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罕篇 12, 13, 14, 15, 16, 17

서원365 2016. 12. 25. 11:44

12. 子貢曰 “有美玉於斯 韞匵而藏諸? 求善賈以沽諸?” 子曰 “沽之哉沽之哉. 我 待賈者也.”

자공이 말하였다.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습니다. 함에 감추어 보관할 것입니까? 좋은 값을 구하여 팔 것입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팔 것이다. 팔 것이다. 나는 좋은 값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韞匵(온독): 韞(온)은 감추다. 匵(독)은 함.

-沽(고): 팔다.


*韞 藏也. 匵 匱也. 沽 賣也. 子貢以孔子有道不仕, 故設此二端以問也. 孔子言固當賣之 但當待賈 而不當求之耳.

韞은 보관함이다. 匵은 匱이다. 沽는 파는 것이다. 子貢이 孔子께서 道를 가지고서도 벼슬하지 않으므로 이 두 가지를 가설하여 물은 것이다. 孔子께서는 진실로 당연히 팔 것이지만, 다만 좋은 값을 기다릴 것이며, 팔리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范氏曰 “君子未嘗不欲仕也, 又惡不由其道. 士之待禮, 猶玉之待賈也. 若伊尹之耕於野, 伯夷太公之居於海濱, 世無成湯文王 則終焉而已, 必不枉道以從人, 衒玉而求售也.”

范氏가 말했다. “君子는 일찍이 벼슬을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정당한 방법을 따르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 선비가 禮를 기다림은 玉이 좋은 가격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伊尹이 莘野에서 농사짓고, 伯夷와 太公이 바닷가에 머무른 것은 세상에 湯王과 文王이 없으면 그대로 마칠 뿐이요, 반드시 道를 굽혀서 사람을 따르고 玉을 자랑하여 팔리기를 구한 것이 아니다.”

-衒(현): 팔다, 돌아다니면서 팔다, 자기를 자랑하다. -售(수): 팔다. 팔리다.

-만약 뜻이 백성들에게 있다면, 벼슬할 길이 있으면 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반드시 자기 뜻을 온전히 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백성을 위해 자기를 굽히는 것이 어찌 小人의 행위이겠는가? 부당한 방법만 아니면 된다.


13. 子欲居九夷,

공자가 九夷에 살고자 하니,


*東方之夷有九種. 欲居之者, 亦乘桴浮海之意

東方의 오랑캐는 아홉 가지가 있었다. 살고 싶다고 한 것은 또한 뗏목을 띄워 바다에 떠돈다는 뜻이다.


•或曰 “陋 如之何? 子曰 ”君子居之 何陋之有?“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추할 텐데 어찌하시겠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살면 무슨 누추한 것이 있을 것인가?”


*君子所居則化 何陋之有.

君子가 살면 교화되니 어찌 누추함이 있겠는가?

-이런 사고방식 속에는 주변의 민족을 낮추어보는 생각이 들어 있다. 정말로 주변 夷族들이 중국보다 못했을까? 물질적인 문화는 혹 뒤떨어졌을 수도 있지만 사람을 존중하는 정신을 꼭 그렇다고 할 수 없다.


14. 子曰 “吾自衛反魯然後 樂正 雅頌 各得其所.”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衛(위)나라에서 魯(노)나라로 돌아오고서야 비로소 樂(악)이 바르게 되었고, 雅(아)와 頌(송)이 각각 제 자리를 찾았다.”


*魯哀公十一年冬 孔子自衛反魯. 是時周禮在魯 然詩樂亦頗殘闕失次. 孔子周流四方 參互考訂 以知其說. 晚知道終不行 故歸而正之.

哀公 11년 겨울에 孔子께서 위에서 노나라로 돌아오셨다. 이때 周(주)나라의 禮(예)가 노나라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詩(시)와 樂(악)이 많이 손상되어 빠지고 순서를 잃었다. 孔子께서 사방의 나라를 주유하여 이리저리 상고하여 바로 잡아 그 내용을 아셨는데, 만년에 도가 행해질 수 없음을 알고 노나라로 돌아와 바로잡으셨던 것이다.

