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先進篇 7, 8, 9, 10, 11, 12

서원365 2016. 12. 26. 21:24

7. 顔淵 死 顔路請子之車 以爲之槨.

안연이 죽자 顔路가 공자의 수레를 팔아 외관을 만들 것을 청하였다.

-槨棺(곽관) : 槨(곽)은 외관이며, 棺(관)은 내관이다.


*顏路 淵之父 名無繇 少孔子六歲 孔子始教而受學焉. 槨 外棺也. 請爲槨 欲賣車以買槨也.

顏路는 顔淵의 아버지인데, 이름은 無繇(무유)이며, 孔子보다 6살 적고, 孔子께서 처음 가르치실 때 受學하였다. 槨은 外棺이다. 槨을 만들자고 청한 것은 수레를 팔아 槨을 사고자 한 것이다.


•子曰 “才不才 亦言各其子也. 鯉也死 有棺而無槨 吾不徒行 以爲之槨 以吾從大夫之後 不可徒行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재주가 있거나 없거나 또한 자기 아들이라고 말한다. 내가 鯉(리)가 죽었을 때, 棺만 있고 槨은 없었으니, (수레를 팔아) 걸어 다니면서 槨을 만들어주지 못함은 내가 大夫의 뒤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도보로 다닐 수 없기 때문이었다.”

-鯉(리): 孔子의 아들. 孔子의 아들 鯉(리)가 죽었을 때도, 槨(곽)을 마련하기 위해 수레를 팔지 않았다. -徒(도): 걷다.


*鯉 孔子之子伯魚也 先孔子卒. 言鯉之才雖不及顏淵, 然己與顏路以父視之 則皆子也. 孔子時已致仕 尙從大夫之列, 言‘後’ 謙辭.

鯉(리)는 孔子의 아들 伯魚인데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鯉의 재질이 비록 顔淵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러나 자기와 顔路가 아버지로서 보기에는 다 아들임을 말씀하신 것이다. 孔子께서 그때 이미 벼슬을 그만 두셨으나 아직도 大夫의 반열을 따랐는데, (대부의) 뒤라고 말씀하신 것은 겸손한 말씀이다.


*胡氏曰 “孔子遇舊館人之喪, 嘗脫驂以賻之矣. 今乃不許顏路之請 何邪? 葬可以無槨, 驂可以脫而復求, 大夫不可以徒行 命車不可以與人而鬻諸市也. 且爲所識窮乏者得我 而勉强以副其意 豈誠心與直道哉. 或者以爲君 子行禮 視吾之有無而已. 夫君子之用財, 視義之可否豈獨視有無而已哉?”

胡氏가 말했다. “孔子께서 옛 여관 주인의 喪을 만나 일찍이 곁말을 벗겨서 賻儀하셨다. 지금은 顔路의 청을 허락하시지 않음은 무엇 때문인가? 장례는 外棺이 없이도 할 수 있고, 곁말은 벗겨도 다시 구살 수 있고, 大夫는 도보로 걸어 다닐 수 없고 命車는 남에게 주어 시장에서 팔수 없기 때문이다. 또 내가 알고 있는 궁핍한 자가 나의 은덕을 고맙게 여김을 위해 억지로 그 뜻에 부응한다면 어찌 진실된 마음이며 곧은 도리이겠는가? 어떤 사람은 ‘군자는 禮를 행할 때 자기의 있고 없음을 볼 뿐이다.’라고 하였다. 대체로 군자가 재물을 쓸 때 의리로 옳고 그름을 볼 뿐 어찌 다만 있고 없음을 볼 뿐이겠는가?”

-驂(참): 곁말(수레는 네 마리 말이 끄는데, 바깥쪽에 있는 두 말을 곁말이라고 한다.)

-鬻(죽): 죽, 묽은 죽, 팔다.


8. 顔淵 死 子曰 “噫. 天喪予 天喪予.”

顔淵이 죽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구나.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구나.”


*噫 傷痛聲. 悼道無傳 若天喪己也.

噫는 슬퍼하고 애통해 하는 소리이다. 道가 전해지지 않음이 마치 하늘이 자기를 망하게 하는 것처럼 슬퍼하신 것이다.


9. 顔淵 死 子哭之慟 從者曰 “子慟矣.”

안연이 죽자 孔子께서 곡하시는 것이 지나쳤다. 從者가 말했다.

“선생님, 지나치게 슬퍼하십니다.”


*慟 哀過也.

慟(통)은 슬픔이 지나친 것이다.


•“有慟乎?”

“지나치게 슬퍼함이 있었는가?


*哀傷之至 不自知也.

슬픔과 상심함이 지극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신 것이다.


•“非夫人之爲慟 而誰爲?”

저 사람을 위해 애통해하지 않으면 누굴 위해 할 것인가?”


*夫人 謂顏淵. 言其死可惜 哭之宜慟 非他人之比也.

夫人은 顔淵을 이른다. 그의 죽음이 애석할 만하여 哭함이 마땅히 지극히 애통해야 하니, 다른 사람과 견줄 것이 아님을 말씀하신 것이다.


