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顔淵篇 3, 4, 5, 6

서원365 2016. 12. 27. 18:48

3. 司馬牛 問仁.

司馬牛가 仁을 묻자,


*司馬牛 孔子弟子 名犁 向魋之弟.

司馬牛는 공자의 제자이며 이름은 犁(리), 向魋(상퇴)의 동생이다.

-犁(리) 얼룩소, (려) 쟁기


•子曰 “仁者 其言也訒.”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사람은 그 말을 참아 어렵게 한다.”

-訒(인): 말을 더듬다. 사마우가 말이 많고 조급해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訒 忍也 難也. 仁者心存而不放 故其言若有所忍而不易發 蓋其德之一端也. 夫子以牛多言而躁 故告之以此 使其於此而謹之, 則所以爲仁之方, 不外是矣.

訒은 참음이며, 어려움이다. 仁者는 마음을 보존하고 놓지 않으므로 그 말이 참는 바가 있어서 쉽게 내지 못하는 것 같으니 그 德의 한 부분이다. 夫子께서 牛가 말이 많고 조급하므로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그로 하여금 이것에 삼가게 하신 것이니, 그렇다면 仁을 하는 방법이 이것에 벗어나지 않는다.


•曰 其言也訒 斯謂之仁矣乎. 子曰 爲之難 言之得無訒乎

“그 말을 어렵게 하면 이것을 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행하기 어려우니 말을 참아서 하지 않을 수 있는가?”


*牛意仁道至大 不但如夫子之所言. 故夫子又告之以此. 蓋心常存 故事不苟, 事不苟 故其言自有不得而易者, 非强閉之而不出也.

牛는 仁道가 지극히 크므로 다만 夫子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또 이처럼 말씀해주신 것이다. 대개 마음을 늘 보존하므로 일이 구차하지 않으며, 일이 구차하지 않으므로 그 말이 저절로 쉽게 할 수 없음이 있는 것이니 억지로 입을 닫고 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楊氏曰 “觀此及下章再問之語 牛之易其言可知.”

楊氏가 말했다. “이것 및 아래 章에서 다시 묻는 말을 관찰해볼 때 牛가 그 말을 쉽게 함을 알 수 있다.”


*程子曰 “雖爲司馬牛多言故及此, 然聖人之言, 亦止此爲是.”

程子(伊川) 말씀하셨다. “비록 馬牛가 말이 많기 때문에 이를 언급하신 것이나 성인의 말씀이 여기에서 그쳐도 옳은 것이다.”


*愚謂牛之爲人如此 若不告之以其病之所切 而泛以爲仁之大槪語之, 則以彼之躁 必不能深思以去其病 而終無自以入德矣. 故其告之如此. 蓋聖人之言 雖有高下大小之不同 然其切於學者之身 而皆爲入德之要 則又初不異也. 讀者其致思焉.

내가 생각하건대, 牛의 사람됨이 이와 같으니 그 병통의 간절함으로써 말해주지 않고 仁을 하는 대개를 두루 말해준다면, 그는 조급하여 반드시 깊이 생각하여 그 병통을 제거하지 않고 마침내 德에 스스로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말씀해주셨다. 대개 聖人의 말씀은 비록 高下와 大小의 같지 않음이 있지만 배우는 사람 그 자신에게 간절하여, 다 德에 들어가기 위한 요점은 애초 다르지 않다. 읽은 사람은 그 생각을 지극히 해야 할 것이다.

-泛(범): 두루


4. 司馬牛 問君子 子曰 “君子 不憂不懼.”

사마우가 군자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向魋作亂 牛常憂懼, 故夫子告之以此夫.

向魋(상퇴)가 난을 일으키자 牛가 늘 근심하고 두려워했으므로 夫子께서 이로써 말씀해주셨다.

-군자는 道에 맞는가를 생각할 뿐 위협 때문에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曰 “不憂不懼 斯謂之君子矣乎?” 子曰 “內省不疚 夫何憂何懼?”

