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顔淵篇 22, 23, 24

서원365 2016. 12. 28. 12:57

22. 樊遲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樊遲가 仁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智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아는 것이다.”


*愛人 仁之施. 知人 知(智)之務.

사람을 사랑함은 仁을 베풂이다. 사람을 앎은 智의 일이다.


•樊遲未達.

번지가 통달하지 못하자


*曾氏曰 “遲之意 蓋以愛欲其周 而知有所擇, 故疑二者之相悖耳.”

曾氏(幾)가 말했다. “遲는 사랑은 두루 하고자 하는 것인데 知는 선택함에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두 가지가 서로 어긋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曾幾(1085~1166): 字는 吉甫,스스로 茶山居士라 불렀다. 南宋의 시인. 선조는 赣州(공주) 사람이다.禮部侍郎 등을 역임.

-사랑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두루 하는 것이고, 知는 사람의 능력과 도덕을 살펴 선택하는 것이므로 서로 모순되지 않는가라고 樊遲는 생각하였다는 말이다.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정직한 자를 들어 쓰고 굽은 자를 버리면 굽을 자를 곧게 할 수 있다.”

-擧直錯諸枉(거직조제왕): 錯는 버린다는 뜻. 사람을 아는 것이다.

-能使枉者直(능사왕자직): 부정한 자를 곧게 하니 이것이 바로 仁이다.


*擧直錯枉者 知也, 使枉者直 則仁矣. 如此 則二者不惟不相悖而反相爲用矣.

 정직한 사람을 들어 쓰고 굽은 자를 버리는 것이 智요, 굽은 자로 하여금 곧게 하면 仁이다. 이와 같으면 두 가지는 서로 모순되지 않고 도리어 서로 쓰임이 된다.


•樊遲退 見子夏曰 “鄕(曏)也 吾見於夫子而問知,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何謂也?”

번지가 물러나 자하를 만나 물었다.

“지난번에 내가 스승님을 뵙고 智를 여쭈니 말씀하셨어. ‘정직한 자를 들어 쓰고 굽은 자를 버리면 굽을 자를 곧게 할 수 있다.’고.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鄕也(향야) : 曏(향 : 앞서)와 통함.


*遲以夫子之言 專爲知者之事, 又未達所以能使枉者直之理.

遲는 夫子의 말씀을 오로지 智者의 일이라고 여겼고, 또 굽은 사람으로 하여금 곧게 하는 이치에 통달하지 못했다.


•子夏曰 “富哉 言乎.

자하가 말했다.

“풍부하도다. 이 말씀이여.


*歎其所包者廣 不止言知.

그 내포된 것이 넓고 智를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감탄하였다.


•舜有天下 選於衆 擧皐陶 不仁者遠矣, 湯有天下 選於衆 擧伊尹 不仁者遠矣.“

순임금께서 천하를 소유할 때 무리 중에서 뽑아 皐陶(고요)를 쓰시니 어질지 않은 자들이 사라졌고, 탕 임금께서 천하를 소유할 때 무리 중에서 뽑아 伊尹(이윤)을 쓰시니 어질지 않은 자들이 사라졌다.”


*伊尹 湯之相也. 不仁者遠 言人皆化而爲仁, 不見有不仁者 若其遠去爾, 所謂使枉者直也. 子夏蓋有以知夫子之兼仁知而言矣.

伊尹은 湯임금의 재상이다. 어질지 않은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람들이 다 교화되어 仁을 행하여, 어질지 않은 사람이 있음을 볼 수 없어서 멀리 사라졌다는 말이니, 이른 바 굽은 자로 하여금 곧게 하는 것이다. 子夏는 夫子께서 仁과 智를 겸하여 말씀하신 것을 알았던 것이다.


*程子曰 “聖人之語 因人而變化. 雖若有淺近者 而其包含無所不盡 觀於此章可見矣. 非若他人之言 語近則遺遠, 語遠則不知近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聖人의 말씀은 사람에 따라서 바뀐다. 비록 淺近함이 있는 것 같아도 포함하는 것이 다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 章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 가까운 것을 말하면 먼 것을 빠뜨리고, 먼 것을 말하면 가까운 것을 빠뜨리는 것과 같지 않다.”


*尹氏曰 “學者之問也 不獨欲聞其說, 又必欲知其方. 不獨欲知其方 又必欲爲其事. 如樊遲之問仁知也, 夫子告之盡矣 樊遲未達 故又問焉 而猶未知其何以爲之也. 及退而問諸子夏, 然後有以知之. 使其未喻 則必將復問矣. 旣問於師 又辨諸友, 當時學者之務實也如是.”

尹氏가 말했다. “배우는 사람이 질문함에 다만 그 말만 들으려 할 뿐 아니라, 또한 반드시 그 방법도 알려고 하였다. 다만 그 방법만 알려고 할 뿐만 아니라, 또 반드시 그 일을 하려고 하였다. 樊遲가 仁과 智를 물음에 夫子께서 말씀해주심을 다하셨으나, 樊遲가 통달하지 못하였으므로 또 물었으나 아직도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다. 물러나서 子夏에게 물은 뒤에야 아는 것이 있었다. 가령 깨닫지 못했다면 반드시 다시 물으려 했을 것이다. 이미 스승에게 묻고 또 벗에게 말했으니, 당시 배우는 사람이 실제에 힘씀이 이와 같았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인사는 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인재를 제대로 등용하면 나라가 편안해지고, 나라가 편안하면 백성이 편안해진다. 그런데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瑕疵(하자)가 있는데도 등용하면, 아첨하는 무리들이 들끓게 되고, 정직한 자를 등용하고 부정한 자를 내치면 저절로 사회 풍토가 맑아진다. 그러므로 능력 있고 바른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야말로 일을 잘 수행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바르게 하고 분발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仁의 실천 방법이다.


23. 子貢 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자공이 벗을 사귐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을 다해 말해주고, 잘 말해서 인도해주되, 할 수 없으면 멈추어 스스로 욕됨이 없게 해야 한다.”


*友所以輔仁 故盡其心以告之 善其說以道之. 然以義合者也 故不可則止. 若以數而見疏 則自辱矣.

벗은 仁은 돕는 것이니 그 마음을 다하여 말해주고 그 말을 잘해서 인도할 것이다. 그러나 의리로 합한 사람이므로 안 되면 멈춘다. 만약 자주 말해주다가 소원함을 당하면 스스로 욕된다.


24. 曾子曰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

증자가 말했다.

“군자는 글(학문)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仁을 돕는다.”


*講學以會友 則道益明, 取善以輔仁 則德日進.

학문을 익힘으로써 벗을 모으면 도가 더욱 밝아지고, 善을 취하여 仁은 도우면 德이 날로 진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