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顔淵篇 10, 11, 12

서원365 2016. 12. 28. 09:51

10. 子張 問崇德辨惑, 子曰 “主忠信 徙義 崇德也.”

子張이 덕을 높이고 미혹을 분별함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忠과 信을 主로 하고, 의에로 옮김을 덕을 높이는 것이다.”


*主忠信 則本立, 徙義 則日新.

忠과 信을 主로 하면 근본이 서며, 義로 옮기면 날로 새로워진다.


•愛之 欲其生 惡之 欲其死, 旣欲其生 又欲其死 是惑也.

사랑하면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면 죽기를 바라니, 이미 살기를 바라면서 또 죽기를 바란다면 이것이 바로 미혹된 것이다.

-旣欲其生 又欲其死(기욕기생 우욕기사): 이미 살기를 바라면서 다시 죽기를 바란다는 것은, 백성을 사랑한다면서 그에 맞게 정책과 정사를 하지 않고 반대로 힘들게 하는 것을 말한다.


*愛惡 人之常情也. 然人之生死有命 非可得而欲也. 以愛惡而欲其生死, 則惑矣. 旣欲其生, 又欲其死, 則惑之甚也.

사랑하고 미워함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삶과 죽음은 天命에 있으니, 바란다고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미워함에 따라서 그 살고 죽기를 바란다면 미혹된 것이다. 이미 살기를 바라면서 또 죽기를 바란다면 미혹됨이 심하다.


•誠不以富 亦祇以異.”

참으로 부유하지도 않고 다만 이상함만 취할 뿐이다.”

-祇(지): 다만. 기라고 읽을 때는 땅 귀신을 뜻함. 이 구절은 시경의 구절이다. 앞의 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분명치 않다.


-我行其野(아행기야): 내가 벌판을 걸으니

蔽芾其樗(폐불기저): 가죽나무 무성하게 그늘졌구나.

婚姻之故(혼인지고): 혼인의 일로

言就爾居(언취이거): 그대 집에 와서 산다네.

爾不我畜(이불아축): 그대 나를 돌보지 않아

復我邦家(부아방가): 우리나라로 돌아가리라.

-樗(저): 가죽나무 -芾(비): 우거지다.

我行其野(아행기야): 내가 벌판을 걸으며

言采其蓫(언채기축): 소리쟁이를 캐노라

婚姻之故(혼인지고): 혼인의 일로

言就爾宿(언취이숙): 그대 집에 와서 묵는다네.

爾不我畜(이불아축): 그대 나를 돌보지 않아

言歸思復(언귀사부): 돌아가리라 다시 돌아가리라

-蓫(축) :소리쟁이

我行其野(아행기야): 내 벌판을 걸으며

言采其葍(언채기복): 순무를 캐노라

不思舊姻(불사구인): 이미 혼인한 것 생각 않고

求爾新特(구이신특): 그대는 신부를 다시 구한다

成不以富(성불이부): 부자가 되지도 않았으면서

亦祇以異(역기이이): 또한 이상한 것만 찾는구나.

  -葍(복): 메꽃


*此詩小雅我行其野之辭也. 舊說 夫子引之 以明欲其生死者不能使之生死, 如此詩所言, 不足以致富而適足以取異也.

이것은 『詩經』 「小雅篇」의 我行其野의 말이다. 舊說에는 “夫子께서 인용하셔서 살고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상대를 살고 죽게 할 수 없으니, 이 시에서 말한 것처럼, 富를 이루지 못하고 다만 남에게 이상하다고 의심을 받게 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程子曰 “此錯簡 當在第十六篇齊景公有馬千駟之上. 因此下文亦有齊景公字而誤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錯簡이며, 마땅히 第16篇 齊景公有馬千駟의 위에 있어야 한다. 이 밑의 글에 또한 齊景公이란 字가 있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楊氏曰 “堂堂乎張也, 難與並爲仁矣, 則非誠善補過不蔽於私者, 故告之如此.”

楊氏가 말했다. “당당하다, 子張이여, 더불어 仁을 하기 어려우니, 그렇다면 善에 충실하고 허물을 보완하여 私에 가리는 자가 아니니, 그러므로 이렇게 말씀해주신 것이다.”

-堂堂乎張也(당당호장야) 難與並爲仁矣(난여병위인의): 이말은 「子張篇」第16章에 나온다.


11. 齊景公 問政於孔子,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사를 묻자,


*齊景公 名杵臼. 魯昭公末年 孔子適齊.

齊나라 景公은 이름이 杵臼(저구)이다. 魯나라 昭公 말년에 孔子께서 齊나라에 가셨었다.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공자가 대답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합니다.”

