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先進篇 13, 14, 15, 16

서원365 2016. 12. 26. 22:01

13. 魯人 爲長府

노나라 사람이 長府라는 창고를 짓자,


*長府 藏名 藏貨財曰府. 爲 蓋改作之.

長府는 창고 이름인데 財貨를 보관하는 것을 府라고 한다. 爲는 아마도 고쳐서 짓는 것이다.


•閔子騫曰 “仍舊貫如之何 何必改作?”

閔子騫이 말했다.

“옛것을 그대로 함이 어떤가? 하필 고쳐 만들 것인가?”

-仍舊貫(잉구관): 仍(잉)은 거듭, 따름, 인함. 옛것을 그대로 씀. 노나라에서 굳이 고치지 않아도 될 창고를 새로 지었는데, 이렇게 하면 백성들을 힘들게 하므로 閔子騫이 옛것을 그대로 쓰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이다.


*仍 因也. 貫 事也.

仍은 따름이다. 貫은 일이다.


*王氏曰 “改作 勞民傷財. 在於得已 則不如仍舊貫之善.”

王氏(安石)가 말했다. “고쳐지으면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고 재물을 손상한다. 그만 두어도 된다면 옛것을 따르는 좋음만 못하다.”

-王安石(왕안석:1021~1086): 송나라의 개혁 정치가. 중국 장시성(江西省) 출신. 북송 시기의 시인·문필가. 자는 介甫(개보), 호는 半山(반산)이다. 신법(新法)이라는 개혁책을 실시하였으나, 당쟁이 격화되고 정치가 혼란에 빠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함. 당송팔대가 중의 한 사람.


•子曰 “夫人 不言 言必有中.”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저 사람은 말을 하지 않지만, 말을 하면 반드시 맞음이 있다.”


*言不妄發 發必當理 惟有德者能之.

말을 함부로 하지 않지만 말하면 반드시 이치에 맞음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14. 子曰 “由之瑟 奚爲於丘之門.”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由(=子路)의 비파를 어찌 나의 문에서 연주하는가?”


*程子曰 “言其聲之不和, 與己不同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그 소리가 조화롭지 못하여 자기와 같지 않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家語云 “子路鼓瑟 有北鄙殺伐之聲.” 蓋其氣質剛勇 而不足於中和, 故其發於聲者如此.

『孔子家語』에 “子路가 비파를 연주하자 북쪽 변방의 살벌한 소리가 있었다.”고 했다. 그 기질이 굳세고 용맹하여 中和에 부족했으므로 소리에 나타남이 이와 같았을 것이다.


門人 不敬子路, 子曰 “由也 升堂矣 未入於室也.”

문인이 자로를 공경하지 않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由는 堂에는 올랐지만 아직 방에는 들지 못했다.”

-子路의 비파 솜씨가 아직 높은 경지에는 오르지 못했음을 말하자, 이를 들은 문인들이 子路를 공경하지 않았다. 그러자 孔子가 비록 비파를 타는 솜씨는 그러하지만 子路가 道의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말한 것이다.


*門人以夫子之言, 遂不敬子路, 故夫子釋之. 升堂入室 喻入道之次第. 言子路之學 已造乎正大高明之域, 特未深入精微之奧耳, 未可以一事之失而遽忽之也.

門人들이 夫子의 말씀 때문에 마침내 子路를 공경하지 않으므로, 夫子께서 풀어주신 것이다. 堂에 오르고 방에 듦은 道에 드는 차례를 비유한 것이다. 子路의 학문이 이미 바르고 크며 높고 밝은 경지에 이르렀지만 정미하고 심오한 것에 깊이 들지 못했을 뿐이니 한 가지 일 때문에 갑자기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됨을 말씀하신 것이다.

-遽(거): 갑자기


15. 子貢問 “師與商也孰賢?” 子曰 “師也 過, 商也 不及.”

자공이 물었다.

“師와 商은 누가 낫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師는 지나치고 商은 미치지 못한다.”

-師(사)는 子張(자장)이고, 商(상)은 子夏(자하)이다.


*子張才高意廣 而好爲苟難 故常過中. 子夏篤信謹守 而規模狹隘 故常不及.

