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路篇 1, 2, 3

서원365 2016. 12. 28. 14:50

◎ 子路 第十三

*凡三十章

모두 30章이다.

1. 子路問政 子曰 “先之勞之.”

子路가 정치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앞장서며 수고하라.”


*蘇氏曰 “凡民之行 以身先之 則不令而行. 凡民之事 以身勞之 則雖勤不怨.”

蘇氏(軾)가 말했다. “모든 백성들의 행실은 내가 몸소 앞장서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진다. 모든 백성의 일은 내가 몸소 애쓰면 비록 수고로워도 원망하지 않는다.”

-勤(근): 수고롭다.


•請益 曰 “無倦.”

더 말해주기를 청하자 말했다.

“게으르지 마라.”

-無倦(무권): 바로 위 「顔淵篇」에서도 居之無倦(거지무권)을 강조하여 정치하는 사람은 게을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政事(정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자기 생활을 사사롭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단순히 개인의 직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게을러서는 안 된다.


*吳氏曰 “勇者喜於有爲而不能持久 故以此告之.”

吳氏가 말했다. “용맹스러운 사람은 할 것이 있으면 기뻐하자 오랫동안 버티지를 못하므로, 이렇게 말씀해주신 것이다.”


*程子曰 “子路問政 孔子旣告之矣. 及請益, 則曰‘無倦而已’ 未嘗復有所告 姑使之深思也.”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子路가 政事를 묻자 孔子께서 이미 말씀해주셨다. 더 말씀해주실 것을 청함에 이르러서는 ‘게으르지 말라’고만 하셨을 뿐, 다시 말씀해주신 것이 없으니, 우선 깊이 생각하게 하신 것이다.”

-공적인 일을 함에 있어서 설령 좀 나쁜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한 것을 알면 국민들은 그렇게 나무라지 않는다. 그러나 열심히 하지 않거나 다른 것에 관심을 가져 그 일에 관심이 없었음을 알면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


2. 仲弓 爲季氏宰 問政, 子曰 “先有司 赦小過 擧賢才.”

중궁이 季氏의 가신이 되어 정치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有司(유사)에게 시키고 작은 허물은 용서하고 어진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有司(유사) : 가신들 중 각각의 직책을 가진 자를 말하며, 宰(재)는 이를 모두 겸한다. 宰는 유사의 윗사람이니, 윗사람이 일을 하는 요령을 설명한 것이다.


*有司 衆職也. 宰兼衆職 然事必先之於彼 而後考其成功, 則己不勞而事畢擧矣. 過 失誤也. 大者於事或有所害 不得不懲, 小者赦之 則刑不濫而人心悅矣. 賢 有德者. 才 有能者. 擧而用之 則有司皆得其人而政益修矣.

有司는 여러 직책이다. 宰는 여러 일을 통솔하지만 일은 반드시 유사에게 먼저 하게하고 뒤에 이룬 功을 살피면, 자기는 수고하지 않고도 일이 모두 거행될 것이다. 過는 실수로 잘못함이다. 큰 것은 일에 혹 해로울 수 있으니 징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작은 것은 용서해주면 형벌이 남용되지 않아서 민심이 기뻐할 것이다. 賢은 德이 있는 사람이고, 才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 들어서 쓰면 有司가 다 모두 적임자를 얻어서 정사가 더욱 닦여질 것이다.

-兼(겸): 겸하다, 아울러.


•曰“焉知賢才而擧之?” 曰 “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어떻게 어진 이를 알아 등용하겠습니까?”

“네가 아는 어진 이를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어진 이를 사람들이 버려두겠는가?”

-아는 사람 중에 어진 이를 골라 쓰면, 사람들이 어진 이를 등용하는 줄을 알고, 어진 이를 추천한다는 말이다.


*仲弓慮無以盡知一時之賢才 故孔子告之以此.

仲弓이 한 세사으이 賢才를 다 알지 못할까봐 염려하였으므로 孔子께서 이로써 말씀해주신 것이다.


*程子曰 “人各親其親, 然後不獨親其親. 仲弓曰‘焉知賢才而擧之?’ 子曰 ‘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便見仲弓與聖人用心之大小. 推此義, 則一心可以興邦, 一心可以喪邦, 只在公私之間爾.”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각기 그 가까운 사람을 가까이 한 뒤에 가까운 사람만을 친하지 않는다. 仲弓이 ‘어찌 賢才를 알아서 등용합니까?’라고 하자, 孔子께서 ‘네가 아는 사람을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사람을 사람들이 버려두겠는가?’라고 하셨으니, 여기서도 仲弓과 聖人의 마음 씀의 크고 작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뜻을 추론해보면, 한 마음으로써 나를 일으킬 수 있고, 한 마음으로써 나라를 잃게 할 수 있음이 단지 公과 私의 사이에 있을 뿐이다.”


*范氏曰 “不先有司 則君行臣職矣, 不赦小過 則下無全人矣, 不擧賢才 則百職廢矣. 失此三者, 不可以爲季氏宰, 況天下乎?”

范氏가 말했다. “먼저 有司에게 시키지 않는다면 군주가 신하의 일을 하게 되고, 작은 허물을 용서하지않으면 아래에 온전한 사람이 없을 것이요, 賢才를 등용하지 않으면 백 가지 직책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잃으면 季氏의 가신도 될 수 없는데 하물며 천하이겠는가?”


3. 子路曰 “衛君 待子而爲政 子將奚先?”

자로가 말했다.

“衛(위)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치를 할 것인데,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먼저 하실 것입니까?”