“근심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면 이것을 군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안으로 살펴 병이 없다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할 것인가?”

-內省不疚(내성불구): 疚(구)는 오랜 병, 마음이 괴롭거나 꺼림직 함. 內省不疚는 자신을 돌아보아 떳떳함을 말한다.


*牛之再問 猶前章之意 故復告之以此. 疚 病也 言由其平日所爲無愧於心 故能內省不疚, 而自無憂懼, 未可遽以爲易而忽之也.

牛가 다시 질문한 것은 앞 章의 뜻과 같다. 그래서 다시 이로써 말씀해주신 것이다. 疚는 병통인데, 평소에 행하는 것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 때문에 안으로 살펴 꺼림칙한 것이 없어서 저절로 근심과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 대번에 쉽게 여겨서 가볍게 여겨서 되는 것이 아님을 말씀하신 것이다.


*晁氏曰 “不憂不懼 由乎德全而無疵. 故無入而不自得 非實有憂懼而强排遣之也.”

晁氏가 말했다.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음은 德이 온전하여 흠이 없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들어가는 곳마다 자득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니, 실제로 근심과 두려움이 있는데도 억지로 배척하여 보내는 것이 아니다.”


5. 司馬牛憂曰 “人皆有兄弟 我獨亡.”

사마우가 근심하며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 없구나.”


*牛有兄弟而云然者 憂其爲亂而將死也.

牛는 형제가 있었지만 그렇게 말한 것은 그들이 난을 일으켜 장차 죽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子夏曰 “商 聞之矣

자하가 말했다.

“商(=子夏)이 들으니


*蓋聞之夫子

아마도 夫子께 들은 듯하다.


•死生有命 富貴在天.

살고 죽음에 명이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렸다.


*命稟於有生之初 非今所能移. 天莫之爲而爲 非我所能必. 但當順受而已.

命은 처음 날 때 받는 것이며, 내가 지금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은 그렇게 되도록 함이 없는데도 된 것이니, 내가 꼭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따라서 받아들일 뿐이다.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

“군자가 공경하고 잃음이 없으며, 남과 함께 공손하고 禮가 있다면 四海의 안이 모두 형제일 텐데,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걱정할 것인가?”


*旣安於命 又當修其在己者. 故又言苟能持己以敬而不間斷 接人以恭而有節文 則天下之人皆愛敬之 如兄弟矣. 蓋子夏欲以寬牛之憂, 故爲是不得已之辭, 讀者不以辭害意 可也.

이미 天命을 편안히 여기고 또 자기에게 있는 것을 마땅히 닦아야 한다. 그러므로 또 말하길 “참으로 몸가짐을 敬으로써 하고 間斷함이 없으며, 사람들 대함에 공경으로써 하고 節文이 있게 하면, 천하의 사람들이 다 사랑하고 공경하기를 형제처럼 한다.”고 한 것이다. 子夏는 牛의 근심을 풀어주고자 하였으므로 부득이한 말을 한 것이니, 읽는 사람은 말만으로 뜻을 해치지 않는 것이 좋다.


*胡氏曰 “子夏四海皆兄弟之言 特以廣司馬牛之意 意圓而語滯者也. 惟聖人則無此病矣. 且子夏知此而以哭子喪明, 則以蔽於愛而昧於理, 是以不能踐其言爾.”

胡氏가 말했다. “子夏의 四海가 다 형제라는 말은 특별히 司馬牛의 말을 달래려고 한 말이니, 뜻은 원만하나 말은 막힌다. 오직 聖人이라면 이런 병통이 없다. 또 子夏가 이것을 알았으나 아들 喪을 곡하다가 실명하였으니, 이는 사랑에 가려져서 이치에 어두웠던 것이니, 이러므로 그 말을 실천할 수 없었던 것이다.”

-孔子의 생각은 墨子나 예수처럼 부모 형제와 남을 똑 같이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간을 남보다 귀히 여기는 것은 자연스런 마음이여, 이런 마음을 사회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로 그가 생각한 것이다.


