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憲問篇 13, 14, 15, 16

서원365 2016. 12. 30. 11:11

13. 子路問成人, 子曰 “若藏武仲之知 公綽之不欲 卞莊子之勇 冉求之藝 文之以禮樂 亦可以爲成人矣.”

子路(자로) 온전한 사람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藏武仲(장무중)의 지혜와 公綽(공작)의 無慾과 卞莊子(변장자)의 용기와 冉求의 재주가 있고, 禮樂으로써 문채를 낸다면 또한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成人 猶言全人. 武仲 魯大夫 名紇. 莊子 魯卞邑大夫. 言兼此四子之長 則知足以窮理, 廉足以養心, 勇足以力行, 藝足以泛應, 而又節之以禮, 和之以樂, 使德成於內, 而文見乎外. 則材全德備, 渾然不見一善成名之跡. 中正和樂 粹然無復偏倚駁雜之蔽, 而其爲人也亦成矣. 然亦之爲言 非其至者, 蓋就子路之所可及而語之也. 若論其至 則非聖人之盡人道 不足以語此.

成人은 온전한 사람과 같은 말이다. 武仲은 魯나라 大夫이며 이름이 紇(흘)이다. 莊子는 魯나라 卞邑의 大夫이다. 네 사람의 장점을 겸하면 지혜튼 이치를 궁구하기에 충분하고, 청렴함은 마음을 수양하기에 충분하며, 용기는 힘써 실행하기에 충분하고, 재주는 두루 응용할 수 있으며, 또 禮로써 절제하고 樂으로써 和하여, 德이 안으로 이루어지고, 文이 밖으로 나타나게 한다면 재주가 완전하고 덕이 갖추어져 혼연하여 하나의 좋은 것으로만 이름이 이루어진 자취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中正하고 和樂해서 순수하여 다시 치우치거나 잡되게 섞인 가려짐이 없어서 그 사람됨이 또한 온전하게 된다. 그러나 “또한”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그 지극한 것이 아니고 子路가 미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 지극한 것을 논하면 人道를 다한 聖人이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 없다.


•曰 “今之成人者 何必然? 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 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

“지금의 온전한 사람은 하필 그러해야 하겠는가?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고 오래된 약속에 평소의 말을 잊지 않는다면, 또한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復加‘曰’字者, 旣答而復言也. 授命 言不愛其生 持以與人也. 久要 舊約也. 平生 平日也. 有是忠信之實, 則雖其才知禮樂有所未備, 亦可以爲成人之次也.

曰이란 글자를 다시 더한 것은 이미 답하시고 다시 말씀하신 것이다. 授命은 생명을 아끼지 않고 그것을 가져다가 남에게 줌을 말한다. 久要는 오래 된 약속이다. 平生은 평상시이다. 忠과 信이 실제로 있다면 비록 재주와 禮樂이 미비한 것이 있다고 해도 또한 온전한 사람의 다음은 될 수 있다.


*程子曰 “知之明 信之篤 行之果 天下之達德也. 若孔子所謂成人 亦不出此三者. 武仲 知也, 公綽 仁也, 卞莊子 勇也, 冉求 藝也, 須是合此四人之能 文之以禮樂, 亦可以爲成人矣. 然而論其大成, 則不止於此. 若今之成人 有忠信而不及於禮樂, 則又其次者也.”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아는 것이 밝고 믿음이 독실하며 행하는 것이 과감한 것은 천하의 達德이다. 孔子께서 말씀하신 온전한 사람도 또한 이 세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武仲은 지혜이고, 公綽은 仁이며, 卞莊子는 용기이고, 冉求는 재주이니, 모름지기 이 세 사람의 능한 것을 합하고, 禮樂으로써 문채를 내면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大成을 논한다면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의 온전한 사람은 忠과 信이 있으나 禮樂에는 미치지 못하니, 또 그 다음 사람이다.”


*又曰 “臧武仲之知 非正也, 若文之以禮樂 則無不正矣.”

또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臧武仲의 지혜는 바르지 않으니 禮樂으로 문채를 낸다면 바르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又曰 “語成人之名 非聖人孰能之? 孟子曰 ‘惟聖人然後可以踐形.’ 如此方可以稱成人之名.”

