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陽貨篇 13, 14, 15, 16, 17, 18

서원365 2017. 1. 5. 19:40

13. 子曰 “鄕原(愿) 德之賊.”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鄕原(향원)은 德의 적이다.”

-鄕原(향원) : 原은 愿이다. 삼가다. 고을에서 겉으로 근후하게 보이면서도 時流에 아첨하는 자이다. 겉으로 보면 덕이 있는 것 같아 속기 쉬우므로 오히려 덕을 버려 놓을 수 있다.


*鄉者, 鄙俗之意. 原 與愿同. 荀子原愨 註讀作愿是也. 鄉原 鄉人之愿者也. 蓋其同流合汙以媚於世 故在鄉人之中 獨以愿稱. 夫子以其似德非德 而反亂乎德 故以爲德之賊而深惡之. 詳見孟子末篇.

鄉이란 비속하다는 뜻이다. 原은 愿(원)과 같다. 『荀子』에 原愨의 註에서 “愿으로 읽는다.”고 하였으니 이것이다. 鄕原은 시골의 점잖은 척 하는 자이니, 時流에 동화하고 더러운 것과 영합하며 세상에 아첨하는 사람이므로 시골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면 점잖다고 하는 사람이다. 夫子께서는 德과 비슷하나 德이 아니며, 도리어 덕을 어지럽게 하므로 德의 賊이라고 여기시고 심히 미워하셨다. 상세한 것은 『孟子』마지막 篇에 보인다.

-愨(각): 삼가다.

-『孟子』 「盡心下篇」에 鄕原에 대한 설명이 있다.


14. 子曰 “道聽而塗說 德之棄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면 덕을 버리는 것이다.”

-塗說(도설): 塗는 途(도)와 같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한다는 말은 듣고 나서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고 내면화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하는 것을 말한다.


*雖聞善言 不爲己有 是自棄其德也.

비록 좋은 말을 들었더라도 자기 소유로 하지 않으면 그 덕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王氏曰 “君子多識前言往行以畜其德 道聽塗說則棄之矣.”

王氏가 말했다. “君子는 지난 말이나 지난 행실을 많이 알아서 그 德을 쌓으니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면 버리는 것이다.”


15. 子曰 “鄙夫 可與事君也與哉?

“비루한 사람과 함께 임금을 섬길 수 있겠는가?


*鄙夫 庸惡陋劣之稱.

鄙夫는 용렬하고 악하며 비루하고 졸렬함을 말한다.


•其未得之也 患得之 旣得之 患失之.

얻지 못했으면 얻을 것을 걱정하고, 이미 얻었으면 잃을 것을 걱정한다.

-위의 鄙夫(비부)에 대한 설명이다.


*何氏曰 “患得之, 謂患不能得之.”

何氏가 말했다. “얻을 것을 걱정함은 얻을 수 없을 것을 걱정함을 이른다.”


•苟患失之 無所不至矣.”

“만약 잃을 것을 걱정한다면 이르지 못할 곳이 없다.”

-無所不至矣(무소부지의): 못할 것이 없다는 말. 위의 鄙夫는 仁者와는 반대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이기적인 마음에 사로잡혀, 공직도 이기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용하여 심지어 악행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다.


*小則吮癰舐痔, 大則弒父與君, 皆生於患失而已.

작으면 종기를 빨고 치질을 핥으며 그면 아버지와 군주를 죽이니 다 잃을까 걱정할 뿐이다.

-吮(연): 빨다 -癰(옹): 종기 -舐(지): 핥다. -痔(치): 치질

-비루한 자는 지위를 얻지 못했으면 오로지 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도리에 어긋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지위를 이미 얻었으면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아첨이 지나치고, 심하면 죽여서라도 잃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다.


*胡氏曰 “許昌靳裁之有言曰 ‘士之品大槪有三 志於道德者 功名不足以累其心, 志於功名者 富貴不足以累其心, 志於富貴而已者 則亦無所不至矣.’ 志於富貴 卽孔子所謂鄙夫也.”

胡氏가 말했다. “許昌의 靳裁之(근재지)의 말에 ‘선비의 등급은 대개 셋이니, 道德에 뜻을 두는 사람은 功名이 그 마음을 얽어매기에 부족하며, 功名에 뜻을 둔 사람은 부귀가 그 마음을 얽어매기가 부족하며, 富貴에 뜻을 둘 뿐인 사람이라면 또한 이르지 못할 곳이 없다.’라고 하였다. 富貴에 뜻을 둠이 바로 孔子께서 말씀하신 鄙夫이다.”


