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路篇 18, 19, 20, 21, 22

서원365 2016. 12. 29. 10:52

18. 葉公 語孔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섭공이 공자에게 말했다.

“우리 黨에는 정직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양을 훔치자 그의 아들이 증명했습니다.”

-其父攘羊(기부양양): 攘은 훔칠 양


*直躬 直身而行者. 有因而盜曰攘.

直躬은 자기를 곧게 해서 행하는 것이다. 구실이 있어서 훔치는 것을 攘이라고 한다.

-有因而盜曰攘(유인이도왈양): 물건을 직접 훔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집에 남의 가축이 들어와서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 成百曉


•孔子曰 “吾黨之直者 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우리 黨의 정직한 사람은 이와 다르다.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숨겨 주고, 자식은 아버지를 위해 숨겨주니, 정직함은 그 중에 있다.”


*父子相隱 天理人情之至也. 故不求爲直 而直在其中.

父와 子가 서로 숨겨줌은 天理와 人情의 지극함이다. 그러므로 정직하기를 구하지 않아도 정직함이 그 가운데 있다.


*謝氏曰 “順理爲直 父不爲子隱 子不爲父隱 於理順邪. 瞽瞍殺人 舜竊負而逃 遵海濱而處. 當是時, 愛親之心勝, 其於直不直, 何暇計哉?”

謝氏가 말했다. “天理를 따르는 것이 정직함이 되는 것이니,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숨겨주지 않고,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숨겨주지 않으면, 天理를 따르는 것이겠는가? 瞽瞍가 사람을 죽이면 舜은 그를 몰래 업고 도망쳐 바닷가를 따라 살았을 것이다. 이때를 당하여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우세하니 정직하고 정직하지 않음을 어느 겨를에 따질 것인가?”

-공자가 추구하는 이상 사회는 자연스런 정이 잘 발휘되는 사회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며, 형우제공하며, 친구 간에 신의를 지키는 사회이다. 그러면서 공적인 일에 사욕을 버리고, 仁을 지키는 것인데, 이 두 가지, 즉 사사로움과 공적인 것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19. 樊遲問仁 子曰 “居處恭 執事敬 與人忠 雖之夷狄 不可棄也.”

번지가 仁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집에 있을 때는 공손하고, 일을 할 때는 공경하며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정성을 다하여 오랑캐 땅에 가더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


*恭主容 敬主事. 恭見於外 敬主乎中. 之夷狄不可棄 勉其固守而勿失也.

恭은 용모를 주로 하고, 敬은 일을 주로 한다. 恭은 바깥에 드러나고, 敬은 마음에 주로 한다. 오랑캐 땅에 가더라도 버릴 수 없음은 힘써 굳게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함을 힘쓰게 한 것이다.


*程子曰 “此是徹上徹下語. 聖人初無二語也 充之則睟面盎背, 推而達之 則篤恭而天下平矣.”

程子가 말씀하셨다. “이것은 위아래에 통하는 말씀이다. 聖人께서는 애초에 두 말씀이 없으니, 이것을 자기 몸에 채우면 얼굴에 빛나고 등에 가득하며, 밀어 도달하면 恭을 독실히 하여 천하가 태평해질 것이다.”

-睟(수): 바로 보다, 윤이 나다, 눈이 청명하다, 순수하다.

-盎(앙): 동이, 가득 참.


*胡氏曰 “樊遲問仁者三, 此最先 ‘先難’次之 ‘愛人’其最後乎.”

胡氏가 말했다. “樊遲가 仁을 물은 것이 셋이니, 이것이 맨 처음이고, ‘어려운 것을 먼저함’ 다음이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맨 나중일 것이다.”

-先難(선난): 「雍也篇」 第20章에서 樊遲가 仁을 묻자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라고 하였다.

-愛人(애인): 「顔淵篇」 第22章에서 樊遲가 仁을 묻자 愛人이라고 하였다.


20. 子貢問曰 “何如 斯可謂之士矣?” 子曰 “行己有恥 使(시)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

子貢이 물었다.