또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成人의 이름을 말함에 聖人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孟子께서 말씀하시되 ‘오직 聖人인 뒤에야 본연의 모습을 실천할 수 있다.’고 하셨으니 이와 같아야 成人이란 이름에 걸맞을 수 있는 것이다.”

-惟聖人然後可以踐形(유성인연후가이천형): 『孟子』「盡心上篇」에 있는 말이다.


*胡氏曰 “今之成人以下, 乃子路之言. 蓋不復‘聞斯行之’之勇, 而有‘終身誦之’之固矣” 未詳是否

胡氏가 “今之成人 이하는 바로 子路의 말이다. ‘들으면 곧 행하는’ 용기가 다시는 없어져 ‘죽을 때까지 외우겠다.’는 고루함이 있게 되었다.” 고 하였는데 이 말이 옳은지는 자세치 않다.

-聞斯行之(문사행지)는 「先進篇」第21章에 보이고, 終身誦之(종신송지)는 「子罕篇」第26章에 있다. 子路가 들으면 바로 행해야 하느냐고 묻자, 공자는 부형이 있는데 어찌 바로 행할 것인가라고 말하였다. 또 「子罕篇」에서는 孔子가 초라한 옷을 입고도 고급스런 옷을 입을 사람과 함께 있어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子路라고 하였고, 해치지 않고 탐하지 않으면 어찌 착하지 않은가라고 하니, 子路가 終身誦之라고 하였다.

-成人은 온전한 사람이니 갖출 것을 잘 갖추어 결점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聖人은 아니다.


14. 子問公叔文子於公明賈曰 “信乎夫子不言不笑不取乎?”

孔子께서 公明賈(공명가)에게 公叔文子(공숙문자)에 대해서 물으셨다.

“정말로 그분은 말하지 않고 웃지 않으며 취하지 않습니까?”


*公叔文子 衛大夫公孫枝也. 公明姓 賈名 亦衛人. 文子爲人 其詳不可知 然必廉靜之士. 故當時以三者稱之.

公叔文子는 衛나라 大夫 公孫枝이다. 公明은 성이고 賈는 이름인데 역시 衛나라 사람이다. 文子는 사람됨을 상세하게 알 수 없으나 반드시 청렴하고 조용한 선비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시 사람들이 이 세 가지로써 칭찬하였다.


•公明賈對曰 “以告者過也. 夫子時然後言 人不厭其言, 樂然後笑 人不厭其笑, 義然後取 人不厭其取.” 子曰 “其然, 豈其然乎?”

公明賈가가 대답했다.

“말씀드린 사람이 지나쳤습니다. 그 분은 때에 맞은 뒤에야 말하므로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으며, 즐거운 뒤에야 웃으니 사람들이 그 웃음을 싫어하지 않으며, 올바른 뒤에야 취하니 사람들이 그 취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런가? 어찌 그럴까?”

-厭이란 너무 많거나 너무 잦아서 실증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말하지 않고 웃지 않고 취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칭찬을 좀 심하게 한 것이지, 정말로 말하지 않고 웃지 않고 취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厭者 苦其多而惡之之辭. 事適其可 則人不厭 而不覺其有是矣. 是以稱之或過 而以爲不言不笑不取也. 然此言也, 非禮義充溢於中 得時措之宜者 不能. 文子雖賢 疑未及此. 但君子與人爲善 不欲正言其非也. 故曰“其然豈其然乎”, 蓋疑之也.

厭이란 너무 많은 것을 괴로워해서 싫어하는 것이다. 일이 可함에 적합하면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고 그것이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이 때문에 혹 칭찬함이 혹 지나쳐서, 말하지 않고 웃지 않고 취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禮義가 마음에 충만하여 제때에 맞게 조처할 수 있는 자가 아니면 할 수 없다. 文子가 비록 어질었지만 여기에 미치지는 못한 듯하다. 다만 君子는 남의 선을 인정해주고 그 잘못된 것을 바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럴까, 어찌 그럴까?”라고 하셨으니 의심한 것이다.


