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陽貨篇 4, 5, 6, 7

서원365 2017. 1. 5. 10:58

4. 子之武城 聞弦歌之聲.

孔子께서 武城(무성)에 가셨을 때 비파와 거문고에 맞추어 노래하는 것을 들으셨다.

-武城(무성): 子游가 邑宰로 있으면서 樂을 가르쳤으므로 백성들이 이렇게 하고 있었다고 한다.


*弦 琴瑟也. 時子游爲武城宰 以禮樂爲教, 故邑人皆弦歌也.

弦은 거문고와 비파이다. 이때 子游는 武城의 邑宰가 되었는데, 禮樂으로써 가르쳤으므로 邑의 사람들이 다 絃樂에 맞추어 노래했다.


•夫子莞爾而笑曰 “割鷄 焉用牛刀?”

공자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닭을 가르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쓸 것인가?”

-莞爾(완이): 빙그레 웃음.


*莞爾 小笑貌 蓋喜之也. 因言其治小邑, 何必用此大道也.

莞爾는 작게 웃는 모습인데, 기뻐하신 것이다. 그래서 작은 읍을 다스리는데 어찌 大道를 쓸 필요가 있는가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子游對曰 “昔者 偃也聞諸夫子 曰 ‘君子 學道則愛人 小人 學道則易使也.’”

자유가 대답했다.

“옛적에 偃(언, 子游)이 夫子께 들으니 ‘君子가 道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小人이 道를 배우면 부리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君子小人 以位言之. 子游所稱, 蓋夫子之常言, 言君子小人 皆不可以不學, 故武城雖小, 亦必教以禮樂.

君子와 小人은 다 지위로써 말한 것이다. 子游가 말한 것은 夫子께서 늘 말씀하신 것일 것이니, 君子와 小人은 다 배우지 않아서는 안 되므로, 武城이 비록 작지만 또한 반드시 禮樂으로써 가르쳐야 함을 말이다.


•子曰 “二三子 偃之言 是也. 前言 戱之耳.”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偃의 말이 맞다. 앞의 말은 우스개였다.”


*嘉子游之篤信 又以解門人之惑也.

子游의 독실한 믿음을 가상히 여기시고 또 문인의 의혹을 풀어주신 것이다.


*治有大小 而其治之必用禮樂 則其爲道一也. 但衆人多不能用, 而子游獨行之. 故夫子驟聞而深喜之, 因反其言以戲之. 而子游以正對, 故復是其言, 而自實其戲也.

다스림에는 크고 작음이 있지만, 그 다스림에 반드시 禮樂을 써야 함을 그 道로 삼음이 같다. 다만 사람들이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子游만이 실행했다. 그러므로 夫子께서 갑자기 들으시고 깊이 기뻐하셨으며 그래서 그 말을 뒤집어 농담을 하신 것이다. 子游가 바르게 대답하였으므로 다시 그 말을 옳다고 하시고, 스스로 농담이었음을 실증하신 것이다.

-驟(취): 갑자기


5. 公山弗擾以費畔 召 子欲往.

公山弗擾(공산불요)가 費(비)읍을 가지고 배반하고는 부르자, 공자가 가려고 하였다.


*弗擾 季氏宰. 與陽貨共執桓子 據邑以叛.

弗擾는 季氏의 가신인데, 陽貨와 같이 桓子를 가두고 邑을 점거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子路不說(열)曰 “末之也已 何必公山氏之之也?”

子路가 기뻐하지 않으며 말했다.

“가실 곳이 없다고 하필이면 공산씨에게 가십니까?”

-何必公山氏之之也(하필공산씨지지야): 앞의 之는 간다는 뜻이고, 뒤의 之는 어조사이다.


*末 無也. 言道旣不行 無所往矣, 何必公山氏之往乎?

末은 없음이다. 도가 이미 행해지지 않으니 가실 곳이 없다고 하필이면 公山氏에게 가시느냐고 말한 것이다.


•子曰 “夫召我者 而豈徒哉? 如有用我者 吾其爲東周乎?”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저가 나를 부르는 것은 어찌 공연히 그러겠는가? 만약 나를 써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것을 동주로 만들겠다.”

-爲東周(위동주): 동주의 도가 행해지게 하겠다는 뜻.


*豈徒哉 言必用我也. 爲東周, 言興周道於東方.

豈徒哉는 반드시 나를 쓸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東周로 만들겠다는 것은 周나라 道를 東方(魯에나라) 일으키겠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程子曰 “聖人以天下無不可有爲之人, 亦無不可改過之人, 故欲往 然而終不往者 知其必不能改故也.”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聖人은 천하에 훌륭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없고, 허물을 고칠 수 없는 사람이 없다고 여기셨다. 그러므로 가시고자 하셨지만 마침내 가시지 않으신 것은 그가 반드시 고칠 수 없을 것이라고 아셨기 때문이다.”


6. 子張問仁於孔子 孔子曰 “能行五者於天下 爲仁矣.” “請聞之.” 曰 “恭寬信敏惠 恭則不侮 寬則得衆 信則人任焉 敏則有功 惠則足以使人.”

子張(자장)이 공자에게 仁에 대해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를 천하에 행할 수 있다면 仁이 된다.”

“청컨대 듣고자 합니다.”

“공손함, 너그러움, 미더움, 민첩함, 은혜로움이다. 공손하면 업신여기지 않으며, 너그러우면 사람들을 얻고, 미더우면 남이 일을 맡기고, 민첩하면 공이 있으며, 은혜로우면 충분히 사람을 부릴 수 있다.


*行是五者 則心存而理得矣. 於天下 言無適而不然 猶所謂雖之夷狄不可棄者. 五者之目 蓋因子張所不足而言耳. 任 倚仗也. 又言其效如此.