子張은 재주고 높고 뜻이 넓으나 구차하고 어려운 것을 하기를 좋아하므로 늘 中庸에 지나쳤다. 子夏는 독실히 믿고 삼가 지키지만 규모가 좁아 늘 미치지 못하였다.


•曰 “然則師愈與?”

“그러면 師가 낫습니까?”


*愈 猶勝也.

愈는 나음과 같다.


•子曰 “過猶不及”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지나침과 미치지 못함은 같다.”


*道以中庸爲至. 賢․知之過 雖若勝於愚不肖之不及 然其失中則一也.

道는 中庸을 지극함으로 삼는다. 賢者와 知者의 지나침이 비록 어리석은 사람과 不肖한 사람의 미치지 못함보다 나은 것 같으나 中庸을 잃은 것은 한 가지이다.


*尹氏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夫過與不及 均也, 差之毫釐 繆以千里. 故聖人之教 抑其過 引其不及, 歸於中道而已.”

尹氏가 말했다. “中庸의 덕이 됨이 지극하구나. 지나침과 미치지 못함이 같으니, 털끝만한 차이가 천리나 어긋나게 된다. 그러므로 聖人의 가르침은 그 지나침을 억제하고 미치지 못함을 끌어 中道에 돌아가게 할 뿐이다.”


16. 季氏富於周公 而求也 爲之聚斂而附益之.

季氏가 주공보다 부유한데도 求(구)는 그를 위해 세금을 많이 거두어 더욱 부유하게 하였다.

-求(구): 冉求(염구)이다.


*周公以王室至親 有大功 位冢宰 其富宜矣. 季氏以諸侯之卿 而富過之 非攘奪其君刻剝其民 何以得此. 冉有爲季氏宰, 又爲之急賦稅以益其富.

周公은 왕실의 가까운 친척이며 큰 공이 있으니 冢宰(총재)자리에 있으니 그가 부유한 것은 마땅하다. 季氏는 제후의 卿으로서 부유함이 더 하니, 그 君主의 것을 훔쳐 빼앗고, 백성들의 것을 긁어모으지 않았다면 어찌 이것을 얻었을 것인가? 冉有는 季氏의 가신이 되어 또다시 세금을 급하게 거두어 그의 富를 더하게 했다.

-冢(총): 무덤, 언덕, 크다, 맏. -攘(양): 훔치다, 덜다, 물리치다, 제거하다. 剝(박): 벗기다.


•子曰 “非吾徒也. 小子 鳴鼓而攻之 可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는 무리가 아니다. 제자들아. 북을 울려 성토함이 옳다.”

-위정자가 되어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이를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면 마땅히 鳴鼓而攻之가 옳다.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부유한 자는 이미 있는 좋은 조건 때문에 더욱 좋아지고, 가난한 자는 이미 불리한 조건 때문에 더욱 힘든 것이 이치이다. 그렇다면 위정자는 그 격차를 줄이는 정책을 써야함에도 오히려 상류층과 대기업 편을 든다면 그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하는 위정자가 아니다. 더구나 각종 제도가 상류층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는데도 이를 버려두는 것은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非吾徒, 絕之也. 小子鳴鼓而攻之 使門人聲其罪以責之也. 聖人之惡黨惡而害民也如此. 然師嚴而友親 故已絕之, 而猶使門人正之, 又見其愛人之無已也.

내 무리가 아니라는 것은 그를 끊음이다. 小子야 북을 울려 성토하라는 것은 門人들에게 그의 죄를 성토하여 꾸짖게 하신 것이다. 聖人께서 악한 사람과 무리지어 백성을 해롭게 하는 것을 미워하심이 이와 같았다. 그러나 스승은 엄하고 벗은 친하므로 이미 끊고서도 오히려 門人으로 하여금 바로 잡게 하셨으니, 또한 사람을 사랑하여 그침이 없음을 볼 수 있다.


*范氏曰 “冉有以政事之才 施於季氏. 故爲不善至於如此 由其心術不明 不能反求諸身 而以仕爲急故也.”

范氏가 말했다. “冉有가 政事의 재주를 季氏에게 시행였다. 그러므로 不善함이 이와 같음에 이르렀으니, 그 마음이 밝지 못하기 때문에 돌이켜 자기에게서 찾지 못하고 벼슬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