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陽貨篇 8, 9, 10, 11, 12

서원365 2017. 1. 5. 17:53

8. 子曰 “由也. 女聞六言六蔽矣乎?” 對曰 “未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由(=子路)야. 너는 六言과 六蔽를 들었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蔽 遮掩也.

蔽는 차단되고 가려지는 것이다.


“居. 吾語女.

“앉거라. 내가 너에게 말해주겠다.


*禮 君子問更端 則起而對. 故孔子諭子路 使還坐而告之.

禮에 君子가 단서를 바꾸어 물으면 일어나서 대답한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子路에게 말씀하셔서 다시 자리에 앉게 하시고 말씀해주신 것이다.


•好仁不好學 其也愚 好知不好學 其也蕩 好信不好學 其也賊 好直不好學 其也絞 好勇不好學 其也亂 好剛不好學 其也狂.”

仁만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게 됨이다. 知만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방탕하게 됨이다. 信만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해치게 됨이다. 直만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묶이게 됨이다. 勇만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지럽히게 됨이다. 剛만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조급하고 경솔하게 됨이다.”

-罔(망): 그물, 얽히다. 속이다.

-모두 子路의 단점을 바로 잡게 하기 위해 한 말이다. 子路가 仁知信直勇剛과 같은 좋은 점을 갖추고 있었지만 단지 배워 이치에 맞게 하는 것은 부족했으므로 이렇게 말하였다.


*六言皆美德 然徒好之而不學以明其理, 則各有所蔽. 愚 若可陷可罔之類. 蕩 謂窮高極廣而無所止. 賊 謂傷害於物. 勇者 剛之發. 剛者 勇之體. 狂 躁率也.

六言은 다 아름다운 德이지만 단지 좋아하기만 하고 그 이치를 밝히도록 배우지 않으면 각각 가려지는 바가 있다. 愚는 빠뜨리고 속일 수 있는 類와 같다. 簜은 높은 것을 다하고 넓은 것을 다하여 멈추는 바가 없는 것을 이른다. 賊은 남을 다치고 해롭게 하는 것이다. 勇이란 굳셈이 드러난 것이다. 剛이란 勇의 體이다. 狂은 조급하고 경솔한 것이다.


*范氏曰 “子路勇於爲善, 其失之者, 未能好學以明之也, 故告之以此. 曰勇曰剛曰信曰直, 又皆所以救其偏也.”

范氏가 말했다. “子路 선함에 용감하지만, 그 부족한 것은 배움을 좋아해서 밝히지 못하는 것이므로, 이로써 말씀해주신 것이다. 용맹과 굳셈과 믿음과 곧음을 말함은 또 다 그 치우침을 구해주기 위한 것이다.”


9. 子曰 “小子何莫學夫詩?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왜 詩를 배우지 않는가?”


*小子 弟子也.

小子는 弟子이다.


•詩可以興

시로써 뜻을 일으킬 수 있으며,


*感發志意.

느껴서 의지를 일으킨다.


•可以觀

관찰할 수 있으며,


*考見得失.

得失을 고찰해본다.


•可以群

어울릴 수 있으며,


*和而不流.

어울리되 휩쓸리지 않는다.


•可以怨.

원망할 수 있다.


*怨而不怒.

원망하면서도 성내지 않는다.


•邇之事父 遠之事君.

가까이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고 멀리로는 임금을 섬길 수 있다.


*人倫之道 詩無不備 二者擧重而言.

人倫의 道를 詩가 갖추지 않음이 없으니, 두 가지는 중요한 것만을 들어 말씀하신 것이다.


•多識於鳥獸草木之名.”

새와 짐승, 풀과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


*其緒餘又足以資多識.

그 단서의 나머지는 또 많은 지식을 자료이다.


*學詩之法, 此章盡之. 讀是經者, 所宜盡心也.

詩를 배우는 법은 이 章에 다 하였으니, 그 경전을 읽는 자가 마땅히 마음을 다해야 할 점들이다.


10. 子謂伯魚曰 “女爲周南召南矣乎?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墻面而立也與.”

孔子께서 伯魚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周南」과 「召南」을 배웠느냐? 사람이「周南」과 「召南」 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바로 보고 서 있는 것과 같다.”


*爲 猶學也. 周南召南, 詩首篇名, 所言皆修身齊家之事. 正牆面而立 言卽其至近之地 而一物無所見, 一步不可行.

爲는 배움과 같다. 「周南」과 「召南」은 『詩經』의 첫 篇 이름인데 말한 것이 모두 修身齊家의 일이다. 담장을 정면으로 보고 선다는 것은 그것에 아주 가까이 있는 자리에 나아가더라도 한 물건도 보이는 것이 없으며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말이다.


11. 子曰 “禮云禮云 玉帛云乎哉? 樂云樂云 鐘鼓云乎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禮(예)이다. 예이다 하고 하지만 玉帛(옥백)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樂이다. 樂이다 하고 말하지만 종과 북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敬而將之以玉帛 則爲禮, 和而發之以鍾鼓 則爲樂. 遺其本而專事其末 則豈禮樂之謂哉?

공경하여 옥과 비단으로 받들면 禮가 된다. 화합하면서 종과 북으로써 소리를 내면 樂이 된다, 근본을 버려두고 그 지엽적인 것을 오로지 섬기면 어찌 禮樂이라고 하리요?

-將(장): 받들다, 보내다.


*程子曰 “禮只是一箇序, 樂只是一箇和. 只此兩字 含蓄多少義理. 天下無一物無禮樂 且如置此兩椅, 一不正, 便是無序, 無序便乖 乖便不和. 又如盜賊至爲不道, 然亦有禮樂, 蓋必有總屬 必相聽順 乃能爲盜. 不然, 則叛亂無統, 不能一日相聚而爲盜也. 禮樂無處無之, 學者須要識得.”

程子(伊川)께서 말씀하셨다. “禮는 다만 하나의 차례이며, 樂은 다만 하나의 조화이다. 다만 이 두 글자는 많은 義理를 함축하고 있다. 天下에 한 물건도 禮樂없는 것이 없으며, 또 가령 여기에 두 개의 의자를 둘 때 하나가 바르지 않으면 곧 질서가 없고, 질서가 없으면 어그러지고, 어그러지면 조화롭지 못하게 된다. 또 도적이 지극히 道 아닌 것을 하나 또한 禮樂이 있으니, 반드시 수령과 부하가 있어서 서로 명령을 들어 따라야만 도적질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번란하여 기강이 없어서 하루도 서로 모여 도적질 할 수 없다. 禮樂은 없는 곳이 없으니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12. 子曰 “色厲而內荏 譬諸小人 其猶穿窬之盜也與.”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얼굴빛이 위엄스러우면서도 속으로 유약한 것은 소인에 비유하면 벽을 뚫고 담을 넘는 도둑과 같다.”

-色厲而內荏(색려이내임): 얼굴빛이 위엄이 있지만 속으로는 유약한 것. 군자는 外柔內剛이다.

-穿窬(천유): 穿는 담을 뚫는 것, 窬는 담을 넘는 것, 도둑들이 하는 짓이다.


*厲 威嚴也. 荏 柔弱也. 小人 細民也. 穿 穿壁 窬 踰牆. 言其無實盜名 而常畏人知也.

厲는 위엄이다. 荏은 柔弱함이다. 小人은 평민이다. 穿은 벽을 뚫음이고 窬는 잠을 넘음이다. 그 내실이 없이 이름만 도적질하여 늘 사람들이 알까봐 두려워함을 말씀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