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 ■/중국

長限歌--白居易

서원365 2019. 8. 8. 17:49

長限歌 白居易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한황제는 색을 즐겨 경국지색 찾았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그의 치세 지나도록 구하여도 얻을 수 없었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양씨 가문에 갓 성숙한 딸이 있어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깊은 규중에 자라 사람들이 알지 못했네.

天生麗質難自棄(천생려질난자기) 타고난 아름다움 그대로 버려질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 하루아침 뽑혀 황제 곁에 있게 됐네.

回頭一笑百媚生(회두일소백미생) 머리 돌려 한번 웃으면 온갖 자태가 생겨나니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 단장한 육궁 미녀들의 얼굴빛을 가렸네.

*漢皇: 한 무제

*百媚: 아름다운 온갖 자태

*粉黛(분대): 분단장하고 눈썹 그림.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 봄 추위에 화청지 목욕 허락하니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골세응지) 온천물로 부드럽고 매끄러운 몸을 씻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 시녀들 부축에도 연약하기만 한 교태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 그 때부터 황제 사랑 받기 시작하였네.

雲鬢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 구름같은 머리, 꽃같은 얼굴, 한들거리는 금장식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 부용휘장 안에 따뜻한 봄날의 밤을 지냈도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봄밤은 짧아 해가 높아 일어나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이로부터 황제는 조회를 보지 않았네.

承歡侍宴無閑暇(승환시연무한가) 총애로 연회에 모셔 한가할 틈 없어

春從春游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 봄에는 봄 놀이에 밤에는 잠자리에 독점하여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 빼어난 후궁에 미녀 삼천 있었지만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 삼천 명에 내릴 사랑 혼자 받았네.

*華淸池: 여산에 화청궁에 있는 온천

*凝脂(응지): 희고 매끄러운 피부

*雲鬢(운빈): 구름같은 머리

*金步搖(금보요): 황금 비녀, 흔들리는 장식이 있음

*():

*早朝: 아침 일찍 신하들의 말을 듣기 위해 조정에 나감.

*承歡: 황제의 은총을 입음.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 황금방에서 단장하고 교태로 밤시중 들고

玉樓宴罷醉和春(옥루연파취화춘) 옥루 잔치 끝나면 봄기운에 취했네.

姉妹弟兄皆列士(자매제형개열사) 자매와 형제 모두에게 영지를 내려주니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 아아, 그들 가문에 광채가 나게 되어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 이 때문에 모든 부모들이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히 여기더라.

 

驪宮高處入靑雲(여궁고처입청운) 화청궁 높고 높아 구름위로 솟고

仙樂風飄處處聞(선낙풍표처처문) 선악은 바람 타고 널리널리 퍼져가고.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 느린 노래 나른한 춤 악기의 긴 가락에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 황제는 하루 종일이 지나도 지겨운 줄 모르네.

漁陽鼙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내) 돌연 어양 쪽 땅 울리는 비고 소리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 예상우의곡을 놀라 멎게 하였네.

*驪宮(여궁): 여산의 궁, 화청궁을 말함.

*凝絲竹(응사죽): 현악기와 피리 등 길게 끄는 가락

*(): 馬上鼓, 비파, 작은 북

*鼙鼓(비고): 전쟁 때 적을 칠 때 치는 북.

*漁陽鼙鼓動地來: 범양 절도사 안녹산이 난을 일으켜 울리는 북소리가 어양땅에서 들린다는 뜻.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 구중궁궐에 연기 솟아 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행) 수천수만 관군들은 서남으로 달아나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행복지) 천자의 기 흔들리며 가다가 서곤 하며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 도성문 서쪽으로 나와 행하길 백여리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부발무나하) 육군이 움직이지 않으니 어찌하리오.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 미인은 군마 앞에 죽었네.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 땅에 떨어진 꽃비녀 거두는 사람 없고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 취교, 금작, 옥소두 땅에 흩어졌구나.