-君君(군군): 임금이 임금답게 마음을 가지며, 임금답게 처신하고 임금의 역할을 제대로 함.


*此人道之大經 政事之根本也. 是時景公失政 而大夫陳氏厚施於國. 景公又多內嬖 而不立太子. 其君臣父子之間 皆失其道 故夫子告之以此.

이것은 人道의 큰 법이요 政事의 근본이다. 이 당시에 景公이 政權을 잃어서 大夫인 陳氏가 나라에 후하게 베풀었다. 景公은 또 안으로 총애하는 많은 여자가 있어서 태자를 세우지 못했다. 그 군신과 부자의 사이가 다 그 道理를 잃었으므로 이로써 말씀해주신 것이다.

-景公失政~(경공실정): 失政은 정권을 잃어서 군주의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며, 후하게 베풀었다는 것은 大夫 陳氏가 백성들에게 곡식을 방출할 때는 말을 고봉으로 되어 주고, 받을 때는 평말로 받았음을 이르는 바, 이 내용은 『春秋左傳』昭公 3年條와 26年條에 보인다. -成百曉


•公曰 “善哉. 信如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

경공이 말했다.

“훌륭하십니다. 참으로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며,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다면, 비록 곡식이 있어도 내가 먹을 수가 있겠습니까?”


*景公善孔子之言而不能用 其後果以繼嗣不定 啓陳氏弒君篡國之禍.

景公은 孔子의 말씀을 좋게 여기면서도 쓰지 못해서, 그 뒤 後嗣者를 정하지 못하여 陳氏가 군주를 시해하고 나라를 찬탈하는 禍를 열어주었다.


*楊氏曰 “君之所以君 臣之所以臣 父之所以父 子之所以子 是必有道矣. 景公知善夫子之言, 而不知反求其所以然, 蓋悅而不繹者. 齊之所以卒於亂也.”

楊氏가 말했다. “군주가 군주 된 이유와 신하가 신하된 이유와 아버지가 아버진 이유, 아들이 아들 된 이유, 이것은 반드시 道理가 있는 것이다. 景公이 夫子의 말씀을 좋게 여길 줄은 알았으나 돌이켜 왜 그러게 되는지를 찾을 줄 몰라서, 기뻐하였지만 풀지를 못한 사람이었다. 齊나라가 이 때문에 亂으로 끝나고 만 것이다.


12. 子曰 “片言 可以折獄者 其由也與.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다 듣지 않고 옥사를 결단하는 사람은 바로 由(유, 자로)이다.”

-可以折獄者(가이절옥자): 折은 결단을 내린다는 뜻이다. 결단을 내려도 더 이상 송사한 사람들이 불평을 하지 않고 따른다는 뜻이다.


*片言 半言, 折 斷也. 子路忠信明決 故言出而人信服之, 不待其辭之畢也.

片言은 반 마디 말이며, 折은 결단이다. 子路는 성실하고 미덥게 하고 밝게 결정하였으므로 말이 나가면 사람들이 믿고 복종하여, 그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은 것이다.


•子路 無宿諾.”

子路는 승낙한 것에 묵힘이 없었다.”


*宿 留也, 猶宿怨之宿. 急於踐言 不留其諾也. 記者因夫子之言而記此 以見子路之所以取信於人者 由其養之有素也.

宿은 묵힘이니, 宿怨이라고 할 때의 宿과 같다. 말을 실천함에 급하고 그것을 승낙함에 묵혀두지 않은 것이다. 적은 사람은 夫子의 말씀에 따라 이것을 기록했는데, 子路가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은 것은 그 기름이 평소의 것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나타낸 것이다.


*尹氏曰 “小邾射以句繹奔魯, 曰 ‘使季路要我, 吾無盟矣.’ 千乘之國 不信其盟 而信子路之一言, 其見信於人可知矣. 一言而折獄者 信在言前 人自信之故也. 不留諾 所以全其信也.”

尹氏가 말했다. “작은 나라인 邾(주)나라 大夫인 射(역)이 句繹 땅을 가지고 魯나라로 도망쳐서 말했다. ‘만약 季路(=子路)가 나와 약속한다면 나는 맹약을 않겠다.’ 千乘의 나라도 그 맹약을 믿지 않은데, 子路의 말은 믿었으니 사람들에게 보인 그의 신뢰를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獄事를 결단내릴 수 있었던 것은 신뢰가 말하기 전에 있어서 사람들이 저절로 그를 믿었기 때문이다. 승낙할 것을 묵힘이 없었음은 그 신뢰를 온전히 한 것이다.”

-要(요): 약속하다.

-吾無盟矣(오무맹의): 굳이 盟約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자로의 말을 깊이 믿으므로 자로가 약속하면 盟約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