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논 어

論語集註 子張篇 13, 14, 15, 16, 17, 18, 19, 20, 21

서원365 2017. 1. 9. 10:57

13. 子夏曰 “仕而優則學 學而優則仕.”

子夏(자하)가 말했다.

“벼슬하되 여가가 있으면 배우고, 배워 여가가 있으면 벼슬을 한다.”

-優(우): 넉넉하다.


*優 有餘力也. 仕與學理同而事異 故當其事者. 必先有以盡其事, 而後可及其餘. 然仕而學 則所以資其仕者益深, 學而仕 則所以驗其學者益廣.

優는 남은 힘이 있음이다. 벼슬과 학문은 이치는 같으나 일은 다르다. 그러므로 그 일을 담당한 사람은 반드시 먼저 그 일을 다 한 뒤에야 그 나머지에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벼슬하면서 배우면 벼슬하는 데 이용함이 더욱 깊어지고, 배우면서 벼슬하면 그 배운 것을 징험함이 더욱 넓어진다.


14. 子游曰 “喪 致乎哀而止.”

子游가 말했다.

“喪은 슬픔을 다할 뿐이다.”


*致極其哀 不尙文飾也.

그 슬픔을 극진히 할 것이요 文飾을 숭상하지 않는 것이다.


*楊氏曰 “‘喪 與其易也寧戚’, 不若禮不足而哀有餘之意.”

楊氏가 말했다. “‘喪에는 다스리기보다는 차라리 슬퍼야해 한다.’하니, 禮의 형식이 부족하고 슬픔이 남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喪 與其易也寧戚(상 여기역야녕척):「八佾篇」 第4章에 있는 말이다.


*愚按 ‘而止’二字 亦微有過於高遠而簡略細微之弊. 學者詳之.

내가 살펴보건대, ‘而止’ 두 글자는 또한 약간 高遠한 것에 지나침이 있으며 미세한 것을 생략한 폐단이 있으니, 배우는 사람은 상세하게 살필 것이다.

-禮는 마음을 형식에 담아내는 것이다. 형식적인 것에 치우치는 것보다 차라리 근본 마음에 치우치는 것이 낫기는 하지만, 그러나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므로 喪이라고 해도 슬픈 감정에 지나치게 치우쳐 節制를 잃는 것은 가장 좋은 것으로 권할 것은 못된다.


15. 子游曰 “吾友張也 爲難能也 然而未仁.”

子游가 말했다.

“내 친구 張(=子張)은 어려운 것을 잘하나 仁하지는 않다.”


*子張行過高 而少誠實惻怛之意.

子張은 행실이 지나치게 높았지만 성실하고 간곡한 뜻은 적었다.


16. 曾子曰 “堂堂乎 張也. 難與並爲仁矣.”

曾子께서 말씀하셨다.

“당당하도다 子張이여. 함께 仁을 하기는 어렵다.”

-堂堂하다함은 외면적인 것에 힘써 내면적인 부족함을 말한다.


*堂堂 容貌之盛. 言其務外自高 不可輔而爲仁, 亦不能有以輔人之仁也.

堂堂함은 용모가 성대함이다. 그 외적으로 힘써서 자기를 높이나 도와서 仁을 할 수 없고, 또한 남의 仁을 도울 수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范氏曰 “子張外有餘而內不足, 故門人皆不與其爲仁. ‘子曰 剛毅木訥近仁.’ 寧外不足而內有餘, 庶可以爲仁矣.”

范氏가 말했다. “子張은 외적으로는 남음이 있으나 내적으로는 부족하였으므로 門人들이 다 그가 仁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孔子께서 말씀하시되 굳세고 강직하며 질박하고 어눌함이 인에 가깝다.’고 하셨으니, 차라리 외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내적으로 남음이 있는 것이 거의 仁을 할 만하다.”

-子曰 剛毅木訥近仁(자왈 강의목눌근인): 子路篇 第27章


17. 曾子曰 “吾聞諸夫子, ‘人未有自致者也 必也親喪乎.’”

曾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夫子께 들었다. ‘사람이 지극함이 있지 않더라도 親喪에는 반드시 지극해야 한다.’”


*致 盡其極也. 蓋人之眞情所不能自已者.

