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憲問篇 34, 35, 36, 37, 38

서원365 2017. 1. 1. 20:04

34. 微生畝 謂孔子曰 “丘 何爲是栖栖者與 無乃爲佞乎?”

微生畝(미생무)가 공자에게 말했다.

“丘(구)는 어찌 이렇게 연연해하는가? 말 재주를 부리는 것이 아닌가?”


*微生 姓 畝 名也. 畝名呼夫子而辭甚倨, 蓋有齒德而隱者. 栖栖 依依也. 爲佞 言其務爲口給以悅人也.

微生은 姓이고, 畝는 이름이다. 畝가 夫子의 이름을 불러 말이 매우 거만하니, 齒德이 있고 은둔한 사람인 것 같다. 栖栖(서서)는 연연해함이다. 爲佞은 구변에 힘써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을 말한다.

-倨(거): 거만하다, 책상다리 하다. 멍하다.

-齒德(치덕): 나이가 많고 덕이 있는 사람. 공자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른 것을 보면 공자보다 나이가 많았던 것 같다.


•孔子曰 “非敢爲佞也 疾固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감히 말재주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고집불통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疾 惡也. 固 執一而不通也. 聖人之於達尊 禮恭而言直如此 其警之亦深矣.

疾은 미워함이다. 固는 하나에 집착하여 통하지 않음이다. 聖人이 達尊에게 禮와 공손으로써 이와 같이 바로 말씀하셨으니, 그 경계함이 또한 깊다.

-達尊(달존): 누구나 공통적으로 높이는 것. 『孟子』「公孫丑下」2章에 “천하에 達尊이 셋이 있으니 官爵이 하나요, 年齒가 하나요, 德이 하나이다.(天下有達尊三 爵一齒一德一)”-成百曉

-孔子가 여기저기를 바삐 다니면서 연연해하는 것 같으니까, 微生畝는 孔子가 세상을 떠돌면서 말재주를 부리는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그러자 孔子는 세상 사람이 고집불통이므로 그렇게 한다고 답한 것이다.


35. 子曰 “驥不稱其力 稱其德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준마는 그 힘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덕을 칭하는 것이다.”


*驥 善馬之名. 德 謂調良也.

驥(기)는 좋은 말의 이름이다. 德은 길이 잘 들고 양순함을 말한다.


*尹氏曰 “驥雖有力 其稱在德. 人有才而無德 則亦奚足尙哉?”

尹氏가 말했다. “준마는 비록 힘이 있지만 칭찬은 德에 있다. 사람이 재주가 있어도 덕이 없으면 어찌 숭상할 만하겠는가?”


36. 或曰 “以德報怨 何如?”

어떤 사람이 말했다.

“德으로써 원망함을 갚으면 어떻습니까?”


*或人所稱 今見老子書. 德 謂恩惠也.

어떤 사람이 말한 것은 지금 老子 책에 보인다. 德은 은혜이다.

-『道德經』 第63章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多少 報怨以德 圖難於其易 爲大於其細.


•子曰 “何以報德?”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으로써 덕을 갚을 것인가?


*言於其所怨 旣以德報之矣, 則人之有德於我者 又將何以報之乎?

원망하는 것을 이미 德으로써 갚았다면 사람이 나에게 은혜를 베푼 것은 장차 무엇으로 갚으려 하는가라는 말씀이다.


•以直報怨 以德報德.”

정직함으로써 원망함을 갚고, 덕으로써 덕을 갚는다.”


*於其所怨者 愛憎取舍 一以至公而無私 所謂直也. 於其所德者 則必以德報之 不可忘也.

원망하는 자에게 사랑하고 미워함과 취하고 버림을 한결같이 공평무사하게 함이 이른 바 정직하다고 이른다.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반드시 은혜로 갚고 잊지 말아야 한다.


*或人之言 可謂厚矣. 然以聖人之言觀之 則見其出於有意之私, 而怨德之報皆不得其平也. 必如夫子之言 然後二者之報各得其所. 然怨有不讐, 而德無不報 則又未嘗不厚也. 此章之言 明白簡約 而其指意曲折反復 如造化之簡易易知, 而微妙無窮 學者所宜詳玩也.

어떤 사람의 말은 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聖人의 말씀으로 본다면 그것이 의도가 있는 私心에서 나와 원망과 덕에 대한 갚음이 공평함을 얻지 못하였음을 볼 수 있다. 夫子의 말씀처럼 한 뒤에야 두 가지의 갚음이 각각 제자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원망에 원수로 여기지 않음이 있고 은혜에 갚지 않음이 없다면 또 후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章의 말씀이 명백하고 간략하여 그 가리키는 뜻이 曲折이 반복하여 마치 조화가 간략해서 알기 쉽지만 미묘하고 무궁하니, 배우는 사람들은 마땅히 자세히 음미해야 한다.