15. 子曰 “藏武仲 以防 求爲後於魯, 雖曰‘不要君.’ 吾不信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藏武仲(장무중)이 防邑(방읍)으로써 魯나라에 후계자를 세워줄 것을 청하였다고 하니, 비록 강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나, 나는 믿지 않는다.”

-求와 要: 여기서 구는 청하는 것이며, 要는 믿는 바가 있어 강요하는 것이다. 藏武仲이 후계자로 세워주지 않으면 배반할 뜻을 보였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防 地名 武仲所封邑也. 要, 有挾而求也. 武仲得罪奔邾 自邾如防 使請立後而避邑. 以示若不得請 則將據邑以叛 是要君也.

防은 지명인데 武仲이 봉해진 邑이다. 要는 믿는 것이 있어서 요구하는 것이다. 武仲이 죄를 얻어 邾로 달아났다가 邾나라에서 防으로 가서 사신을 보내 후계자를 세워주면 防邑을 떠나겠다고 하였다. 만약 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防邑을 점거하여 반란을 일으킬 뜻을 보였으니 군주에게 강요한 것이다.

-如(여): 가다. -挾(협): (겨드랑이에) 끼다. 믿다.


*范氏曰 “要君者無上 罪之大者也. 武仲之邑 受之於君. 得罪出奔 則立後在君 非己所得專也. 而據邑以請 由其好知而不好學也.”

范氏가 말했다. “군주에게 강요하는 것은 군주를 무시하는 것이어서 큰 죄이다. 武仲의 邑은 군주에게서 받은 것이다. 죄를 얻어 도망쳤다면 후계자를 세우는 것은 군주에게 달여 있지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邑을 점거하여 청하였으니 지혜를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楊氏曰 “武仲卑辭請後 其跡非要君者, 而意實要之. 夫子之言 亦春秋誅意之法也.”

楊氏가 말했다. “武仲은 말을 겸손하게 하여 청하였으니 그 자취는 군주에게 강요한 것은 아니나, 의도는 실로 강요한 것이다. 夫子의 말씀은 『春秋』의 誅罰하는 뜻의 法이다.”

-春秋筆法(춘추필법): 비판적인 서술을 통해 대의명분을 세우는 기술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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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子曰 “晉文公 譎而不正, 齊桓公 正而不譎.”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晉나라 文公(문공) 속이며 바르지 못했다. 齊(제) 桓公(환공)은 바르며 속이지 않았다.”

-譎(휼): 속이다.

-文公과 桓公은 覇者(패자)로서 제후들을 會盟(회맹)하고 周 왕실을 높였다. 그러나 文公은 衛나라를 칠 때 음모로써 하였지만 桓公은 楚(초)나라를 칠 때 대의를 내세웠다.


*晉文公 名重耳. 齊桓公 名小白. 譎 詭也. 二公皆諸侯盟主 攘夷狄以尊周室者也. 雖其以力假仁 心皆不正. 然桓公伐楚 仗義執言 不由詭道 猶爲彼善於此. 文公則伐衛以致楚, 而陰謀以取勝, 其譎甚矣. 二君他事亦多類此 故夫子言此以發其隱.

晉나라 文公은 이름이 重耳이다. 齊나라 桓公은 이름이 小白이다. 譎(휼)은 속임이다. 두 公은 다 제후의 맹주인데 오랑캐를 물리치고 周왕실을 높인 사람이다. 비록 힘으로써 仁을 가장 했지만 마음은 다 바르지 않았다. 그러나 桓公이 楚나라를 토벌함에 대의를 내세워 말하여 속이는 방법을 쓰지 않았으니 그래도 저것[桓公]이 이것[文公]보다 낫다. 文公은 衛나라를 토벌함으로써 楚나라에 이르렀으니 음모로써 승리를 취한 것이라 속임이 심하다. 두 제후가 다른 일도 이와 같은 것이 많으므로 夫子께서 이 말씀을 하셔서 숨겨진 것을 드러내신 것이다.

-仗(장): 잡다.

-晉文公은 魯 僖公28年에 霸業을 성취하고 周왕실로부터 인정받았다. 그런데 文公이 楚를 칠 때 명분이 없었으므로 楚의 동맹국인 衛나라를 침으로써 楚를 끌어들였다. 이것이 바로 僞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