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衛靈公 36, 37, 38, 39, 40, 41

서원365 2017. 1. 4. 10:29

36. 子曰 “君子 貞而不諒.”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바르되 작은 믿음에 구애되지 않는다.”

-諒(량): 작은 의리에 구애되는 믿음을 말한다. 하찮은 의리와 같은 말이다. 일테면 친구와의 의리 때문에 청렴함을 버린다면 작은 의리에 구애되는 것이다.


*貞 正而固也. 諒, 則不擇是非而必於信.

貞은 바르고 굳음이다. 諒(량)은 시비를 가리지 않고 믿음만 기필하는 것이다.


37. 子曰 “事君 敬其事而後其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을 섬기되 일을 공경히 하고 먹을 것을 나중에 한다.”

-後其食(후기식): 食은 그 직분으로 받는 물질적인 것이다.


*後 與後獲之後同. 食 祿也. 君子之仕也 有官守者修其職, 有言責者盡其忠. 皆以敬吾之事而已, 不可先有求祿之心也.

後는 “나중에 얻는다.”고 할 때의 나중과 같다. 食은 祿俸이다. 군자가 벼슬함에 맡은 직책이 있는 자는 그 직분을 수행하고 말할 책임이 있는 자는 그 충성을 다하니, 다 나의 일을 공경할 뿐이며, 먼저 녹봉을 구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雍也篇」第20章에서 樊遲가 仁에 대해 묻자 孔子는 “先難而後獲”이라고 답했다.


38. 子曰 “有敎 無類.”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침이 있다면 종류가 없다.”


*人性皆善 而其類有善惡之殊者 氣習之染也. 故君子有教 則人皆可以復於善 而不當復論其類之惡矣.

사람 본성은 다 착한데 종류가 선악의 다름이 있는 것은 기질과 습성의 물듦이다. 그러므로 君子가 가르침이 있으면 사람은 다 선함을 회복할 수 있어서 다시 그 종류의 악함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39. 子曰 “道不同 不相爲謀.”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도가 다르면 서로 함께 도모하지 않는다.”


*不同 如善惡邪正之異.

不同은 善惡과 邪正의 다름과 같다.

-正道로써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사람과 함께 일을 도모할 수는 없다는 것과 같다. 또한 道가 다르다는 것은 儒家와 道家가 추구하는 道가 다른 것과 같은 것이니, 그들과 함께 도모할 수 없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40. 子曰 “辭 達而已矣.”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란 서로 통하게 할 뿐이다.”


*辭 取達意而止, 不以富麗爲工.

말은 뜻이 통함을 취할 뿐이지, 풍부하고 화려함을 전공으로 해서는 안 된다.

-孔子는 말 잘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였다. 그래서 말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말만 앞서서 실천하지 않는 것, 화려할 말로 현혹하여 시비를 구분 못하게 하는 것, 이런 것이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41. 師冕見 及階, 子曰 “階也.” 及席, 子曰 “席也.” 皆坐 子告之曰 “某在斯 某在斯.”

악사인 冕(면)이 뵐 때, 계단에 이르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계단입니다.” 자리에 이르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자리입니다.” 모두 앉으니, 공자가 고해서 말씀하셨다. “누구는 여기 있고, 누구는 여기 있습니다.”

-冕(면)이 맹인이므로 이렇게 한 것이다. 예는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바탕으로 하고 격식을 갖춤을 형식으로 한다. 孔子의 선한 성품과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師 樂師, 瞽者. 冕 名. 再言某在斯, 歷擧在坐之人以詔之.

師는 樂師인데 맹인이다. 冕은 이름이다. 두 번 “누구는 여기에 있다.”고 한 것은 일일이 들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말씀해주신 것이다.

-詔(조): 고하다, 알리다.


•師冕出 子張 問曰 “與師言之道與?”

악사인 冕(면)이 나가자 子張(자장)이 물었다. “악사와 얘기를 하는 도리입니까?”


*聖門學者 於夫子之一言一動, 無不存心省察如此.

聖人 문하의 배우는 사람들이 夫子의 한 말씀 한 동작에 대해 마음을 주더 살피지 않음이 없음이 이와 같았다.


•子曰 “然. 固相師之道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진실로 樂師를 도와주는 도리이다.”


*相 助也. 古者瞽必有相, 其道如此. 蓋聖人於此, 非作意而爲之, 但盡其道而已.

相은 도움이다. 옛날에는 맹인은 반드시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방법이 이와 같았다. 聖人께서 이에 생각을 지어 하신 것이 아니라, 그 도리를 다하신 것이다.


*尹氏曰 “聖人處己爲人 其心一致, 無不盡其誠故也. 有志於學者 求聖人之心 於斯亦可見矣.”

尹氏가 말했다. “聖人께서 처신하고 남을 위하는 것이 그 마음이 일치하니, 그 정성을 다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다. 배움에 뜻을 둔 사람은 聖人의 마음을 구함을 이것에서 또한 볼 수 있다.”


*范氏曰 “聖人不侮鰥寡 不虐無告 可見於此. 推之天下 無一物不得其所矣.”

范氏가 말했다. “聖人께서 홀아비와 과부를 모욕하지 않으시고, 고아를 학대하지 않으심을 이것에서 볼 수 있다. 천하에 미루면 한 가지도 제 자리를 얻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鰥(환): 홀아비

-남을 업신여긴다는 것은 남과 비교해서 우월감을 가져서 그렇다. 사람을 평등한 마음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그 마음이 온전하지 못함을 드러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