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路篇 14, 15, 16, 17

서원365 2016. 12. 29. 05:28

14. 冉子退朝 子曰 “何晏也?” 對曰 “有政.” 子曰 “其事也 如有政 雖不吾以 吾其與聞之.”

冉子가 조정에서 퇴근하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늦었는가?”

“政事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사로운 일일 것이다. 만약 政事가 있었다면 비록 내가 등용되어 있지는 않지만 참여하여 들었을 것이다.”

-其事也(기사야): 事는 국정이 아닌 개인적인 일을 말한다.

-雖不吾以(수불오이): 以는 등용됨을 말한다. 이때 공자는 자리에서 물러나 있었다.

-吾其與聞之(오기예문지): 전임 大夫는 관여하지는 않지만, 국정이 있으면 참가하여 들었었다.


*冉有時爲季氏宰. 朝 季氏之私朝也. 晏, 晚也. 政 國政. 事 家事. 以 用也.

冉有는 그때 季氏의 가신이 되었었다. 朝는 季氏의 개인적인 조정이다. 晏(안)은 늦음이다. 政은 國政이다. 事는 가정 일이다. 以는 씀(등용)이다.


*禮“大夫雖不治事, 猶得與聞國政.” 是時季氏專魯 其於國政, 蓋有不與同列議於公朝, 而獨與家臣謀於私室者. 故夫子爲不知者而言, “此必季氏之家事耳. 若是國政, 我嘗爲大夫, 雖不見用, 猶當與聞. 今旣不聞, 則是非國政也.” 語意與魏徵獻陵之對略相似 其所以正名分 抑季氏 而教冉有之意深矣.

禮에 “(전임) 大夫가 비록 다스리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참여하여 국정을 듣는다.”고 하였다. 이때 季氏가 魯나라를 전횡하여 국정에 대해 同列과 公的인 朝廷에서 논의하지 않고, 홀로 가신과 사적인 방에서 도모하였으므로, 夫子께서 모른 체하고 말씀하시기를 “이것은 반드시 계씨 가정 일일 뿐이다. 만약 이것이 國政이라면 내가 일찍이 大夫였으므로 비록 등용되지는 않지만 오히려 참여하여 들었을 것이다. 지금 이미 듣지 못했으니 이것은 국정이 아니다.”라고 하신 것이다. 말씀의 뜻이 魏徵와 獻陵의 대답과 대략 비슷하니, 명분을 바르게 하고 季氏를 누르며 冉有를 가르치는 뜻이 깊다.

-魏徵獻陵之對(위징헌릉지대): 唐나라 太宗이 부인 文德皇后가 죽자, 그 墓를 昭陵이라고 하고 정원 높은 층대에 만들어놓고 매일 올라가 昭陵을 바라보았다. 하루는 魏徵과 함께 올라가 昭陵을 가리키며 보이는지 물었으나, 魏徵은 눈이 아물거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앞의 昭陵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고 물으니, 魏徵은 “昭陵은 벌써 보았습니다. 臣은 폐하께서 모후의 능인 獻陵을 바라보시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太宗은 눈물을 삼키며 층대를 헐어냈다. 여기서는 孔子께서 이미 내용을 알고 계시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말씀하셨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成百曉


15. 定公問 “一言而可以興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定公이 물었다.

“말 한 마디로 나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그런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말은 이와 같이 기약할 수 없지만,

-幾(기): 기약하다, 거의, 몇, 때, 바라다, 다하다.

*

幾 期也. 詩曰 “如幾如式”. 言一言之間, 未可以如此而必期其效.

幾는 기약함이다. 『詩經』「小雅 楚茨」에 “기약함과 같고 법과 같다.”라고 하였다. 한 마디 말로 이처럼 그 효과를 반드시 기약할 수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人之言曰 爲君難 爲臣不易.

사람들의 말에 ‘임금하기가 어렵고, 신하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當時有此言也

당시에 이런 말이 있었다.


•如知爲君之難也 不幾乎一言而興邦乎?”

임금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한 마디 말로 나라를 일으키는 것을 기약하지 않겠습니까?”


*因此言而知爲君之難 則必戰戰兢兢 臨深履薄 而無一事之敢忽. 然則此言也 豈不可以必期於興邦乎. 爲定公言 故不及臣也.

