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鄕黨篇 4, 5

서원365 2016. 12. 25. 20:51

4. 入公門 鞠躬如也 如不容.

公門에 들 때는 몸을 굽혀 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하셨다.

-公門(공문): 제후의 궁궐 문.

-鞠躬(국궁) 如不容(여불용) : 鞠(국)은 몸을 굽힘. 公門(공문)이 크고 높지만 마치 문이 낮아 몸이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몸을 굽혔다는 말이니, 공경의 뜻을 몸으로 나타낸 것임.

*鞠躬 曲身也. 公門高大而若不容 敬之至也.

鞠躬은 몸을 굽힘이다. 公門은 높고 크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한 것은 공경함이 지극한 것이다.


•立不中門 行不履閾.

문 가운데 서 있지 않으셨으며, 다닐 때 문지방을 밟지 않으셨다.

-閾(역) : 문지방.


*中門 中於門也. 謂當棖闑之間 君出入處也. 閾 門限也. 禮 士大夫出入君門 由闑右 不踐閾.

中門은 문 가운데이다. 문설주와 문 정지 말뚝 사이를 말하니 군주가 출입하는 곳이다. 閾은 문의 한계이다. 禮에 “士大夫가 군주의 문을 출입할 때 문 정지 말뚝 우측으로 하며 문지방을 밟지 않는다.”

-棖(정): 문설주. -闑(얼): 문에 세운 말뚝.


*謝氏曰 “立中門則當尊, 行履閾則不恪.”

謝氏가 말했다. 설 때 문 가운데에 서면 높은 곳을 차지하는 것이고, 다닐 때 문지방을 밟으면 조심스럽지 못한 것이다.“

-恪(각): 심각하다, 조심하다, 상대방을 공경하다.


•過位 色勃如也 足躩如也. 其言似不足者.

임금의 자리를 지나칠 때는 얼굴빛을 바꾸셨으며, 걸음을 조심하셨다. 말은 부족한 것처럼 하셨다.

-其言似不足者(기언사부족자) : 말을 부족한 것처럼 한다는 것은 말을 조심한다는 말이다.


*位 君之虛位. 謂門屏之間 人君宁立之處 所謂宁也. 君雖不在 過之必敬 不敢以虛位而慢之也. 言似不足 不敢肆也.

位는 군주가 있는 자리이다. 문과 병풍 사이를 이르며, 人君이 (조회할 때 신하들을) 기다리며 서 있는 곳으로 이른바 宁(저)이다. 군주가 비록 있지 않아도 지나칠 때 반드시 공경하여 자리가 비어 있다고 해서 감히 함부로 하지 않았다. 말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것은 감히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다.

-宁(저): 기다리다.


•攝齊(자)昇堂 鞠躬如也 屛氣 似不息者.

옷자락을 잡아 올려 堂에 오르셨으며, 몸을 굽혀 숨을 죽이고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하셨다.

-攝齊(섭자): 齊(자)는 옷을 꿰맨 자리. 옛옷이 길었으므로 혹 걸려 넘어질까 봐 잡아 올려 오르내렸다.

-屛氣(병기): 숨을 죽이다.


*攝 摳也. 齊 衣下縫也. 禮 將升堂 兩手摳衣 使去地尺 恐躡之而傾跌失容也. 屏 藏也. 息 鼻息出入者也. 近至尊, 氣容肅也.

攝(섭)은 들어올림이다. 齊(자)는 아래 옷의 바느질 자리이다. 禮에 “堂에 오르려 할 때 양손으로 옷을 추켜들고 땅에서 한 자를 떨어지게 한다.” 하였으니, 밟아서 넘어져 용모를 잃을까 염려한 것이다. 屏(병)은 숨기는 것이며, 息은 코로 숨 쉬는 것이 출입하는 것이다.

-摳(구): 추키다, 던지다. -躡(섭): 밟다. 밟을 (녑). -跌(질): 넘어지다.


•出降一等 逞顔色 怡怡如也, 沒階 趨(進)翼如也, 復其位 踧踖如也.

나와 한 계단 내려와서는 얼굴빛을 펴고 화평하게 하셨으며, 계단을 다 내려와서는 빨리 걸어 날개를 편듯하셨으며, 자리로 돌아와서도 공경하여 마음을 풀어놓지 않으셨다.

-逞(령): 풀다.


*陸氏曰 “趨下本無進字 俗本有之 誤也.”

陸氏가 말했다. “趨 아래에 본래 進이라는 글자가 없었는데, 俗本에는 있으니 착오이다.


