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衛靈公 1, 2, 3, 4, 5, 6

서원365 2017. 1. 2. 11:14

◎ 衛靈公 第十五

*凡四十一章

모두 41章이다.


1. 衛靈公問陳於孔子 孔子對曰 “俎豆之事則嘗聞之矣 軍旅之事未之學也. 明日遂行.”

衛靈公(위령공)이 孔子에게 陳法(진법)을 묻자 孔子께서 대답하셨다.

“제사지내는 일은 일찍이 들었지만, 군사적인 일은 배우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마침내 떠났다.

-俎豆之事(조두지사): 俎豆는 제사 그릇이다. 그러므로 제사에 관한 일이다.


*陳 謂軍師行伍之列. 俎豆 禮器.

陳은 군대의 行伍의 열이다. 俎豆는 禮를 할 때 쓰는 기물이다.

-伍는 다섯 사람을 한 조로 하는 군사 단위이다.


*尹氏曰 “衛靈公 無道之君也, 復有志於戰伐之事, 故答以未學而去之.”

尹氏가 말했다. “衛靈公은 무도한 군주인데, 또다시 전쟁하고 정벌하는 일에 뜻을 두었으므로 배우지 않았다고 답하고 떠나셨다.”


•在陣絶糧 從者病 莫能興.

陣(진)나라에 있을 때 양식이 떨어져 따르는 사람이 병들어 일어나지 못했다.


*孔子去衛適陳. 興 起也.

孔子께서 衛나라를 떠나 陳나라로 가셨다. 興은 일어남이다.


•子路慍見曰 “君子亦有窮乎?” 子曰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子路(자로)가 성을 내며 공자를 보고는

“군자도 또한 궁핍함이 있습니까?”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참으로 궁하지만, 소인은 궁하면 넘친다.


*何氏曰 “濫 溢也. 言君子固有窮時, 不若小人窮則放溢爲非.”

何氏(晏)가 말했다. “濫은 넘침이다. 君子는 참으로 궁할 때가 있으나 小人이 궁하면 함부로 하고 넘쳐 나쁜 짓을 하는 것과 같지 않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何晏(190-249): 중국의 삼국 중 하나인 魏나라 사람이다.


*程子曰 “固窮者, 固守其窮.” 亦通.

程子(伊川)께서 “참으로 곤궁함은 그 곤궁함을 굳게 지키는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또한 통한다.


*愚謂聖人當行而行 無所顧慮. 處困而亨, 無所怨悔 於此可見. 學者宜深味之.

내가 말하건대, 聖人은 마땅히 떠나야할 때에 떠남에 고려함이 없다. 곤궁에 처하여도 형통하여 원망과 후회가 없으니,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깊이 음미해야 한다.

-군자는 궁하여도 도리를 지켜 법도를 어기면서까지 궁함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은 궁하면 도리와 절제력을 벗어나버린다.


2. 子曰 “賜也 女以予爲多學而識(지)之者與?”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賜(=子貢)야, 너는 내가 많이 배워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느냐?”

-識(지): 기억함.


*子貢之學 多而能識矣. 夫子欲其知所本也, 故問以發之.

子貢의 배움은 많이 배우고 그것을 기억하니, 夫子께서 그가 근본을 알게 하고자 하셔서, 물으셔서 의문을 유발하신 것이다.


•對曰 “然. 非與?”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닙니까?”


*方信而忽疑 蓋其積學功至 而亦將有得也.

그렇게 믿다가 갑자기 의문이 생긴 것이니, 학문을 쌓은 공부가 지극하여 또한 장차 터득함이 있게 되려 한 것이다.


•曰 “非也. 予 一以貫之.”

“아니다. 나는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는다.”

-曾子(증자)는 하나의 道에 대해 忠恕(충서)라고 하였다.


*說見第四篇. 然彼以行言, 而此以知言也.

이 말은 第4篇(第15章)에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행동으로써 말씀하셨고, 이것은 智로써 말씀하셨다.


*謝氏曰 “聖人之道大矣, 人不能遍觀而盡識 宜其以爲多學而識之也. 然聖人豈務博者哉? 如天之於衆形 匪物物刻而雕之也. 故曰 ‘予一以貫之.’ ‘德輶如毛, 毛猶有倫. 上天之載, 無聲無臭.’ 至矣!”

謝氏가 말했다. “聖人의 道는 커서 사람들이 두루 보고 다 기억할 수 없으니, 당연히 많이 배우고 기억한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聖人이 어찌 박학한 데 힘쓰는 사람이겠는가? 마치 하늘이 여러 형상에 대해 하나하나를 조각하여 만든 것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하나로써 꿰뚫는다.’ 라고 하신 것이다. 『詩經』에 ‘德은 가볍기가 털과 같으나 털은 오히려 결이 있다. 하늘이 하시는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라.’고 하였으니 지극하다.

-輶(유): 가볍다, 가벼운 수레.


*尹氏曰 “孔子之於曾子, 不待其問而直告之以此, 曾子復深諭之曰‘唯’. 若子貢則先發其疑而後告之, 而子貢終亦不能如曾子之唯也. 二子所學之淺深 於此可見.”