“어떠하여야 선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실행함에 부끄러움이 있으며 사방에 사신으로 감에 군주의 命을 욕되게 하지 않아야 선비라고 할 수 있다.”

-使於四方(시어사방): 使는 사신 갈 시.


*此其志有所不爲 而其材足以有爲者也. 子貢能言 故以使事告之. 蓋爲使之難 不獨貴於能言而已.

이것은 그 뜻이 하지 않음이 있고, 그 재목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子貢이 말을 잘하므로 사신가는 일을 가지고 말씀해주신 것이다. 사신되는 어려움은 말 잘하는 것만을 귀하게 여길 뿐이어서는 안된다.

-有所不爲(유소불위): 지조가 있어서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


•曰 “敢問其次.” 曰 “宗族 稱孝焉 鄕黨 稱弟焉.”

“그 다음은 무엇인지 감히 여쭙습니다.”

“종족이 효자라고 칭찬하며 향당이 공손하다고 칭찬하는 것이다.”


*此本立而材不足者, 故爲其次.

이는 근본은 서있지만 재목이 부족한 사람이니, 그래서 그 다음이 된다.


•曰 “敢問其次.” 曰 “言必信 行必果 硜硜然小人哉 抑亦可以爲次矣.”

“그 다음은 무엇인지 감히 여쭙습니다.”

“말이 반드시 미덥고, 행함에 반드시 과단성이 있으면, 포부가 적은 소인이라고 해도 또한 그 다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果 必行也. 硜 小石之堅確者. 小人 言其識量之淺狹也. 此其本末皆無足觀 然亦不害其爲自守也. 故聖人猶有取焉, 下此則市井之人 不復可爲士矣.

果는 반드시 행함이다. 硜(경)은 작은 돌이지만 단단한 것이다. 小人은 식견과 도량이 얕고 좁은 것을 말한다. 이는 근본과 지엽이다 볼만한 것이 없지만, 또한 자기를 지킴에는 무방하다. 그러므로 聖人께서 오히려 취함이 있지만, 이 아래는 市井의 평범한 사람들이라 다시 선비라고 할 수 없다.


•曰 “今之從政者 何如?” 子曰 “噫. 斗筲之人 何足算也”

“지금 정치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아! 斗筲之人(두소지인)을 어찌 헤아릴 것이 있겠는가?”

-斗筲之人(두소지인): 筲(소)는 1말 2되가 들어가는 대(竹) 그릇이다. 흔히 있는 사람이라는 뜻.


*今之從政者 蓋如魯三家之屬. 噫 心不平聲. 斗 量名, 容十升. 筲 竹器 容斗二升. 斗筲之人, 言鄙細也. 算 數也. 子貢之問每下 故夫子以是警之.

지금에 政事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魯나라 三家의 부류일 것이다. 噫(희)는 마음에 불평하는 소리이다. 斗는 量 명칭인데 10되가 들어간다. 筲(소)는 대 그릇인데 1말 2되가 들어간다. 斗筲之人은 비루하고 자잘함을 말한다. 算은 셈이다. 子貢의 질문이 매번 아래로 내려가므로 夫子께서 이로써 경계하신 것이다.


*程子曰 “子貢之意 蓋欲爲皎皎之行 聞於人者. 夫子告之 皆篤實自得之事.”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子貢의 뜻이 밝게 드러나는 행동을 하여 남에게 알려지려는 것이었다. 夫子께서 말씀해주신 것은 다 독실하여 스스로 만족하는 일이었다.”

-皎(교): 달빛, 햇빛, 밝다.


21. 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狷乎. 狂者 進取 狷者 有所不爲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中行(중항)의 선비를 얻어 함께 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狂者와 狷者(견자)와 함께 할 것이다. 狂者는 나아감이 있고, 狷者는 하지 않음이 있다.”

-中行(중항): 중도. 行은 道와 같음.