-孔子는 詩와 樂을 참으로 소중히 여겼던 것 같은데, 그의 이런 태도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詩와 樂은 사람들의 정서에 큰 영향을 주며, 세상의 풍속과 분위기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오늘날 학교 교육에 문학과 음악과 미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그 중요성이 외면 받고 있어서 오늘날과 같은 심각한 교육 문제가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 같다. 나아가 도덕 교육까지 홀대를 받고 있으니 우리 교육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15.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母. 喪事 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가서는 公卿(공경)을 섬기고 들어와서는 부모를 섬긴다. 喪事(상사)를 감히 힘쓰지 아니하지 않으며, 술로 곤함을 당하지 않는다. 이 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겠는가?”


*說見第七篇, 然此則其事愈卑而意愈切矣.

이 말은 第7篇에 보이는데, 이것은 그 일이 더욱 낮고 그 뜻은 더욱 간절하다.


16.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공자가 시냇가에 있을 때 말했다.

“가는 것이 이와 같을 진저. 밤낮을 버리지 않도다.”


*天地之化 往者過 來者續 無一息之停 乃道體之本然也. 然其可指而易見者 莫如川流. 故於此發以示人 欲學者時時省察 而無毫髮之間斷也.

천지의 조화는 간 것은 지나가고 오는 것은 이어서 한 순간의 그침이 없으니, 道의 본체의 本然이다. 그러나 가리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냇물의 흐름만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여기에 말씀하셔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배우는 사람이 때때로 성찰하고 조금이라도 끊어짐이 없게 하고자 하셨다.


*程子曰 “此道體也. 天運而不已 日往則月來 寒往則暑來 水流而不息 物生而不窮 皆與道爲體 運乎晝夜 未嘗已也. 是以君子法之 自强不息. 及其至也 純亦不已焉.”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道의 體이다. 하늘이 운행하여 멈추지 않으니, 해가 가면 달이 오고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며, 물이 흘러 쉬지 않고, 사물이 생겨나 다하지 아니하여, 다 道와 함께 體가 되어 주야로 운행하여 그침이 없다. 그러므로 君子는 그것을 본받아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으니, 그 지극한 것에 이르면 순수함이 그침이 없다.”


*又曰 “自漢以來, 儒者皆不識此義. 此見聖人之心 純亦不已也, 純亦不已 乃天德也. 有天德 便可語王道 其要只在謹獨.”

또 말씀하셨다. “漢나리 이래 선비들이 모두 이 뜻을 알지 못하였다. 이는 聖人의 마음이 순수하여 그침이 없음을 볼 수 있으니, 순수하여 또한 그침이 없음이 곧 天德이다. 天德이 있어야 王道를 말할 수 있으니 그 요점은 다만 홀로 있음을 삼가는 데 있을 뿐이다.”


*愚按 自此至篇終, 皆勉人進學不已之辭.

내가 살펴보건대, 여기서부터 이 篇의 끝까지는 다 사람들에게 학문의 나아감이 그치지 말라고 힘쓰게 하는 말씀이다.


17. 子曰 “吾未見好德 如好色者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德(덕)을 좋아하기를 色(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好色(호색)은 본능이다. 적절하게 자제를 해야 한다. 好德(호덕)은 교육과 수양의 결과이다. 어찌 같을 수 있을 것인가?


*謝氏曰 “好好色 惡惡臭 誠也, 好德如好色 斯誠好德矣 然民鮮能之.”

謝氏가 말했다. “아름다운 여색을 좋아하고, 나쁜 냄새를 싫어하는 것은 진실됨이니, 아름다운 여색을 좋아하듯이 덕을 좋아한다면 이것은 참으로 덕을 좋아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드물다.”


*史記 “孔子居衛, 靈公與夫人同車, 使孔子爲次乘, 招搖市過之. 孔子醜之, 故有是言.”

『史記』에 이르되, “孔子가 衛나라에 있을 때 靈公이 자기 부인과 한 수레에 타고 孔子는 다음 수레에 타게 하고는 거들먹거리며 거리를 지나갔으므로 공자가 이를 추하게 여겨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