6. 子張 問明 子曰 “浸潤之譖 膚受之愬 不行焉 可謂明也已矣. 浸潤之譖 膚受之愬 不行焉 可謂遠也已矣.”

자장이 밝음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서서히 젖어들 듯 하는 참소와 피부로 받는 하소연을 행하지 않는다면 밝다고 말할 수 있다. 서서히 젖어들 듯 하는 참소와 피부로 받는 하소연을 행하지 않는다면 멀다고 말할 수 있다.”

-浸潤(침윤): 浸은 담그다. 潤은 젖다. 浸潤之譖(참)은 서서히 젖어들듯 못 느끼게 참소하는 것을 말한다. 대개 이런 참소는 언뜻 보면 참소할 대상을 위해주는 척, 칭찬하는 척, 또는 그렇게 중대한 일이 아닌 것처럼 하면서 간간히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구분하여 판단하기가 어렵다.

-膚受之愬(부수지소): 피부로 받는 하소연이란 그 하소연이 아주 심각하고 절절한 것처럼 느껴지는 하소연을 말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심각하고 절절하게 말하면 자기도 모르게 심각하지 않은 상황을 심각하게 보아 들어주게 된다.


*浸潤 如水之浸灌滋潤 漸漬而不驟也. 譖 毀人之行也. 膚受 謂肌膚所受 利害切身. 如易所謂 剝床以膚, 切近災 者也. 愬 愬己之冤也. 毀人者漸漬而不驟 則聽者不覺其入 而信之深矣. 愬冤者急迫而切身 則聽者不及致詳, 而發之暴矣. 二者難察而能察之 則可見其心之明 而不蔽於近矣. 此亦必因子張之失而告之, 故其辭繁而不殺 以致丁寧之意云.

浸潤은 마치 물을 대서 불고 젓는 것처럼 서서히 담겨 급하지 않은 것이다. 譖(참)은 남을 헐뜯는 행위이다. 膚受(부수)는 피부로 받는 것처럼 利害가 자기에게 절실한 것이다. 『周易』剝卦에 이른 바 “床을 깎다가 살에 미쳐서 재앙에 매우 가깝다.”란 것이다. 愬는 자기의 억울함을 일러바치는 것이다. 남을 헐뜯는 것이 서서히 스며들어 급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그 들어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믿는 것이 깊어진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급각하여 몸에 절실하게 하면 듣는 사람은 자세한 것에 미치지 못하고서 성내기를 갑자기 하게 된다. 두 가지는 살피기 어려운데 살필 수 있다면 그 마음이 밝아서 가까운 것에 가려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子張의 결함 때문에 말씀해주신 것이며, 그러므로 그 말씀이 번거로운데도 줄이지 않아서 간곡한 뜻을 다하고 있다.

-滋(자): 불다. -潤(윤): 젓다. -漬(지): 담그다. -驟(취): 급하다. -肌(기): 살가죽, 몸, 살

-愬(소): 하소연하다,  두려워하다, 하소연, 일러바치다.  


*楊氏曰 “驟而語之 與利害不切於身者 不行焉 有不待明者能之也. 故浸潤之譖膚受之愬不行 然後謂之明, 而又謂之遠. 遠則明之至也. 書曰:‘視遠惟明.’”

楊氏가 말했다. “갑자기 하는 말이나 利害가 몸에 절실하지 않은 것을 행하지 않음은 명석한 사람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며드는 참소와 피부로 받는 절실한 하소연을 하지 않은 뒤에야 밝다고 하며, 또한 멀다고 이른다. 멀면 밝음이 지극한 것이다. 『書經』에 말했다. ‘먼 것을 보는 것이 오직 밝은 것이다.’ ”

-겉모습에 흔들리지 않고 사실대로 파악하여 행동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은 반복해서 말하면 그 말에 넘어가며, 또 절실하게 표현하면 그 언동에 넘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것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명석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친하고 소원한 것에 판단이 흐려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판단할 수 있다면 이 역시 명석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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