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陽貨篇 19, 20, 21

서원365 2017. 1. 5. 20:51

19. 子曰 “予欲無言.”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말을 안 하고 싶다.”


*學者多以言語觀聖人 而不察其天理流行之實 有不待言而著者. 是以徒得其言 而不得其所以言 故夫子發此以警之.

배우는 사람은 대부분 말로써 聖人을 관찰하고 천리가 유행하는 실제가 말에 의존하지 않고도 드러나는 것을 살피지 못했다. 그러므로 다만 그 말씀만을 알고 그 말씀하신 이유를 알지 못했으므로 夫子께서 이를 말씀하셔서 깨우치신 것이다.


•子貢曰 “子如不言 則小子何述焉?”

子貢(자공)이 말했다.

“스승께서 말씀을 하시지 않는다면 저는 어떻게 도를 전하겠습니까?”

-「先進篇」第2章에 보면 말에 뛰어난 제자가 宰我(재아)와 子貢이라고 되어있다. 子貢이 말을 듣고 아는 데 치중하므로 한 말일 것이다. 책이나 말의 것은 실제를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책이나 말을 참고로 해서 실제를 보아야 한다. 그래서 禪家에서는 말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다고 늘 말하고 있는 것이다.


*子貢正以言語觀聖人者, 故疑而問之.

子貢이 바로 말로써 聖人을 보는 자이다. 그래서 의심해서 물었다.


子曰 “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四時는 운행하고 百物은 생장한다.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四時行 百物生 莫非天理發見流行之實, 不待言而可見. 聖人一動一靜 莫非妙道精義之發 亦天而已. 豈待言而顯哉? 此亦開示子貢之切 惜乎其終不喻也.

四時가 운행하고 모든 사물이 생장함에 天理가 드러나고 유행하는 실제가 아님이 없으니 말을 기다리지 않아도 볼 수 있다. 聖人의 動靜 하나하나가 묘한 道의 정미한 뜻이 드러남이 아님이 없으니 또한 하늘일 뿐이다. 어찌 말을 기다려 드러나겠는가? 이 또한 子貢에게 열어 보이시기를 간절히 하신 것인데, 애석하게도 마침내 깨닫지 못하였다.


*程子曰 “孔子之道 譬如日星之明, 猶患門人未能盡曉, 故曰‘予欲無言’. 若顏子則便默識, 其他則未免疑問, 故曰‘小子何述’.” 又曰 “‘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生焉’, 則可謂至明白矣.”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孔子의 道는 비유하자면 해와 별의 밝음과 같은데 오히려 門人들이 다 깨닫지 못할까 걱정 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말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만약 顔子라면 곧 묵묵히 알았을 것인데, 나머지는 의심하여 묻기를 면할 수 없었으니, 그러므로 ‘제가 道를 어떻게 전하겠습니까?’라고 한 것이다.”

또 말씀하셨다. “‘하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그래도 四時가 운행하고 온갖 사물이 생장한다.’ 그렇다면 지극히 명백하다고 말할 만하다.”


*愚按 此與前篇‘無隱’之意相發 學者詳之.

내가 살펴보건대, 이것은 前篇의 ‘숨김이 없다.’ 는 뜻이 서로 發明하니 배우는 사람들은 자세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無隱(무은): 「述而篇」 第23章 “二三子 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吾無行而不與二三子者 是丘也.”을 말한다. “내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가? 나는 숨김이 없으며 행하여 그대들에게 보여주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다.


20. 孺悲欲見孔子 孔子辭以疾. 將命者出 取瑟而歌 使之聞之.

孺悲(유비)가 孔子를 만나려 하자 공자가 병을 핑계로 사양하였다. 명을 전하는 사람이 나가자 비파를 들고 노래하면서 그로 하여금 듣게 했다.


*孺悲 魯人 嘗學士喪禮於孔子. 當是時必有以得罪者. 故辭以疾, 而又使知其非疾, 以警教之也.