이 다섯 가지를 실행하면 마음이 보존되고 이치가 얻어진다. 於天下란 가는 곳마다 그렇지 않음이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니, 비록 夷狄에 가더라도 버려서 안 된다고 말씀하신 것과 같다. 다섯 가지 항목은 子張의 부족함에 따라서 말씀하신 것일 뿐이다. 任은 의지함이다, 또 그 효과가 이와 같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雖之夷狄不可棄(수지이적불가기): 「子路篇 」第19章에서 樊遲의 질문에 답한 것이다. 거기에서는 仁에 대해 恭敬忠으로 답하면서 夷狄에 가더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張敬夫曰 “能行此五者於天下 則其心公平而周遍可知矣. 然恭其本與.”

張敬夫가 말했다. “이 다섯 가지를 天下에 실행할 수 있다면 그 마음이 공평해지고 두루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공손함이 근본일 것이다.”


*李氏曰 “此章與六言六蔽五美四惡之類, 皆與前後文體大不相似.”

李氏가 말했다. “이 章은 六言‧六蔽‧五美‧四惡 같은 것과 다 전후 문체가 크게 서로 같지 않다.”

-六言六蔽(육언육폐): 本篇 第8章에서 子路에게 한 말이다.

-五美와 四惡(오미와 사악): 堯曰篇 第2章에서 子張에게 한 말이다. 五美는 “惠而不費 勞而不怨 欲而不貪 泰而不驕 威而不猛.”, 四惡에 대해서는 “不敎而殺 謂之虐. 不戒視成 謂之暴. 慢令致期 謂之賊. 猶之與人也 出納之吝 謂之有司.”라고 하였다.


7. 佛肹 召 子欲往.

佛肹(필힐)이 부르자 공자가 가려고 하였다.

-佛肹(필힐): 佛과 肹 모두 크다는 뜻.


*佛, 晉大夫趙氏之中牟宰也

肹은 晉나라 大夫 趙氏의 中牟의 邑宰이다.


•子路曰 “昔者 由也聞諸夫子 曰 ‘親於其身 爲不善者 君子不入也.’ 佛肹 以中牟畔 子之往也 如之何?”

子路(자로)가 말했다.

“옛적에 由(유)가 스승님께 들었습니다. ‘자기가 직접 不善을 한 사람에게 군자는 들어가지 않는다.’ 佛肹이 中牟를 가지고 배반하였는데, 스승님께서 가심은 어찌된 것입니까?”


*子路恐佛之浼夫子 故問此以止夫子之行. 親 猶自也. 不入 不入其黨也.

子路는 佛肹이 夫子를 더럽힐까봐 염려하였으므로 이렇게 물어 夫子께사 가시는 것을 멈추게 한 것이다. 親은 自(친히)와 같다. 不入은 그 무리에 들어가지 않음이다.

-浼(매): 더럽다.


•子曰 “然. 有是言也. 不曰堅乎 磨而不磷. 不曰白乎 涅而不緇.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이런 말이 있다. 단단하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갈아도 얇아지지 않는다면. 희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검게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는다면.”

-磷(린): 물 흐르다. 얇은 돌

-涅而不緇(날이불치): 涅은 진흙. 검게 물들임. 緇는 검은 옷 치. 검게 물들여도 물들지 않음.

-공자가 불선한 곳에 들어가도 선함을 유지할 자신이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포부를 펴고자하는 간절한 마음도 배어 있다.


*磷 薄也. 涅 染皂物. 言人之不善 不能浼己.

磷은 얇음이다. 涅(날)은 물건을 검게 물들이는 것이다. 사람의 善하지 않음이 자기를 물들일 수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皂(조): 하인, 마굿간, 검다, 검은 빛


*楊氏曰 “磨不磷 涅不緇 而後無可無不可. 堅白不足 而欲自試於磨涅 其不磷緇也者 幾希.”

楊氏가 맬했다. “갈아도 얇아지지 않고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은 뒤에는 可함도 없고 不可함도 없을 수 있을 것이니, 단단함과 흼이 충분하지 않은데 스스로 갈고 물들임을 시험하여 얇아지지 않고 검게 물들지 않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吾豈匏瓜也哉 焉能繫而不食?”

“내 어찌 박과 같아서, 매달려 있으면서 먹지 못하는 것과 같겠는가?”

-한 곳에 매달려 먹을 수 없는 박처럼, 그 도를 펼 수 없게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뜻이다.


*匏 瓠也. 匏瓜繫於一處而不能飲食, 人則不如是也.

匏는 뒤웅박이다. 뒤웅박이 한 곳에 매달려있어서 마시고 먹을 수 없지만 사람은 이와 같지 않다.

-匏(포): 박 -瓠(호): 박 (확): 우수수 떨어지다.


*張敬夫曰 “子路昔者之所聞 君子守身之常法, 夫子今日之所言 聖人體道之大權也. 然夫子於公山佛之召皆欲往者 以天下無不可變之人 無不可爲之事也. 其卒不往者 知其人之終不可變而事之終不可爲耳. 一則生物之仁, 一則知人之智也.”

張敬夫가 말했다. “子路가 옛날에 들은 것은 君子가 자기를 지키는 떳떳한 법이요, 夫子께서 오늘 말씀하신 것은 聖人이 道를 체행하는 큰 權道이다. 그러나 夫子께서 公山弗擾와 佛肹의 부름에 다 가시고자 한 것은 천하에 바꿀 수 없는 사람이 없고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여기신 것이다. 끝내 가시지 않은 것은 그 사람이 끝내 바꿀 수 없고, 일을 끝내 할 수 없음을 아셨을 뿐이다. 하나는 만물을 생성시키는 仁이고 하나는 사람을 아는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