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衛靈公 30, 31, 32, 33, 34, 35

서원365 2017. 1. 3. 21:02

30.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侵 以思無益. 不如學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일찍이 종일 밥을 먹지 않고 밤새 자지 않으며 생각을 했지만 이익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못하다.”

-배운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올바른 수행법에 따라 명상하거나 참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배우지도 않고 궁리만 하는 것은 유익함이 없다는 말이다. 유익함이 없을 뿐 아니라 위태롭기도 하다.


*此爲思而不學者言之. 蓋勞心以必求 不如遜志而自得也.

이것은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 사람을 위해 말씀하신 것이다. 수고롭게 생각하고 반드시 찾으려함이 뜻을 겸손하게 하여 스스로 아는 것만 못하다.


*李氏曰 “夫子非思而不學者, 特垂語以教人爾.”

李氏가 말했다. “夫子께서 생각하고 배우지 않는 사람이 아님을 다만 이 말씀을 내려 사람들을 가르치려 하신 것뿐이다.”


31. 子曰 “君子謀道 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 不憂貧.”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道를 꾀하지 먹을 것을 꾀하지 않는다. 밭을 갊에 굶주림이 그 가운데 있고, 배움에 綠(록)이 그 가운데 있으니, 군자는 道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다.”

-餒(뇌): 주리다, 굶기다, 썩다.


*耕所以謀食 而未必得食. 學所以謀道, 而祿在其中. 然其學也 憂不得乎道而已 非爲憂貧之故, 而欲爲是以得祿也.

밭을 갊은 먹을 것을 꾀하는 것이나 반드시 먹을 것을 얻지는 못한다. 배움은 道를 꾀하는 것이나 祿은 그 가운데 있다. 그러나 그 배움은 道를 얻지 못함을 근심할 뿐이요, 가난을 걱정하는 이유 때문에 이것을 하여 綠을 얻고자 함이 아니다.


*尹氏曰 “君子治其本而不卹其末, 豈以自在外至者爲憂樂哉?”

尹氏가 말했다. “君子는 그 근본을 다스리지 지엽적인 것을 걱정하지 않으니, 어찌 밖으로부터 이른 것 때문에 근심하고 즐거워하겠는가?”

-卹(휼): 근심하다, 가엾이 여기다, 진휼하다. (솔): 먼지 떨다,


32. 子曰 “知及之 仁不能守之 雖得之 必失之.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가 미치더라도 仁이 그것을 지킬 수 없다면, 비록 얻더라도 반드시 잃는다.


*知足以知此理 而私欲間之 則無以有之於身矣.

지혜가 충분하여 이 이치를 알아도 私欲이 사이에 끼어들면 몸에 소유할 수 없게 된다.


•知及之 仁能守之 不莊以涖之 則民不敬.

지혜가 미치고 仁이 그것을 지킬 수 있다고 해도 장엄함으로 임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공경하지 않는다.

-涖(리) : 임하다. 다다르다.

-不莊以涖之(부장이리지) 則民不敬(즉민불경): 범인들은 외적인 것에 얽매여 그 사람 됨됨이를 알아보기 어렵다. 외적인 위엄을 갖추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곧 알아볼 수 있다면, 그는 범인의 수준을 벗어나있는 사람이다.


*涖 臨也 謂臨民也. 知此理而無私欲以間之, 則所知者在我而不失矣. 然猶有不莊者 蓋氣習之偏 或有厚於內而不嚴於外者, 是以民不見其可畏而慢易之. 下句放此.

涖(리)는 임함이니 백성들에게 임함을 이른다. 이 이치를 알아서 私欲이 끼어듦이 없으면 아는 거이 자에게 있어서 잃지 않는다. 그러나 장엄하지 않음이 있는 사람은 기질과 습관이 편벽되어 혹 안으로는 두터움이 있으나 밖으로는 엄숙하지 않아서, 이 때문에 백성들이 두려워할 만한 것을 보지 못해서 업신여기고 쉽게 여긴다. 아래 구절도 이와 같다.


•知及之 仁能守之 莊以涖之 動之不以禮 未善也.”

지혜가 미치고 仁이 그것을 지킬 수 있고 위엄을 갖추어 임하더라도 예로써 움직이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


*動之 動民也, 猶曰鼓舞而作興之云爾. 禮 謂義理之節文.