君王掩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 황제는 얼굴 가린 채 구하려 했으나 구하지 못하고

回首血淚相和流(회간혈루상화류) 고개를 돌릴 제 피눈물이 흐르네.

*翠華(취화): 물총새 깃으로 장식한 황제의 기

*六軍: 천자의 군대.

*宛轉(완전): 미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냄. 양귀비를 말함.

*花鈿(화전): 장식용 꽃비녀

*翠翹(취교): 여자의 머리 장식

*金雀(금작): 비녀의 일종

*玉搔頭(옥소두): 옥으로 만든 비녀.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 누런 흙먼지 일고 바람 쓸쓸한데

雲棧縈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 구름 걸린 잔도 돌고돌아 검각산에 오른다.

峨嵋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항) 아미산 아래에는 오가는 이도 드문데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 천자 깃발 빛을 잃고 햇빛도 희미하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 촉강 푸르고 촉산도 푸르건만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 황제는 아침저녁 생각이 깊어라.

行宮見月傷心色(행궁견월상심색) 행궁에서 보는 달에 마음 더욱 상하고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 밤비 속에 들리는 애끊는 말방울 소리.

*(): 굽다 얽히다 돌다.

*(): 굽다.

 

天旋地轉回龍馭(천선지전회룡어) 천하 정세 변하여 황제 돌아오는 길에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부능거) 여기에 이르러 주저하여 걸음 뗄 수 없었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니토중) 마외파 아래 진흙 속에

不見玉顔空死處(불견옥안공사처) 고운 얼굴 어디 가고 빈 자리만 남아

君臣相顧盡沾衣(군신상고진첨의) 황제 신하 서로 보며 눈물 옷깃 적시며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 동쪽으로 도성문 바라보고 말에 길을 맡겨 간다.

*龍馭(용어): 천자의 수레

 

歸來池苑皆依舊(귀래지원개의구) 돌아와 보니 못과 정원은 예와 같아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 태액지의 부용이며 미앙궁의 버들이며

芙蓉如面柳如眉(부용여면류여미) 부용은 얼굴 같고 버들은 눈썹 같으니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불루수) 이런 것을 보고 어지 아니 눈물지리.

春風桃李花開夜(춘풍도리화개야) 봄바람에 복숭아꽃 자두꽃 피는 밤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엽낙시) 가을비에 젖어 오동잎 지는 때

西宮南內多秋草(서궁남내다추초) 서궁과 남원에 가을 풀 우거지고

落葉滿階紅不掃(낙섭만계홍부소) 낙엽이 섬돌을 덮어도 쓸어낼 이 없네.

梨園子弟白發新(이원자제백발신) 이원의 악사들은 백발이 성성하고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노) 초방에 시중들던 젊은 시녀들도 늙었구나.

*梨園(이원): 궁중에서 음악을 관장하는 곳.

*椒房(초방): 황후가 거쳐하던 방.

 

夕殿螢飛思悄然(석전형비사초연) 저녁 궁궐에 반딧불 나니 더욱 처량하여

孤燈挑盡未成眠(고등도진미성면) 등불 심지 돋우도록 외로이 잠 못 드니

遲遲鍾鼓初長夜(지지종고초장야) 더딘 종과 북소리에 비로소 밤이 긴줄 알았네.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 은하수 반짝이며 날은 밝으려 하고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냉상화중) 원앙기와 차디차니 서리꽃이 무거운데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 비취금침 싸늘한데 누구와 함께 하리오.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 생사를 달리한 지 아득하니 몇 년인가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 꿈에서도 혼백은 오지 않는구나.

*() 근심하다.

*() 새벽

*翡翠衾(비취금): 물총새 무늬가 있는 금침

 

臨邛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 임공의 도사가 홍도문에 머무는데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 정성으로 혼백을 불러올 수 있다하니

爲感君王輾轉思(위감군왕전전사) 황제의 전전한 생각에 감동하여

遂敎方士殷勤覓(수교방사은근멱) 방사시켜 은근히 찾게 하였네.