孺悲는 魯나라 사람인데 일찍이 孔子에게 士喪禮를 배웠다. 이때가 되어 반드시 죄를 지었을 것이다. 그래서 병을 핑계로 사양하였고, 그가 병이 아님을 알게 하여 깨우쳐 가르치신 것이다.


*程子曰 “此孟子所謂‘不屑之教誨’, 所以深教之也.”

程子(明道)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孟子께서 말씀하신 ‘不屑之教誨’이니 깊이 가르치신 것이다.”

-屑(설): 달갑게 여기다, 깨끗하다, 가루.

-不屑之教誨(불설지교회): 달갑게 여기지 않음을 보여주어 상대가 깨닫게 하는 것. 『孟子』 「告子上篇」 第16章에 보인다.


21. 宰我問 “三年之喪 期已久矣.

宰我(재아)가 물었다.

“三年喪을 일 년으로 해도 깁니다.


*期 一周年.

期는 1周年이다.


•君子 三年 不爲禮 禮必壞, 三年 不爲樂 樂必崩.

君子 三年을 예를 행하지 않으면 예는 반드시 무너지고, 삼년을 樂을 하지 않으면 악은 반드시 무너집니다.”


*恐居喪不習而崩壞也.

喪中에 있을 때 익히지 않아서 무너질까 걱정한 것이다.


•舊穀旣沒 新穀旣升 鑽燧改火 期可已矣.

“묵은 곡식이 떨어지고, 햇곡식이 이미 익으며, 불씨는 취하는 나무도 바뀌니 일 년이면 될 것입니다.”

-旣升(기승): 곡식의 이삭이 올라옴을 말하는 듯

-鑽燧改火(찬수개화): 燧는 부싯돌, 봉화. 불쏘시개로 쓰는 땔감도 지난 해 것이 아니라 새것으로 바뀌었다는 뜻. 鑽(찬)은 끌다.


*沒 盡也. 升 登也. 燧 取火之木也. 改火 春取榆柳之火 夏取棗杏之火 夏季取桑柘之火 秋取柞楢之火 冬取槐檀之火 亦一年而周也. 已 止也. 言期年則天運一周 時物皆變 喪至此可止也.

沒은 다함이다. 升은 오름이다. 燧(수)는 불을 취하는 나무이다. 불씨를 바꿈은 봄에는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의 불씨를 취하고, 여름에는 대추나무와 은행나무의 불씨를 취하고, 늦여름에는 뽕나무와 산뽕나무의 불씨를 취하고, 가을에는 조롱나무와 졸참나무의 불씨를 취하고, 겨울에는 회화나무와 박달나무의 불씨를 얻으니, 또한 1년이 돌아간 것이다. 已는 멈춤이다. 1년이면 천지 운행이 한 돌아가니, 계절 사물이 다 변하므로 喪이 이에 이르면 그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榆(유): 느릅나무. -柘(자): 산뽕나무 -柞(작): 조롱나무. -楢(유): 졸참나무 -槐(괴): 회화나무

-檀(단): 박달나무


*尹氏曰 “短喪之說 下愚且恥言之. 宰我親學聖人之門 而以是爲問者 有所疑於心而不敢强焉爾.”

尹氏가 말했다. “喪을 짧게 한다는 말은 下愚라도 또 말하기를 부끄럽게 여긴다. 宰我는 친히 聖人의 문하에서 배웠으면서도 이로써 물은 것은 마음에 의문이 되는 것이 있어서 감히 억지로 묻어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子曰 “食夫稻 衣夫錦 於女安乎?” 曰 “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쌀밥을 먹고 비단 옷을 입는 것이 너에게는 편하냐?”

“편합니다.”

-喪中에는 노래를 할 수 없으며, 삼베 상복을 입으며 거친 음식을 먹는다. 쌀밥을 먹고 비단 옷을 입는다는 것은 喪禮를 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禮 “父母之喪 旣殯 食粥麤衰. 旣葬 疏食水飲 受以成布. 期而小祥 始食菜果 練冠縓緣‧要絰不除.” 無食稻衣錦之理. 夫子欲宰我反求諸心, 自得其所以不忍者. 故問之以此, 而宰我不察也.

