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책이야기

서원365 2017. 10. 27. 20:13

베르나르 베르베르/전미연 옮김

2017. 7.

주식회사 열린책들

 

1. 잠을 자는 인간

사람은 잠을 잔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잠을 자고 식물도 잠을 잔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은 평균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어릴 때는 아주 많이 자고, 나이가 들면 잠은 줄어든다.

현대에 들어 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분야에 비하면 그렇게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인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 잠이라고 생각한다면, 상당히 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잠과 꿈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만약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과 꿈을 즐겁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어떨까? 물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현실이 힘들면 잠과 꿈으로 도피하려는 사람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런 방법이 개발된다면 인생의 3분의 1은 즐겁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 생각이다.

어떤 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깊게 자서 충분한 수면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쓰임새가 많을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는 자크 클라인은 그의 옛 애인 샤를로트의 제안으로 군인들에게 수면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

 

2. 꿈을 이용해서 현실을 바꿈.

주인공 자크 클라인의 어머니 카롤린 클라인은 몽유병 환지이다. 카롤린 클라인의 직업은 신경생리학자이다. 그는 꿈을 이용해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 자기 아들 자크가 수업 중에 멍하게 있다는 학교의 말을 듣고 역설수면에 들어가 그것을 고치고,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과의 갈등과 다른 학생들에 대한 공포심도 역설수면에 들어간 자크에 대화를 해서 해소한다.

꿈은 현실의 반영이다. 그냥 우연은 아니다. 기억과 잠재의식, 신체 상태, 심리 상태, 수면 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꿈을 꾸게 된다. 그런데 작가는 거꾸로 꿈으로 현실에 영향을 바꾼다는 기발한 생각을 하고 있다.

수면 상태는 0단계인 입면, 1단계인 아주 얕은 잠, 2단계인 얕은 잠, 3단계인 깊은 잠, 4단계인 아주 깊은 잠, 5단계인 역설수면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역설수면 단계를 램(rem) 상태라고 한다. 이때 꿈을 꾸게 된다. 사람은 잠을 자면서 이 단계를 반복한다. 그런데 역설수면 단계 때 대화를 통해 수면에 든 사람의 심리를 변화시켜나간다. 꼭 최면상태에 빠진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3. 꿈속에서 영혼들과 만나고 배움

카롤린 클라인은 아킬레시를 대상으로 수면 6단계를 시도하다가 아킬레시가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의 질타, 그리고 회사에서의 퇴출 등으로 환멸을 느끼고 말레시아로 도피한다. 말레시아에는 세노이족이라는 부족이 있다. 그들은 현실의 모든 것을 꿈에서 구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9시까지 서로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수풀 속에서 살지만 현대화의 물결과 개발의 물결 속에서 점점 터전을 잃어버리고, 결국 갈 때가 없게 되자, 카롤린 클라인은 세노이족을 보호하기 위해 섬을 하나 사서 거기로 세노이족을 데리고 간다.

이때 자크 클라인 꿈속에 20년 뒤의 자크 클라인이 등장하여 어머니가 위험하다면서 빨리 말레이시아로 가라고 한다. 그 후 미래의 자크 클라인은 자주 자크 클라인의 꿈에 등장하여 여러 가지 충고를 한다.

자크 클라인은 세노이족을 만나고, 어머니가 이미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갖가지 꿈에 관한 것을 배운다. 꿈에서 영혼들을 만나기도 하고 객귀들을 만나기도 한다. 마치 내세와 현세를 넘나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해몽현녀 맹인 쟘비야와 결혼하고 아들 이카르를 낳는다. 자크 클라인은 거기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안주하게 된다.

여기에는 시베리아 샤먼과 한국의 산사불교 및 홍삼, 티벳 불교도 언급된다. 그러나 작자가 이러한 것에 깊은 이해는 없는 듯 보였다. 니르바나(열반)란 말도 자주 쓰지만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듯했다.

 

4. 아톤을 만듦.

40대가 된 자크 클라인 꿈에 다시 미래의 자크 클라인이 등장하여, 어머니인 카롤린 클라인이 살아 있으며, 위험하므로 빨리 파리로 가라고 한다. 가지 않겠다고 고집하던 자크 클라인은 결국 미래의 자크 클라인의 꿈속 충고에 따라 가족과 함께 파리로 간다.

파리로 돌아가 어머니를 발견했을 때, 어머니는 몽유병으로 지붕을 걷고 있었다. 구출하기 위해 지붕으로 자크 클라인이 올라갔지만 결국 어머니는 추락하여 혼수 상태가 되고 말았다.

자크 클라인 어머니의 옛 상사였던 에리코 자코메디의 권유를 받아들여 모르페우스 병원에서 계속 잠과 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한다. 그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제6단계 잠(솜누스 인코니투스)에 들어가는 것이다. 거기서 꿈의 승강기인 아톤을 만드는 것이다. 즉, 꿈속에서 시간을 넘어 마음대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아들 이카르는 잠과 꿈을 전극과 영상에 연걸하여 잠과 꿈을 영상으로 만들고 꿈 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죽을 고비를 넘어 드디어 자크 클라인은 제6단계 수면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고, 뇌 속을 여행하고, 또 과거의 자크 클라인을 만나기도 한다. 또 이를 이용하여 혼수상태에 있는 어머니를 구출해낸다. 이 과정에서 아이티 부두교 영혼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한다.

 

** 이 책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책이다. 그러나 꿈과 잠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꿈과 해몽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다른 나라도 그러할 것이다. 꿈은 그저 현실과 동떨어진 우연한 뇌의 작용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자기의 기억과 체험, 신체적 상태, 심리적 상태, 수면 환경, 잠재의식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전생의 것과도 연결되어 있다고도 한다.

그러므로 상징적이고 관념적인 해석이 아니라 과학적인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리라 본다. 그리고 잠과 꿈을 조절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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