*等 階之級也. 逞 放也. 漸遠所尊 舒氣解顏. 怡怡 和悅也. 沒階 下盡階也. 趨 走就位也. 復位踧踖, 敬之餘也.

等은 계단의 층계이다. 逞은 푸는 것이다. 차츰 높은 곳에서 멀어지니 기운을 펴고 얼굴을 펴는 것이다. 怡怡(이이)는 화평하고 기쁜 것이다. 沒階는 끝까지 계단을 내려오는 것이다. 趨는 빨리 걸어서 자기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리로 돌아와서 공경하여 마음을 풀지 않음은 공경함이 남은 것이다.


*此一節 記孔子在朝之容.

이 一節은 孔子께서 朝廷에 계실 때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5. 執圭 鞠躬如也 如不勝. 上如揖 下如授. 勃如戰色 足蹜蹜如有循.

圭(규)를 잡을 때는 몸을 굽혀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하셨다. 위에 있을 때는 읍하는 것처럼 하셨고, 아래에 있을 때는 주는 것처럼 하셨다. 얼굴빛을 바꾸어 두려워하는 것처럼 하셨고, 종종 걸음을 쳐 무엇을 쫓는 것처럼 하셨다.

-圭(규): 이웃 나라를 방문할 때 주군의 명을 받았음을 확인하는 신표임.


*圭, 諸侯命圭. 聘問鄰國 則使大夫執以通信. 如不勝 執主器 執輕如不克 敬謹之至也. 上如揖 下如授 謂執圭平衡, 手與心齊 高不過揖 卑不過授也. 戰色 戰而色懼也. 蹜蹜 擧足促狹也. 如有循 記所謂“擧前曳踵”. 言行不離地 如緣物也.

圭는 제후의 命圭이다. 이웃 나라를 빙문할 때 大夫로 하여금 잡게 해서 믿음을 통하는 것이다. 이기지 못하듯 함은 군주의 기물을 잡아서 가벼운 것을 잡되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지 공경하고 삼감이 지극한 것이다. 위에서 읍하는 듯 하고, 아래에서 주는 것처럼 함은 圭를 잡음에 평형을 이루어, 손과 심장이 가지런해서 높아도 읍할 때의 위치를 지나지 않고 낮아도 줄 때의 위치를 지나지 않는 것이다. 戰色은 조심하여 얼굴빛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蹜蹜(축축)은 발을 좁게 떼는 것이다. 如有循은 『禮記』에 기록된 바 “발을 들어 발꿈치를 끈다.”고 하였으니, 걸어감에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듯이 하여 마치 물건이 따르게 하는 것 같음을 말한다.

-蹜(축): 종종걸음치다. 다리가 오그라들다. -促(촉): 재촉하다, 절박하다, 좁다.

-踵(종): 발꿈치


•享禮 有容色.

연회에서는 온화한 낯빛을 하였다.


*享 獻也. 旣聘而享 用圭璧 有庭實. 有容色 和也. 儀禮曰 “發氣滿容.”

享(향)은 바침이다. 빙문이 끝나고 향례를 베풀 적에 圭璧(규벽)을 사용하고 마당에 예물을 차려 놓는다. 有容色은 온화함이다. 『儀禮』에 말하였다. “기운을 펴 얼굴에 화기가 가득하다.”


•私覿 愉愉如也.

개인적으로 만나볼 때는 즐겁고 부드러우셨다.

-覿(적): 만나다. 보다.


*私覿 以私禮見也. 愉愉 則又和矣.

私覿은 개인적인 禮로 만나보는 것이다. 愉愉(유유)는 또한 화평한 것이다.


*此一節 記孔子爲君聘於鄰國之禮也.

이 一節은 孔子께서 군주를 위해 이웃 나라를 조빙하는 禮를 기록한 것이다.


*晁氏曰 “孔子 定公九年仕魯, 至十三年適齊 其間絕無朝聘往來之事. 疑使擯執圭兩條, 但孔子嘗言其禮當如此爾.”

晁氏가 말했다. “孔子께서 定公 9년에 魯나라에서 벼슬하시고, 13년에 이르러 齊나라에 가셨는데, 그 사이에 군주를 위해 이웃 나라를 조빙하기 위해 왕래하신 일이 전혀 없다. 의심컨대 擯相과 執圭라는 양 조항은 다만 孔子께서 일찍이 그 禮가 이러해야 할 뿐이라고 말씀하신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