이 말로 인해 군주 하기가 어려움을 알면 반드시 두려워하고 조심하여 깊은 물가에 있거나 얇은 얼음을 밟듯이 하여 한 가지 일이라도 감히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말이 어찌 반드시 나라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定公을 위해 말씀하셨으므로 신하에 대해서까지 말씀하시지는 않으셨다.


•曰 “一言而喪邦 有諸?”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말하였다. “한 마디 말로 나라를 잃는다고 하니 그러한 것이 있습니까?”

孔子께서 대답하셨다. “말은 이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지만 사람들의 말에 ‘나는 군주된 것은 즐거운 것이 없고 오직 내가 말을 하면 어기지 않는 것이 즐겁다.’라고 합니다.


*言他無所樂, 惟樂此耳.

다른 것은 즐거운 것이 없고 오직 이것이 즐거울 뿐이라고 말한 것이다.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만약 그 말이 선하면서 어기는 사람이 없다면 또한 좋겠지요. 만약 군주의 말이 선하지 않은데 어기는 사람이 없다면 한 마디 말로 나라를 잃는 것을 기약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范氏曰 “言不善而莫之違 則忠言不至於耳, 君日驕而臣日諂 未有不喪邦者也.”

范氏가 말했다. “선하지 않은 것을 말하여도 어기지 않는다면 忠言이 귀에 이르지 못하게 되고, 군주는 날로 교만해지고 신하는 날로 아첨하게 되니 나라를 잃지 않는 사람은 있지 않다.”


*謝氏曰 “知爲君之難 則必敬謹以持之. 唯其言而莫予違, 則讒諂面諛之人至矣. 邦未必遽興喪也, 而興喪之源分於此. 然此非識微之君子 何足以知之.”

謝氏가 말했다. “군주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공경하고 삼가서 유지할 것이다. 오직 자기 말을 어기지 않게 하면 참소하고 아첨하며 면전에서 아첨하는 사람이 이르게 된다. 나라가 반드시 금방 일어나거나 잃지는 않겠지만 흥하고 망하는 근원이 여기에서 나누어진다. 그러나 이는 미세한 것을 아는 군자가 아니면 어찌 족히 알 수 있겠는가?”

-군주나 지도자가 아랫사람이 자기 말에 복종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으면, 반드시 그 나라는 위태로워지거나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잘살고 나라가 발전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면, 많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또 게을러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나라는 발전하고 적어도 위태로워지지는 않는다.


16. 葉公 問政,

葉公(섭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音義並見第七篇.

음과 뜻이 모두 第7篇에 보인다.

-「술이편」 第18章에 있다.


•子曰 “近者說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은 기뻐하고 멀리 있는 사람은 오게 해야 한다.”


*被其澤則悅 聞其風則來. 然必近者悅, 而後遠者來也.

혜택을 입으면 기뻐하고 소문을 들으면 오게 된다. 그러나 반드시 가까운 사람은 기뻐하게 한 뒤에야 멀리 있는 사람이 오게 된다.

-군주가 바른 정치를 하면 가까이 있는 사람은 기뻐하고, 그 소문을 듣고 멀리 있는 사람도 몰려들게 된다.


17. 子夏爲莒父宰 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자하가 莒父(거보)의 읍재가 되자 정사에 대해 물었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빨리 하려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한다. 빨리 하려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면 이루지 못한다.”


*莒父 魯邑名. 欲事之速成 則急遽無序 而反不達. 見小者之爲利 則所就者小 而所失者大矣.

莒父는 魯나라 읍 이름이다. 일을 빨리 이루지기를 바라면 급하여 순서가 없어서 도리어 달성하지 못한다. 작은 것을 이익으로 삼아서 보면 이루어지는 것이 적고 잃는 것이 크게 된다.

-遽(거): 갑자기, 황급히, 분주히.


*程子曰 子張問政, 子曰 ‘居之無倦 行之以忠.’ 子夏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子張常過高而未仁, 子夏之病常在近小, 故各以切己之事告之.”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子張이 政事에 대해서 묻자 孔子께서 ‘마음 두기를 게으름이 없게 하고 행하기를 충심으로 하라.’고 하셨고, 子夏가 政事를 묻자, 孔子께서 ‘빨리 하려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지 말라.’고 하셨다. 子張은 늘 너무 높고 어질지 않으며, 子夏의 단점은 늘 淺近하고 작은 데 있었으므로 각각 자신에게 절실한 것을 말씀해주셨다.”

-子張이 정치에 대해 물은 것은 「顔淵篇」 第14章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