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책이야기

선생님이 가르쳐 준 거짓말

서원365 2018. 7. 20. 10:39

선생님이 가르쳐 준 거짓말

제임스 W. 로웬/이현주

평민사.2001

 

1. 기록으로서의 역사

기록된 역사는 무엇인가? 아무 생각 없이 기록된 역사를 읽으면, 그 기록이 역사의 전부이거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긴 시간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두 기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사 기록이라는 것은 기록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실의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사실에 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기록자의 시각에 따라 기록한 내용은 전혀 다르다. 1961516일 박정희가 주도하는 군부세력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였다. 이 사건을 1980년대까지만 해도 5.16혁명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군사 쿠데타라고 부른다.

 

때로는 없었던 사실을 추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치기도 하고, 없애기도 하는 것이 역사 기록이다. 특히 교과서는 후진국일수록 심하게 통제된 가운데, 그 당시 정부의 바람에 따라 방향성과 취사선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그것이 역사의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정부가 말하고 싶은 것에 관한 기록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조선시대에는 왕이라고 하여도 실록을 볼 수 없게 하였다. 왕이 실록을 보게 되면 사관들이 왕의 눈치를 살피면서 기록하기 때문에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할 수 없다.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하면 왕도 자기의 행적이 모두 실록에 기록되므로 언행을 조심할 수 밖에 없으므로, 절대권력인 왕권을 견제하는 역할도 하였다.

 

그렇다면 미국 역사 교과서는 어떤가?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W. 로웬의 주장대로라면, 미국 역사 교과서도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정부가 바라는 역사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 선진국 미국이라고 해도 역사교과서는 선진이 아니라는 말이다.

 

2. 미국 역사교과서의 특징

저자에 따르면 미국 역사교과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다.

 

1) 유럽인 중심주의

미국 역사에서 유의미한 역할은 한 것은 모두 유럽의 백인들이며, 다른 사람들은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유색인종을 unclean이라고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합중국의 형태를 형성하는 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정치적 형태가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유럽이주민에게 갖가지 농사기술를 전해주기도 했다. 유럽이주민들은 또 여러 가지 형태로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교과서는 원주민을 머리가 나쁜 원시인 정도로 취급하고 있고, 거꾸로 유럽 백인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교과서로 공부를 하면, 유럽 백인이 아니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떨어지고 재미있게 수업을 받을 수 없다. 이는 교과서 내용에서만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에서도 보이지 않게 심하게 차별하는 결과과 되고 만다.

 

2)기회의 땅

교과서는 아메리카, 특히 미국을 기회의 땅, 즉 신천지로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메리카는 신대륙이고 신천지이며, 누구에게나 기회의 땅인가? 유럽인이 미국에 아메리카에 도착하기 전에 아메리카는 비어 있는 땅이 아니었다. 적어도 천만 명 이상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유럽인의 행위는 침략이지 발견도 아니고 개척도 아니다.

 

3)영웅주의

미국 역사교과서는 큰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생략하면서도 역대 대통령에 대해서는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특정 인물을 설명함에 있어서, 미국 역사에 공헌한 점만 기록하고 부정적인 것은 애써 외면한다.

 

콜롬부스는 도전과 성공의 인물로 기록하지만, 그가 행한 잔인한 행위는 모두 숨겨버린다. 콤롬부스는 자기를 도와준 원주민을 학살하였고 노예로 잡아서 데려가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것에 대해서 교과서는 침묵한다. 헬렌켈러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 위대한 본보기로 기록하고 있지만, 헬렌켈러가 사회주의자로써 활약하였고, 개인의 노력보다 사회제도가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는 교과서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한다.

 

4)미국은 선하다.

미국은 세계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항상 바른 역할을 하였다고 교과서는 말한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카쓰라-테프트 밀약을 기억하고 있다. 이 밀약은 미국이 필리핀을 지배하는 대신,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하는 것을 서로 약속한 밀약이었다. 그리고 이 밀약 후 일본은 1905년에 을사늑약을 강제하여 맺었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뜻에 부합하는 지도자를 세우기 위해 갖가지 술책을 부렸다.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였다.

 

1953년에 이란에서 미국중앙정보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모사데그를 축출하고 샤 모하메드 리자 팔레비를 왕으로 삼았다. 1954년에는 과테말라에서 미국의 CIA는 쟈코보 아벤즈 정부를 무력침공으로 위협하였다. 미국이 무명의 군대 대령을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택하자 두려워진 아벤즈가 멕시코 대사관 내의 수용소로 도망쳤다. 이런 일은 상당히 많다.

이 외에도 이 책은 미국 역사 교과서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설명하고 있다.


'■ 책 이야기 ■ > 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베라는 남자  (0) 2018.12.02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0) 2018.09.04
바보 빅터  (0) 2017.11.08
  (0) 2017.10.27
꾸뻬씨의 인생여행  (0) 2017.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