尹氏가 말했다. “孔子께서 曾子에게 그 질문을 기다리지 않고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曾子도 다시 깊이 깨닫고 ‘예’라고 대답했다. 子貢의 경우는 먼저 그 의문을 일으키게 한 뒤에 말씀해주셨으나 子貢은 마침내 또한 曾子처럼 예라고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의 배운 것의 얕고 깊음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愚按 夫子之於子貢, 屢有以發之, 而他人不與焉. 則顏․曾以下諸子所學之淺深, 又可見矣.

내가 살펴보건대, 夫子께서 자공에 대해서는 여러 번 말씀하신 것이 있었으나, 다른 사람은 여기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顔子와 曾子 이하의 모든 제자들의 배움의 얕고 깊은 것을 또 볼 수 있다.


3. 子曰 “由, 知德者鮮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由(=子路)야, 덕을 하는 사람이 드물구나.”


*由 呼子路之名而告之也. 德 謂義理之得於己者. 非己有之, 不能知其意味之實也.

由는 子路의 이름을 불러 말씀해주신 것이다. 德은 의리를 행하여 자기 몸에 얻은 것을 말하니,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의미의 실제를 알 수 없는 것이다.


*自第一章至此, 疑皆一時之言. 此章蓋爲慍見發也.

第一章부터 여기까지는 다 같은 시간에 말했을 것이다. 이 章은 성냄을 보이자 말씀하셨을 것이다.


4. 子曰 “無爲而治者 其舜也與. 夫何爲哉? 恭己正而南面而已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無爲로 다스린 분은 바로 순임금이리라. 무엇을 하셨을까? 몸을 공손히 하여 南面(남면)하셨을 뿐이다.”

-無爲而治(무위이치): 덕으로써 스스로 모범을 보여 백성들이 따라하니, 가만히 두어도 잘 다스려짐을 말한다.

-南面(남면): 군주로서 역할을 함. 군주의 자리는 북쪽이고, 東西에 앉은 신하들을 대하므로 남면이라고 한다.


*無爲而治者, 聖人德盛而民化 不待其有所作爲也. 獨稱舜者 紹堯之後, 而又得人以任衆職, 故尤不見其有爲之跡也. 恭己者, 聖人敬德之容. 旣無所爲 則人之所見如此而已.

無爲로 다스린다는 것은 聖人의 德이 盛하여 백성이 교화되어, 일부러 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은 것이다. 오직 舜임금만 칭찬한 것은 堯임금을 이은 뒤에 또 인재를 얻어 여러 직책을 맡겼으므로 더욱 의도적인 자취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를 공손히 한다는 것은 聖人이 덕을 공경하는 모습이다. 이미 일부러 함이 없으면 사람들이 보는 것도 이와 같을 뿐이다.


5. 子張 問行

子張(자장)이 실행됨에 대해 묻자,


*猶問達之意也.

達함을 물은 뜻과 같다.


•子曰 “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 行矣. 言不忠信 行不篤敬 雖州里 行乎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충성스럽고 신실하며, 행동이 돈독하고 공경하면 비록 오랑캐의 나라라도 행해질 것이지만, 말이 충성스럽지 않고 신실하지 않으며, 행동이 돈독하지 않고 공경함이 없으면 비록 한 고을이나 마을이라고 해도 행해질 것인가?


*子張意在得行於外, 故夫子反於身而言之, 猶答干祿問達之意也. 篤 厚也. 蠻, 南蠻. 貊, 北狄. 二千五百家爲州.

子張의 생각은 밖으로 행해질 수 있는 데 있었으므로 夫子께서 자신에게 돌이켜 말씀하셨으니, 祿俸을 구하는 방법과 達을 물은 것과 같은 뜻이다. 篤은 두터움이다. 蠻은 남쪽 오랑캐이다. 貊은 북쪽 오랑캐이다. 2500家를 州라고 한다.

-子張은 顔淵篇 第20章에서 선비가 어떻게 해야 達할 수 있는지 물은 적이 있다. 이때 子張이 생각한 達은 잘 알려지는 것이었다. 그러자 孔子는 “夫達也者 質直而好義 察言而觀色 慮以下人 在邦必達 在家必達.”라고 하였다. 또 子張은 녹봉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爲政篇」 第18章에서 물은 적이 있다. 그러자 孔子는 “多聞闕疑 愼言其餘則寡尤 多見闕殆 愼行其餘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라고 하였다.


•立則見其參(참)於前也 在輿則見其倚於衡也 夫然後 行.”

일어서면 그것이 앞에 함께 함을 볼 수 있고, 수레에 있으면 멍에에 기대고 있을 때 그것을 볼 수 있어야 하니, 그런 뒤에야 행해질 것이다.”


*其者, 指忠信篤敬而言. 參 讀如毋往參焉之參, 言與我相參也. 衡 軛也. 言其於忠信篤敬念念不忘 隨其所在 常若有見, 雖欲頃刻離之而不可得. 然後一言一行, 自然不離於忠信篤敬, 而蠻貊可行也.