*行 道也. 狂者 志極高而行不掩. 狷者 知未及而守有餘. 蓋聖人本欲得中道之人而教之 然旣不可得, 而徒得謹厚之人, 則未必能自振拔而有爲也. 故不若得此狂狷之人 猶可因其志節 而激厲裁抑之以進於道, 非與其終於此而已也.

行(항)은 길이다. 狂이란 뜻이 지극히 높으나 행동은 말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다. 狷(견)이란 아는 것이 미치지 못하지만, 지조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聖人은 본래 中道를 지키는 사람을 얻어 가르치고자 하시지만, 이미 얻을 수 없고 다만 謹厚하기만 한 사람을 얻는다면 반드시 스스로 분발하여 일을 해낸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狂者나 狷者를 얻어 그 지조나 절개를 바탕으로 격려하고 억제하여 도에 나아가게 함만 못하다는 것이며, 여기에서 마칠 뿐임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


*孟子曰 “孔子豈不欲中道哉? 不可必得 故思其次也. 如琴張․曾皙․牧皮者, 孔子之所謂狂也. 其志嘐嘐然, 曰‘古之人! 古之人!’ 夷考其行而不掩焉者也. 狂者又不可得, 欲得不屑不潔之士而與之, 是狷也 是又其次也.”

孟子께서 말씀하셨다. “孔子께서 어찌 中道를 바라지 않으셨겠는가? 반드시 얻지 못하므로 그 다음을 생각하신 것이다. 琴張(=子張, 子開), 曾皙, 牧皮(누군지 알 수 없음) 같은 사람이 孔子께서 말씀하신 狂者이다. 그 뜻이 높고 커서 말하길 ‘옛 사람들, 옛 사람들.’이라고 하나, 평소 그 행실을 살펴보면 그 말을 가리지 못한다. 狂者도 얻을 수 없다면 不潔함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선비를 얻어 함께 하려 했으니, 이것이 狷者인데 또 그 다음이다.”

-嘐嘐然(효효연): 뜻이 높고 큰 모양 -夷(이): 평소, 보통

-屑(설): 달갑게 여기다, 마음에 두다. 가루, 부스러기.

-狂者는 과격하여 뜻이 크지만 말과 덕이 뜻과 같지 않은 사람이다. 狷者는 고집스러워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지만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다.


22. 子曰 “南人 有言曰 ‘人而無恒 不可以作巫醫.’ 善夫.”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남쪽 나라 사람들에 말에 ‘사람이 한결같은 마음이 없으면 무당이나 의사도 될 수 없다.’고 하였으니 좋은 말이다.”


*南人 南國之人. 恒 常久也. 巫 所以交鬼神. 醫 所以寄死生. 故雖賤役 而猶不可以無常 孔子稱其言而善之.

南人은 남쪽 나라 사람이다. 恒은 오래 한결 같음이다. 巫는 귀신과 교감함이다. 醫는 죽고 사는 것을 맡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천한 일을 하지만, 오히려 한결 같음이 없다면 안 되니, 孔子께서 그 말을 일컫고 좋게 여기신 것이다.


•‘不恒其德 或承之羞.’

‘그 덕을 한결같지 않으면 혹 부끄러움을 올린다.’


*此易恒卦九三爻辭. 承 進也.

이는『周易』恒卦 九三爻의 말이다. 承은 올림이다.


•子曰 “不占而已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점쳐보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復加‘子曰’, 以別易文也 其義未詳. 楊氏曰 “君子於易苟玩其占 則知無常之取羞矣, 其爲無常也 蓋亦不占而已矣.” 意亦略通.

다시 ‘子曰’을 더하여 『周易』의 글과 구별하였으나, 그 뜻은 상세하지 않다. 楊氏가 말하되 “君子가 『周易』에 대해 그 占을 참으로 음미하면 한결같은 마음이 없는 것이 부끄러움을 취하게 됨을 알 것이니, 한결같은 마음이 없다는 것은 또한 占을 쳐보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뜻은 대략 통한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