16. 子曰 “古者 民有三疾. 今也 或是之亡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는 백성들에게 세 가지 병폐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것도 없다.


*氣失其平則爲疾 故氣稟之偏者 亦謂之疾. 昔所謂疾 今亦無之 傷俗之益偸也.

氣가 和平함을 잃으면 병이 되니, 그러므로 氣稟이 치우친 것도 또한 병이라고 이른다. 옛날에 병이라고 하던 것도 지금은 없으니 풍속이 더욱 야박해진 것을 속상해하신 것이다.


•古之狂也肆 今之狂也蕩, 古之矜也廉 今之矜也忿戾, 古之愚也直 今之愚也 詐而已矣

“옛날 뜻이 높음은 작은 예절에 구애받지 않음이었는데, 지금은 방탕함이다. 옛날 자기 자신에게 엄함은 모가 나게 엄격함이었는데, 지금은 성내어 다툼이며, 옛날 어리석음은 정직했는데, 지금은 간사하기만 할 뿐이다.”

-蕩(탕): 방탕함

-矜(긍): 자기를 지킴을 너무 엄하게 하는 것. -廉(렴): 모가 나서 엄격함.

-忿(분려): 성내어 다툼

-直(직): 감정대로 행동하여 마음대로 함. -詐(사): 사사로움으로 함부로 행동함.


*狂者 志願太高. 肆 謂不拘小節. 蕩則踰大閑矣. 矜者 持守太嚴. 廉 謂稜角陗厲. 忿戾則至於爭矣. 愚者 暗昧不明. 直 謂徑行自遂. 詐則挾私妄作矣.

狂이란 뜻이 너무 높은 것이다. 肆는 작은 예절에 구애받지 않음이다. 蕩은 큰 한계를 넘음이다. 矜은 지킴이 너무 엄함이다. 廉은 모가 나서 엄격함을 이른다. 성내고 사나우면 싸움에 이른다. 愚란 어둡고 밝지 않음이다. 直은 생각대로 행동하고 마음대로 이루는 것이다. 속이면 사사로움을 끼고 함부로 행동하게 된다.

-稜(릉): 모서리. -陗(초): 가파르다, 험하다, 높다, 급하다.


*范氏曰 “末世滋僞. 豈唯賢者不如古哉? 民性之蔽, 亦與古人異矣.”

范氏가 말했다. “말세에는 거짓이 불어난다. 어찌 오직 어진 사람만 옛날만 못할 것인가? 백성들의 성품이 가려짐 또한 古人과 다르다.”

-滋(자): 불다.


17.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重出

거듭 나왔다.

-「學而篇」第3章에 이미 나왔다.


18. 子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樂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자주색이 붉은 색을 빼앗는 것을 미워한다. 鄭聲의 樂이 雅樂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한다. 민첩한 말이 나라를 뒤집는 것을 미워한다.”


*朱 正色, 紫 間色. 雅 正也. 利口 捷給. 覆, 傾敗也.

朱는 正色이고 紫는 間色. 雅는 바름이다. 利口는 말을 민첩하게 잘하는 것이다. 覆은 기울고 망하게 하는 것이다.

-給(급): 구변이 좋다.

-正色: 朱, 靑, 黃, 黑, 白. 間色은 다섯 가지 색이 아닌 중간 색.

-孔子는 正色을 좋아하고 間色을 싫어하였다. 色어찌 正色이 있고 間色이 있을 것인가? 뿐만 아니라, 孔子는 음식도 바르게 자르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았고, 자리도 반듯하지 않으면 앉지 않았으니, 바름을 추구하고 지키며, 바르지 않은 것을 하지 않으려 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范氏曰 “天下之理 正而勝者常少 不正而勝者常多 聖人所以惡之也. 利口之人 以是爲非 以非爲是, 以賢爲不肖 以不肖爲賢. 人君苟悅而信之 則國家之覆也不難矣.”

范氏가 말했다. “천하의 이치는 바르면서 이기는 것은 늘 적고 바르지 못하면서 이기는 것은 늘 많으니 聖人께서 이 때문에 미워하신 것이다. 민첩하게 구변이 좋은 사람은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하며, 훌륭한 사람을 不肖하다 하고 불초한 사람을 훌륭하다 한다. 인군이 참으로 그를 기뻐하고 믿으면 국가가 무너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