마음을 빼앗는 것은 사람을 포함한 외물이다. 재화나 지위, 권력, 명예, 이성(異性), 인격 등등이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크면 그쪽으로 옮겨간다. 유다는 자기 스승과 민족을 두고 갈등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좀 더 큰 민족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크다고 해도 자기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포기한다. 그러나 참다운 지혜를 얻은 사람은 외물에 흔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