*衛君 謂出公輒也. 是時魯哀公之十年 孔子自楚反乎衛.

衛君은 出公 輒(첩)을 이른다. 이 때가 魯나라 哀公 10년이며, 孔子께서 楚나라로부터 衛나라로 돌아오셨다.


•子曰 “必也正名乎.”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 잡겠다.”

-당시 衛君인 出公이 자기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할아버지를 아버지로 삼아 문란하였다고 한다.


*是時出公不父其父而禰其祖 名實紊矣. 故孔子以正名爲先.

이때 出公은 그의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그 할아버지를 아버지로 삼아, 이름과 실제가 문란했다. 그래서 孔子께서 명분을 바로잡는 것을 우선으로 하신 것이다.

-禰(녜): 아비사당.


*謝氏曰 “正名雖爲衛君而言 然爲政之道, 皆當以此爲先.”

謝氏가 말했다. “명분으로 바로잡는 것은 비록 衛나라 군주를 위해 말씀하신 것이지만, 政事를 하는 道는 다 이것으로써 우선으로 해야 한다.”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자로가 말했다.

“이렇습니까? 선생님께서는 현실과 멉니다. 어떻게 바르게 하겠습니까?”

-迂(우) : 멀다.


*迂 謂遠於事情 言非今日之急務也.

迂는 사정에 멂을 이르며, 오늘의 급한 일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


•子曰 “野哉 由也. 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비속하구나 由(=子路)여.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은 제쳐놓는 것이다.”

-蓋(개) : 덮다. 어찌 합.


*野 謂鄙俗. 責其不能闕疑 而率爾妄對也.

野는 鄙俗함이다. 의심스러운 것을 제쳐놓지 못하고 경솔하게 함부로 대함을 책망하신 것이다.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따르지 않고, 말이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名不正(명부정): 이름과 실제가 맞지 않는 것. 예컨대 대통령이라면 대통령다워서 대통령이 대통령 노릇을 제대로 하여야 名이 바른 것이다. 그 반대로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않다면 이는 이름이 바르지 않은 것이다.


*楊氏曰 “名不當其實 則言不順. 言不順 則無以考實而事不成.”

楊氏가 말했다. “이름이 실제에 맞지 않으면 말이 도리에 맞지 않으며, 말이 도리에 맞지 않으면 실제를 살핌이 없어서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禮樂(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며, 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맞지 않으며, 형벌이 맞지 않으면 백성들이 수족을 둘 데가 없다.


*范氏曰 事得其序之謂禮, 物得其和之謂樂. 事不成則無序而不和 故禮樂不興. 禮樂不興, 則施之政事皆失其道, 故刑罰不中.”

范氏가 말했다. “일이 차례대로 되는 것을 禮라고 이르고, 사물이 조화를 얻음을 樂이라고 이른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차례가 없고 조화롭지 못하므로 禮樂이 일어나지 않는다. 禮樂이 흥하지 못하면 政事를 베풂이 다 그 道理를 잃으므로 형벌이 알맞지 못한 것이다.”


•故 君子名之 必可言也, 言之 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그러므로 군자가 이름을 붙이면 반드시 말할 수 있으며, 말을 하면 반드시 행할 수 있으니, 군자가 그 말에 구차함이 없을 뿐이다.”


*程子曰 “名實相須 一事苟 則其餘皆苟矣.”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이름과 실제가 서로를 필요로 하니 한 가지 일이 구차하면 나머지도 다 구차하다.”


*胡氏曰 “衛世子蒯聵恥其母南子之淫亂 欲殺之不果而出奔. 靈公欲立公子郢 郢辭. 公卒 夫人立之 又辭. 乃立蒯聵之子輒, 以拒蒯聵. 夫蒯聵欲殺母 得罪於父, 而輒據國以拒父 皆無父之人也, 其不可有國也明矣.

胡氏가 말했다. “衛나라 世子 蒯聵(괴외)는 그의 어머니 南子의 淫亂함을 부끄럽게 여겨, 죽이고자 하였으나 실행하지 못하고 나라 밖으로 달아났다. 靈公이 公子 郢(영)을 세우려했지만 郢이 사양하였다. 靈 公이 죽자 夫人이 그를 세우려 했지만 또 사양하였다. 이에 蒯聵의 아들 輒을 세워 蒯聵를 막게 하였다. 蒯聵가 어머니를 죽이려 하였으니 아버지에게 죄를 지었고, 輒은 나라에 있으면서 아버지를 막았으니 다 아버지가 없는 사람들이니, 그들이 나라를 소유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夫子爲政, 而以正名爲先. 必將具其事之本末 告諸天王 請于方伯 命公子郢而立之. 則人倫正 天理得 名正言順而事成矣. 夫子告之之詳如此 而子路終不喻也. 故事輒不去 卒死其難. 徒知食焉不避其難之爲義 而不知食輒之食爲非義也.”

(胡氏의 말이 이어짐) 夫子께서 政事를 하심에 명분을 바로 잡는 것을 우선으로 하셨다. 반드시 이 일의 本末을 갖추고 天王(天子)에게 아뢰고 方伯(패권국 제후)에 청하여 公子 郢을 옹립하였을 것이다. 그러면 人倫이 바루어지고 天理을 얻으며 명분이 바루어지고 말은 도리를 따라서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夫子께서 말씀해주신 것의 상세함이 이와 같은데 子路는 마침내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輒을 섬겨 떠나지 않다가 그 난에 죽었다. 다만 녹봉을 먹으면서 그 난을 피하지 않는 것이 義가 되는 것으로만 알고, 輒의 녹봉을 먹는 것이 義가 아님은 알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