禮에 “父母의 喪에는 이미 빈소를 차렸으면 粥(죽)을 먹고 거친 衰服(최복)을 입는다. 이미 장례를 지냈으면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가는 베옷을 입는다. 1주기가 되어 小祥이 되면 비로소 채소와 과일을 먹으며 練布로 된 관을 쓰고 불그스럼한 동정을 단 옷을 입고 絰을 풀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쌀밥을 먹고 비단 옷을 입는 도리가 없는 것이다. 夫子께서 宰我가 마음에 돌이켜 구하게 하여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하셨다. 그러므로 이렇게 물으셨으니 宰我는 살피지 못하였다.

-縓(전): 주황색, 붉은 빛, 붉은 비단

-絰(질): 머리에 쓰는 首絰과 허리에 띠는 腰絰이 있다. 喪中에 짚으로 꼬아 만들어 띠는 것이다.


•“女安則爲之 夫君子之居喪 食旨不甘 聞樂不樂 居處不安 故不爲也. 今女安則爲之.”

“네가 마음이 편하면 그렇게 하라. 대개 군자가 喪中에 있을 때, 맛있는 것을 먹어도 맛이 달지 않으며, 樂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거처가 편안하지 않으니, 그래서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네가 편안하면 그렇게 하라.”


*此夫子之言也. 旨 亦甘也. 初言女安則爲之 絕之之辭. 又發其不忍之端, 以警其不察. 而再言女安則爲之以深責之.

이것은 夫子의 말씀이다. 旨(지) 또한 단 것이다. 처음에 “네가 편안하면 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끊어버린 말씀이요, 또 차마하지 못하는 단서를 말씀해주셔서 그의 不察을 깨우쳐주신 것이다. 다시 “네가 편안하면 하라.”고 말씀하신 것ㅇ느 심히 책망하신 것이다.


•宰我出 子曰 “予之不仁也. 子生三年然後 免於父母之懷, 夫三年之喪 天下之通喪也. 予也有三年之愛於其父母乎?”

宰我가 나가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予(=宰我)의 어질지 못함이여. 자식이 나면 삼년이 지난 후에 부모의 품을 벗어나니, 삼년상은 천하에 통하는 喪이다. 予는 삼년의 사랑이 그의 부모에게 있었던가?”


*宰我旣出 夫子懼其眞以爲可安而遂行之, 故深探其本而斥之. 言由其不仁 故愛親之薄如此也. 懷 抱也. 又言君子所以不忍於親, 而喪必三年之故. 使之聞之, 或能反求而終得其本心也.

宰我가 이미 나가자, 夫子께서 그가 참으로 편안히 여길 만하게 여겨서 마침내 행할 것을 염려하셨으므로 그 근본을 깊이 찾아서 배척하신 것이다. 그 不仁하기 때문에 부모를 사랑하는 데 박한 것이 이와 같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懷는 품음이다, 또 君子가 부모에게 차마 하지 못하고 喪을 반드시 삼년 동안 하는 이유를 말씀하셨다. 그로 하여금 이것을 듣게 하여 혹 돌이켜 구해 마침내 그 본심을 얻게 하신 것이다.


*范氏曰 “喪雖止於三年, 然賢者之情則無窮也. 特以聖人爲之中制而不敢過, 故必俯而就之 非以三年之喪 爲足以報其親也. 所謂三年然後免於父母之懷, 特以責宰我之無恩, 欲其有以跂而及之爾.”

范氏가 말했다. “喪은 비록 삼년에서 멈추지만 어진 사람의 정은 다함이 없다. 다만 聖人께서 알맞은 제도를 만드셔서 감이 지나치지 않게 하였으므로 반드시 굽혀서 나아가는 것이지, 三年喪으로써 그 부모에게 충분히 갚는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니다. ”삼년이 된 후에야 부모의 품을 免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다만 宰我가 은혜 없음을 나무라셔서 발돋움하여 따라오게 하셨을 뿐이다.

-跂(기): 발돋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