움직이게 함은 백성들을 움직이게 함인데, 북치고 춤을 춰 일어나게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禮는 의리의 절제와 격식을 이른다.


*愚謂學至於仁, 則善有諸己而大本立矣. 涖之不莊 動之不以禮 乃其氣稟學問之小疵, 然亦非盡善之道也. 故夫子歷言之, 使知德愈全則責愈備, 不可以爲小節而忽之也.

내가 생각하건대 배움이 仁에 이르면 선함이 자기에게 있어서 큰 근본이 선다. 임함이 장엄하지 않고 움직이게 함을 禮로써 않음은 기품과 학문의 작은 瑕疵이다. 그러나 또한 盡善의 道는 아니다.


33. 子曰 “君子 不可小知而可大受也, 小人不可大受而可小知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작은 것으로 알 수는 없으나 큰 것을 받을 수 있으며, 소인은 큰 것을 받을 수는 없으나 작은 것으로 알 수 있다.”

-小知는 실무적인 작은 일을 말한다. 군자는 이런 것을 잘하지 못하여도 국가적인 경륜은 갖추고 있다.


*此言觀人之法. 知 我知之也, 受 彼所受也. 蓋君子於細事未必可觀 而材德足以任重, 小人雖器量淺狹, 而未必無一長可取.

이는 사람을 관찰하는 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知는 내가 아는 것이고, 受는 저쪽이 받는 것이다. 君子는 사소한 일에는 반드시 볼 만 한 것은 아니지만, 재목과 덕이 중요한 것을 맡을 만하다. 小人은 비록 그릇과 도량이 얕고 좁지만 취할 만한 장점이 한 가지 없는 반드시 것은 아니다.


34. 子曰 “民之於仁也 甚於水火, 水火 吾見蹈而死者矣 未見蹈仁而死者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인에 대한 것이 물과 불보다 심하니, 물과 불은 밟다가 죽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나, 仁을 실천하다가 죽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水火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물과 불도 잘못하면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仁을 실천하다가 죽은 경우는 없다. 그러나 水火는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어서 사용못하게 하여도 하게 되지만, 仁의 실천은 자기의 욕심을 참아야 하는 것이니, 어찌 같을 수가 있겠는가?


*民之於水火 所賴以生 不可一日無. 其於仁也亦然. 但水火外物, 而仁在己. 無水火 不過害人之身, 而不仁則失其心. 是仁有甚於水火 而尤不可以一日無也. 況水火或有時而殺人, 仁則未嘗殺人, 亦何憚而不爲哉?

사람이 물과 불에 대해 의지하여 살아가니, 하루도 없을 수 없다. 그 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물과 불은 바깥의 사물이고, 仁 자기에게 있다. 물과 불이 없으면 사람의 몸을 해롭게 하는 데 지나지 않지만, 仁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잃는다. 이 仁은 물과 불보다 심하지 더욱 하루도 없을 수 없다. 하물며 물과 불은 혹은 사람을 죽인 때도 있지만, 仁은 일찍이 사람을 죽인 적이 없으니 어찌 꺼리고 하지 않을 것인가?


*李氏曰 “此夫子勉人爲仁之語. 下章放此.”

李氏가 말했다. “이는 夫子께서 사람들이 仁을 하도록 힘쓰게 하신 말씀이다. 아래 章도 이와 같다.”


35. 子曰 “當仁 不讓於師.”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仁을 감당함에 있어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不讓於師(불양어사): 인을 실천함은 어느 정도에서 만족함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누구 앞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當仁 以仁爲己任也. 雖師亦無所遜 言當勇往而必爲也. 蓋仁者 人所自有而自爲之 非有爭也 何遜之有?

當仁은 仁으로써 자기 임무로 삼음이다. 비록 스승에게도 사양하는 바가 없음은 마땅히 용감하게 가서 반드시 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仁이란 스스로 가지고 스스로 하는 것이니 어찌 다툼이 있으며 어찌 사양함이 있겠는가?


*程子曰 “爲仁在己 無所與遜. 若善名爲外 則不可不遜.”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仁을 행함은 자기에게 달려 있으니 사양함에 관여함이 없다. 만약 좋은 이름이라면 밖에 있으니 사양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