-누군가 老子의 말을 인용하여 질문하였는데, 孔子의 대답은 怨과 德에 대한 갚음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자와 공자의 생각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37. 子曰 “莫我知也夫.”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구나.”


*夫子自歎 以發子貢之問也.

夫子께서 탄식하셔서 子貢의 질문이 나오게 하신 것이다.


•子貢曰 “何爲其莫知子也?” 子曰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 其天乎.”

子貢 말했다.

“어째서 스승님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고 하십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도 않으며, 세상사를 배워 천리에 이르니, 나를 아는 것은 하늘일 것이다.”


*不得於天而不怨天 不合於人而不尤人, 但知下學而自然上達. 此但自言其反己自修 循序漸進耳, 無以甚異於人而致其知也. 然深味其語意, 則見其中自有人不及知而天獨知之之妙. 蓋在孔門, 唯子貢之智幾足以及此, 故特語以發之, 惜乎其猶有所未達也!

하늘로부터 기회를 얻지 못해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여도 사람을 탓하지 않으며, 다만 아래에서 배워 자연히 위에 통달함만을 안다. 이것은 다만 자기 몸에 돌이켜 스스로 닦으며 차례에 따라서 점차로 나아갈 뿐이요, 남과 매우 다르게 해서 알아줌을 이루게 함이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그 뜻을 깊이 음미해보면 그 가운데 사람이 미쳐 알아주지 않아도 하늘만은 알아준다는 묘함이 있음을 볼 수 있다. 孔門에서 오직 子貢의 지혜가 거의 이에 미칠 수 있으므로 특별히 말씀하셔서 나타내셨으니, 애석하다 그도 오히려 그 통달하지 못함이 있음이여!


*程子曰 “不怨天 不尤人 在理當如此.” 又曰 “下學上達, 意在言表.” 又曰 “學者須守下學上達之語, 乃學之要. 蓋凡下學人事, 便是上達天理. 然習而不察 則亦不能以上達矣.”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으니, 도리에 있어서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또 말씀하셨다. “아래로 배우고 위로 통달함은 뜻이 말 밖에 있다.” 또 말씀하셨다.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下學上達이라는 말을 지켜야 하니, 배움의 요점은 모두 아래로 사람의 일을 배우고, 위로 天理에 통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익히기만 살피지 않으면 또한 위로 통달할 수 없다.”


38. 公伯寮 愬子路於季孫, 子服景伯 以告曰 “夫子固有惑志於公伯寮 吾力 猶能肆諸市朝.”

公伯寮(공백료)가 자로를 季孫(계손)에게 참소하자 子服景伯(자복경백)이 고하면서 말했다.

“夫子(부자:계손을 말함)는 정말로 공백료에게 의혹을 가지고 있으나, 내 힘이 그래도 저자에 그를 늘어놓을 수는 있습니다.”

-子服景伯(자복경백) : 노나라 대부 子服何

-能肆諸市朝(능사저시조): 공백료를 죽여 저자거리에 늘어놓을 수 있다. 즉, 모함을 한 공백료를 처치할까 하고 묻는 것이다.


*公伯寮 魯人. 子服 氏 景 謚 伯 字 魯大夫子服何也. 夫子 指季孫, 言其有疑於寮之言也. 肆 陳尸也, 言欲誅寮.

公伯寮는 魯나라 사람이다. 子服은 氏이고, 景은 諡號이며 伯 字이니, 魯나라 大夫인 子服何이다. 夫子는 季孫은 가리키니, 그가 寮의 말에 의심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肆는 시신을 진열하는 것이니 寮를 죽이고자 한다는 말이다.


•子曰 “道之將行也與 命也, 道之將廢也與 命也, 公伯寮其如命何?”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道가 장차 행해지는 것도 천명이며, 도가 장차 폐해지는 것도 천명이다. 공백료가 천명에 어쩌겠는가?”

-위에서 不怨天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였듯이, 子路가 陋名을 쓴 것이라면, 昭明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소명할 수 있는 여지를 버려두고 이렇게 함을 옳지 않다.


*謝氏曰 “雖寮之愬行 亦命也, 其實寮無如之何.”

謝氏가 말했다. “비록 寮가 참소를 했다고 하더라도 또한 천명이니 그 실제로 寮가 어찌 할 수 없다.”


*愚謂言此以曉景伯 安子路, 而警伯寮耳, 聖人於利害之際 則不待決于命而後泰然也.

내가 생각하건대, 이것으로써 景伯을 깨우치고 子路를 안심하게 하시고 伯寮를 경계하셨을 뿐이니, 聖人께서 利害가 있을 때에 天命을 기다린 뒤에야 태연해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