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衛靈公 11, 12, 13, 14, 15, 16, 17, 18, 19

서원365 2017. 1. 3. 19:37

11. 子曰 “人無遠慮 必有近憂.”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멀리 생각함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


*蘇氏曰 “人之所履者 容足之外 皆爲無用之地, 而不可廢也. 故慮不在千里之外 則患在几席之下矣.”

蘇氏가 말했다. “사람이 밟는 곳은 발을 딛는 곳 이외는 다 쓸모가 없는 땅이지만 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생각이 천리 밖에 있지 않으면 근심은 자리 밑에 있게 된다.”

-당장 불필요하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걱정이 바로 닥친다는 말이다.


12. 子曰 “已矣乎. 吾未見好德 如好色者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끝났구나. 나는 덕을 좋아하기를 색을 좋아하듯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已矣乎 歎其終不得而見也.

已矣乎는 마침내 볼 수 없음을 탄식하신 것이다.

-「子罕篇」 第17章에서도 “吾未見好德 如好色者也”라고 하였다.


13. 子曰 “藏文仲 其竊位者與. 知柳下惠之賢而不與立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藏文仲(장문중)은 지위를 훔친 자일 것이다. 柳下惠(유하혜)가 어진 줄 알면서도 함께 조정에 서지 않았다.”


*竊位 言不稱其位而有愧於心 如盜得而陰據之也. 柳下惠 魯大夫展獲 字禽 食邑柳下 謚曰惠. 與立 謂與之並立於朝.

-稱(칭): 저울, 맞다, 저울질하다.

지위를 도둑질함은 그 지위에 걸맞지 않아 마음에 부끄러움이 있어서 도둑질하여 얻고 몰래 점거한 것과 같음을 말한다. 柳下惠는 魯나라 대부인 展獲인데, 字는 禽이고 식읍은 柳下였으며, 시호는 惠였다. 與立은 그와 더불어 나란히 조정에 서는 것이다.


*范氏曰 “臧文仲爲政於魯 若不知賢, 是不明也. 知而不擧 是蔽賢也, 不明之罪小, 蔽賢之罪大. 故孔子以爲不仁, 又以爲竊位.”

范氏가 말했다. “臧文仲은 魯나라에서 정치를 했는데, 현자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것은 밝지 못한 것이다. 알면서도 천거하지 않았다면 현자를 엄폐한 것이니, 밝지 못한 죄는 작지만 현자를 엄폐한 죄는 크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不仁하다고 하셨고 또 지위를 도둑질했다고 하셨다.”


14. 子曰 “躬自厚而薄責於人 則遠怨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자신에게는 책망을 많이 하고, 남에게는 적게 하면 원망을 멀리할 것이다.”


*責己厚 故身益修, 責人薄, 故人易從. 所以人不得而怨之.

자기를 책망하기를 두텁게 하므로 자기에게 닦음을 더하고, 남을 책망하기를 박하게 하므로 남이 쉽게 따른다. 이 때문에 남들이 원망할 수 없다.


15. 子曰 “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未如之何也已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할까나 어찌 할까나 하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찌하지 않는다.”


*如之何如之何者, 熟思而審處之辭也. 不如是而妄行, 雖聖人亦無如之何矣.

어찌 할 것인가 어찌 할 것인가라는 것은 익숙히 생각하고 살펴서 대처한다는 말이다. 이와 같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면 비록 聖人이리도 또한 어찌 할 수 없다.


16. 子曰 “群居終日 言不及義 好行小慧 難矣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여럿이 함께 종일 있으면서 말이 義에 미치지 않고 작은 지혜를 행하기를 좋아한다면 어렵도다.”

-小慧(소혜): 작은 지혜, 즉 개인의 사생활이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지혜이다. 여럿이 모여 사익을 추구하되 義를 말하지 않으면 잘못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義를 어겨 험한 일을 하면서 요행히 면하기를 바라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마침내 그런 행위의 결과로 근심하고 해를 입게 된다.


*小慧 私智也. 言不及義 則放辟邪侈之心滋. 好行小慧 則行險僥倖之機熟. 難矣哉者 言其無以入德, 而將有患害也.

작은 지혜는 사사로운 지혜이디. 말이 義에 미치지 않으면 함부로 하고 간사하고 사치한 마음이 불어날 것이다. 작은 지혜를 좋아한다는 것은 험난하고 요행을 바라는 기틀이 무르익을 것이다. 어렵다는 것은 그가 덕에 들어감이 없고 해를 입을 근심과 해로움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滋(자): 붇다, 번성하다, 더욱, 심다.


17. 子曰 “君子 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義로써 본질로 삼고 禮로써 행하며 겸손으로써 그것을 내며 信實로써 이루니, 군자로다.”


*義者制事之本 故以爲質幹 而行之必有節文, 出之必以退遜 成之必在誠實 乃君子之道也.

義란 일을 制裁하는 근본이므로 바탕과 줄기가 되며, 행함에는 반드시 절제와 격식이 있어야 하고, 낼 때에는 반드시 겸손해야 하고, 이룸은 반드시 성실에 있으니 곧 군자의 道이다.


*程子曰 “義以爲質 如質幹然. 禮行此 孫出此 信成此. 此四句只是一事 以義爲本.” 又曰 “敬以直內 則義以方外. 義以爲質, 則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의로써 바탕으로 삼음은 바탕과 줄기 같은 것이다. 禮는 이것을 행하고, 겸손은 이것을 내며, 신실함을 이것을 이룬다. 이 네 구절은 다만 하나의 일이니 義로써 근본을 삼는다.” 또 말씀하셨다. “敬하여 안을 곧게 하고, 義를 써서 밖을 반듯하게 한다. 義로써 바탕으로 삼으면 禮로써 행하고 겸손으로써 내고 信實함으로써 이룬다.”

-敬以直內 則義以方外(경이직내 즉의이방외): 『周易』 坤卦「文言傳」에 보이는 바, “주경이직내 용의이방외”를 줄여서 쓴 것이다. 以는 ‘~로써’로 보지 않고 접속로 본다. 그리하여 “敬하여 마음을 곧게 하고 義를 써서 밖을 방정하게 한다.”로 해석한 것이다.--成百曉


18. 子曰 “君子 病無能焉, 不病人之不己知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기가 할 수 없음을 병으로 여기지,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와 유사한 말이 앞에서도 나왔다. 「憲問篇」 第32章 등


19. 子曰 “君子 疾沒世而名不稱彦.”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죽을 때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

-위의 不病人之不己知也와 이 말은 서로 모순되는 듯하다. 이에 대해 范祖禹(범조우)가 말했다. “군자는 학문으로써 자기를 위하지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을 마칠 때까지 그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 善을 행한 실제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말 속에는 실제로 그가 수양이 되었고, 그에 맞게 잘 행하였다면 이름은 저절로 나기마련이라는 뜻이 들어 있다.


*范氏曰 “君子學以爲己, 不求人知. 然沒世而名不稱焉, 則無爲善之實可知矣.”

范氏가 말했다. “君子의 학문은 자기를 위하지 남이 알아주기를 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도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 좋은 일을 했다는 실제가 없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