致는 그 지극함을 다함이다. 사람의 진실한 情은 스스로 그만 두지 못하는 것이다.


*尹氏曰 “親喪固所自盡也, 於此不用其誠 惡乎用其誠.”

尹氏가 말했다. “親喪은 참으로 스스로 다하는 것이니, 이것에 그 정성을 쓰지 않는다면 어디에 그 정성을 쓸 것인가?”


18. 曾子曰 “吾聞諸夫子, ‘孟莊子之孝也 其他 可能也 其不改父之臣與父之政 是難能也.’”

曾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夫子께 들으니, ‘孟莊子(맹장자)의 孝는 그 밖의 것을 할 수 있지만, 그의 아버지의 신하를 바꾸지 않은 것과 아버지의 政事를 바꾸지 않은 것은 하기가 어렵다.’”

-孟莊子(맹장자): 魯(노)의 대부, 이름은 速(속), 그의 아버지는 獻子(헌자)이다.


*孟莊子 魯大夫 名速. 其父獻子 名蔑. 獻子有賢德 而莊子能用其臣 守其政. 故其他孝行雖有可稱, 而皆不若此事之爲難.

孟莊子는 魯나라 大夫인데 이름이 速이다. 그의 아버지는 獻子인데 이름이 蔑(멸)이다. 獻子는 훌륭한 德이 있었는데, 莊子가 그 臣下를 쓸 수 있었고 그 政事를 지켰다. 그러므로 다른 효행은 비록 칭찬할 만한 것이 있었지만, 다 이 일의 어려움만 못하다.


19. 孟氏使陽膚 爲士師 問於曾子. 曾子曰 “上失其道 民散久矣. 如得其情 則哀矜而勿喜.”

孟氏가 陽膚(양부)를 獄官(옥관)으로 삼자 曾子에게 물었다. 曾子께서 말씀하셨다.

“위에서 도를 잃어 백성들이 흩어진지 오래다. 이러한 실정을 안다면, 불쌍히 여기고 기뻐하지 말라.”

-陽膚(양부): 증자의 제.자


*陽膚 曾子弟子. 民散 謂情義乖離 不相維繫.

陽膚는 曾子의 弟子이다. 民散은 인정과 의리가 어그러지고 없어져, 서로 인정과 의리로 맺어지지 않음을 이른다.


*謝氏曰 “民之散也 以使之無道 教之無素. 故其犯法也 非迫於不得已 則陷於不知也. 故得其情, 則哀矜而勿喜.”

謝氏가 말했다. “백성이 흩어짐은 無道하게 부리고 평소에 가르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을 범하는 것은 절박해서 부득이한 것이 아니면 無知에 빠진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사정을 안다면 슬퍼하고 불쌍하게 여겨서 기뻐하지 말아야 한다.”


20. 子貢曰 “紂之不善 不如是之甚也. 是以君子惡居下流 天下之惡 皆歸焉.”

子貢이 말했다.

“紂(주)왕의 불선함이 이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군자는 하류에 머무는 것을 싫어하니, 천하의 악이 모두 돌아온다.”

-下流란 온갖 더러운 물이 모여드는 곳이다. 이처럼 하류에 머물면 모든 악이 모여 든다. 그 下流는 주왕의 불선함보다 심하다.


*下流 地形卑下之處 衆流之所歸. 喻人身有汙賤之實 亦惡名之所聚也. 子貢言此 欲人常自警省 不可一置其身於不善之地. 非謂紂本無罪 而虛被惡名也.

下流는 지형이 낮은 곳이니 많은 물이 몰려드는 곳이다. 사람의 몸에 더럽고 천한 행실이 있으면 또한 惡名이 모여 드는 것임을 비유한 것이다. 子貢이 이를 말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늘 스스로 경계하고 살펴서 한 번도 不善한 곳에 몸을 두지 않게 하려는 것이지, 紂王이 본래 죄가 없어서 잘못 악명을 썼음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21. 子貢曰 “君子之過也 如日月之食焉. 過也 人皆見之 更也 人皆仰之.”

子貢(자공)이 말했다.

“君子의 허물은 日蝕과 月蝕 같아서 허물을 사람들이 모두 보며, 고침을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