*胡氏曰 “痛惜之至 施當其可 皆情性之正也.”

胡氏가 말했다. “애통하고 애석해함이 지극하면서도 베푸는 것이 옳음에 맞으니, 이는 다 情性의 올바름이다.”

-孔子는 顔淵의 죽음을 지극히 슬퍼했지만, 그렇다고 슬픔 때문에 禮를 어기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레를 팔아 外棺을 사고자 청하였으나 거절하였고, 또 顔淵은 厚葬하려 했지만 이 역시 거절하였다.


10. 顔淵 死 門人 欲厚葬之, 子曰 “不可.”

顔淵이 죽자 문인들이 후하게 장례를 치르려 하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안 된다.”


*喪具稱家之有無 貧而厚葬, 不循理也. 故夫子止之.

喪에 쓰는 도구는 가정의 있고 없음의 형편에 맞추는 것이니, 가난한데도 후하게 장례하는 것은 이치를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중지시키신 것이다.

-稱(칭): 알맞다, 맞추다.


•門人 厚葬之

문인들이 후하게 장례를 지냈다.


*蓋顏路聽之.

顏路가 들어주었을 것이다.

-이것을 보면 공자의 제자들이 孔子를 대하는 태도가 어떠하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孔子는 존경받는 스승이었지, 절대적인 권위를 지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子曰 “回也 視予猶父也 予不得視猶子也, 非我也 夫二三子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回(회)는 나를 보기를 아버지처럼 하였으나, 나는 아들처럼 보지 못하였으니,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몇몇 저들이 그렇게 한 것이다.”


*嘆不得如葬鯉之得宜, 以責門人也.

鯉(리)를 장례할 때의 마땅함을 하지 못함을 탄식하신 것이며, 문인을 책망하신 것이다.

-장례는 분수에 맞게 하여야 한다. 후하게 장례를 치를 정도가 아니면 내 아들이라도 후하게 장례를 치르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하게 장례를 치렀으니, 이는 분수에 어긋난 것이며, 내 아들 장례를 치르는 태도가 아니다. 그렇게 한 것은 공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인들에게 있다는 말이다.


11.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季路(=子路)가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섬길 수 없다면 어찌 귀신을 섬길 것인가?”

“감히 죽음에 대해 여쭙니다.”

말씀하시되

“삶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 것인가?”


*問事鬼神, 蓋求所以奉祭祀之意, 而死者人之所必有 不可不知 皆切問也. 然非誠敬足以事人, 則必不能事神. 非原始而知所以生, 則必不能反終而知所以死. 蓋幽明始終 初無二理, 但學之有序 不可躐等. 故夫子告之如此.

귀신 섬김을 물은 것은 제사를 받드는 것의 뜻을 구한 것이요, 죽음이란 사람에게 반드시 있는 것이어서 알지 않으면 안 되니 다 절실한 질문이다. 그러나 정성과 공경이 사람 섬기는 데 충분하지 않으면 반드시 神을 섬길 수 없다. 시초를 근원으로 하여 삶을 알지 못하면 반드시 마침에 돌아가 죽음을 알 수 없다. 幽明과 始終은 애초 두 이치가 없으며, 다만 배움에는 차례가 있어서 등급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이와 같이 말씀해주신 것이다.


*程子曰 “晝夜者 死生之道也. 知生之道 則知死之道, 盡事人之道 則盡事鬼之道. 死生人鬼, 一而二, 二而一者也. 或言夫子不告子路, 不知此乃所以深告之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낮과 밤이 죽음과 삶의 道이다, 삶의 道를 알면 죽음의 道를 하는 것이며, 사람 섬기는 도리를 다하면 귀신 섬기는 도리를 다할 것이다. 죽음과 삶, 사람과 귀신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이다, 혹 夫子께서 子路에게 말씀해주시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이것이 바로 깊이 말씀해주신 것을 모르는 것이다.“


12. 閔子 侍側 誾誾如也 子路 行行如也 冉有 子貢 侃侃如也 子樂.

민자는 옆에 모시고 있을 때 온화하였으며, 자로는 굳세었으며, 염유와 자공은 강직하였는데, 공자는 즐거워하셨다.

-誾誾(은은): 온화하다. -行行(항항): 굳세고 강함. -侃侃(간간): 강직함.


*行行 剛强之貌. 子樂者 樂得英材而教育之.

行行은 굳센 모습이다. 子樂이란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이다.


•“若由也 不得其死然.”

“由(유,자로)는 제대로 죽지 못할 것이다.”


*尹氏曰 子路剛强, 有不得其死之理, 故因以戒之. 其後子路卒死於衛孔悝之難.

尹氏가 말했다. “子路는 강직하여 제대로 죽지 못할 이치가 있었으므로 그래서 경계하셨다. 그 뒤 子路는 孔悝(공리)의 난 때 죽었다.


*洪氏曰 漢書引此句 上有曰字.

洪氏가 말했다. “『漢書』 이 구절을 인용하였는데, 위에 曰字가 있다.”


*或云 上文樂字 卽曰字之誤.

사람은 “(子樂의) 樂字가 곧 曰字의 잘못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