其란 忠信篤敬을 가리켜 한 말이다. 參은 ‘가서 끼어들지 마라’고 할 때의 參과 같이 읽으니, 나와 서로 참여함을 말한다. 衡은 멍에이다. 忠信篤敬을 생각마다 잊지 않아서, 있는 곳에 따라 늘 보이는 듯하여, 비록 잠시라도 떠나고자 하여도 떠날 수 없다. 그런 뒤에 한 마디 말과 한 가지 행동이 자절로 忠信篤敬을 떠나지 않아서 오랑캐 나라에서도 행해질 수 있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軛(액): 멍에

-일어서 있거나 수레에 앉아 있거나 忠信과 篤敬을 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子張 書諸紳

자장이 띠에 적었다.

-紳(신)은 옷의 큰 띠가 아래로 드리워진 것이다. 여기에 적었다는 것은 잊지 않고 명심하겠다는 뜻이다.


*紳 大帶之垂者. 書之 欲其不忘也.

紳은 큰 띠가 아래로 드리워진 것이다. 썼다는 것은 잊지 않으려 한 것이다.


*程子曰 “學要鞭辟近裏著己而已.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言忠信, 行篤敬, 立則見其參於前, 在輿則見其倚於衡, 只此是學. 質美者明得盡, 查滓便渾化 却與天地同體. 其次唯莊敬以持養之, 及其至則一也.”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배움은 채찍질하여 내면에 가깝게 하여 자기에게 붙기를 요할 뿐이다.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간절히 묻고 가까이 생각하며, 말은 충실히 하고 미덥게 하며, 행실은 독실하게 공경하며, 서면 앞에 함께 함을 볼 수 있고 수레에 있을 때에는 멍에에 기대 있을 때 그것을 볼 수 있어야 하니 단지 이것이 배움이다. 자질이 아름다운 사람은 밝히기를 다하여, 찌꺼기가 다 없어져 천지와 한 몸이 될 수 있다. 그 다음은 오직 정중하고 공손함으로써 길러야 하니 그 지극한 데 이르러서는 같다.

-查(사): 찌꺼기 -滓(재): 찌꺼기


6. 子曰 “直哉 史魚. 邦有道 如矢. 邦無道 如矢.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곧구나, 史魚(사어)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곧았으며, 나라가 도 없을 때도 곧았다.

-史魚(사어): 史는 관직명이다. 魚는 위나라 대부로서 이름이 鰌(추, 미꾸라지)이다. 子魚(자어)는 어진 蘧伯玉(거백옥)을 등용하지 못한 것과, 부족한 彌子瑕(미자하)를 물리치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그래서 尸諫하였으니, 죽은 뒤 시신을 빈객의 자리에 두지 않고, 창문 아래에 두게 하였다. 衛의 靈公(영공)이 조문을 와서 왜 시신을 창문 아래에 두었는가 하고 물으니, 위와 같은 연유를 말하자, 크게 뉘우쳤다고 한다. 『孔子家語』에 있다.


*史 官名. 魚 衛大夫 名 鰌. 如矢 言直也. 史魚自以不能進賢退不肖, 旣死猶以尸諫, 故夫子稱其直. 事見家語.

史는 관직 이름이다. 魚는 衛나라 大夫인데, 이름이 鰌이다. 화살과 같다는 것은 곧음을 말한다. 史魚는 스스로 어진 사람을 나아가게 하고 不肖한 사람을 물러가게 할 수 없었음을 이미 죽은 뒤에도 오히려 시신으로서 諫했으므로 夫子께서 그 곧음을 칭찬하셨다. 이 일은 『孔子家語』에 보인다.


•君子哉 蘧伯玉 邦有道則仕 邦無道則可券而懷之.”

군자로다. 蘧伯玉(거백옥)이여. 나라에 도가 있음에 벼슬을 하고, 나라에 도가 없음에 거두어 감추어 두는구나.”

-券而懷之(권지회지): 券은 거두다. 懷는 품다. 보관하다.

-魚를 直하다고 하였고, 蘧伯玉을 군자라 하였으니, 蘧伯玉을 더 칭찬한 것이다.


*伯玉出處 合於聖人之道 故曰“君子.” 卷 收也. 懷 藏也. 如於孫林父․甯殖放弒之謀, 不對而出, 亦其事也.

伯玉이 나가서 머무는 것이 聖人의 道에 부합하였으므로 “君子”라고 하신 것이다. 卷은 거둠이다. 懷는 감춤이니 孫林父와 甯殖(녕식이) 군주를 추방하고 시해하려는 모의에 대답하지 않고 나간 것이 또한 그 일이다.


*楊氏曰 “史魚之直, 未盡君子之道. 若蘧伯玉 然後可免於亂世, 若史魚之如矢 則雖欲卷而懷之, 有不可得也.”

楊氏가 말했다. “史魚의 곧음은 군자의 道를 다하지 못했다. 蘧伯玉과 같은 뒤에야 난세를 면할 수 있고, 史魚의 곧음이라면 비록 거두어 감추려 해도 할 수 없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