排風馭氣奔如電(배풍어기분여전) 바람을 가르고 번개처럼 내달아

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 하늘 끝에서 땅 속까지 두루 찾아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락하황천) 위로는 벽락을 다하고 아래로는 황천까지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부견) 두 곳 모두 아득할 뿐 찾을 길이 없는데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 문득 들리는 소문 바다 위에 신선산 있는데

山在虛無縹緲間(산재허무표묘간) 그 산은 허무와 표묘 사이에 있어,

樓殿玲瓏五雲起(누각영롱오운기) 전각은 영롱하고 오색 구름이 일어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 그 곳에 아리따운 선녀들이 많이 사는데,

中有一人字玉眞(중유일인자옥진) 그 중 한 사람 이름이 옥진이라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삼차시) 눈처럼 흰 살결, 꽃다운 얼굴의 미인과 비슷하더라.

*碧落(벽락): 푸른 하늘

*縹緲(표묘): 끝없이 넓거나 멀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어렴풋함

*綽約(작약): 몸이 가냘프고 아리따움

 

金闕西廂叩玉扃(금궐서상고옥경) 황금 대궐 서쪽 방의 옥문을 두드리고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 소옥시켜 쌍성에게 알리도록 말 전하니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 한황제의 사자라는 말 전해 듣고

九華帳里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 구화장에서 꿈꾸던 혼백이 놀랐도다.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 옷자락 잡고 베개 밀고 일어나 서성이더니

珠箔銀屛邐迤開(주박은병이이개) 구슬발과 은병풍 비스듬히 열리며 모습을 나타냈네.

雲鬢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각) 구름 머리 반쯤 드리우고 막 잠에서 깬 듯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내) 화관도 정리 못한 채 당에서 내려왔네.

風吹仙袂飄飄擧(풍취선메표표거) 바람 부는 대로 소맷자락 나부끼니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 예상우의곡에 맞춰 추던 그 모습인 듯

玉容寂寞淚欄干(옥용적막누난간) 옥 같은 얼굴 수심 젖어 눈물이 방울지니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 배꽃 한 가지 봄 비에 젖은 듯

*(): 빗장

*雙成: 서왕모의 시녀, 여기서는 옥진의 시녀

*九華帳: 아주 화려한 장막이라는 뜻.

*():

*(): 이어지다.

*(): 비스듬하다.

 

含情凝睇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 정을 품고 추파던지며 황제께 아뢰었다.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량묘망) 헤어진 뒤 옥음, 용안 듣고 뵙지 못하여

昭陽殿里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 소양전에서 받던 은애도 끊어지고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 봉래궁의 보낸 세월만 길었습니다.

回頭下望人寰處(회두하망인환처) 머리 돌려 저 아래 인간세상 보아도

不見長安見塵霧(불견장안견진무) 장안은 보이지 않고 짙은 먼지와 안개 뿐이었습니다.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 오래 지닌 물건으로 깊은 심정을 표할 뿐이니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차기장거) 자개 상자와 금비녀를 가지고 가시옵소서.

釵留一股合一扇(차류일고합일선) 비녀는 일고를 남기고 향합은 일선을 남기니

釵擘黃金合分鈿(차벽황금합분전) 황금 비녀 토막내고 향합은 나눴습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 두 마음 이처럼 굳고 변치 않는다면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 천상과 인간세상 다시 보게 되리.

*(): 흘깃보다.

*渺茫(묘망): 아득할 묘 아득할 망.

*蓬萊宮(봉래궁): 봉래산에 있는 궁전으로 양귀비가 죽은 뒤 보낸 궁전으로 설정되어 있음.

*鈿合(전합): 푸른 조개로 세공한 향합.

*一股(일고):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의 한쪽 부분.

*一扇(일선): 향합의 뚜껑과 몸체의 한쪽.

 

臨別殷勤重寄詞(임별은근중기사) 헤어질 즈음 간곡히 다시 하는 말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양심지) 말 중에 맹세의 말 있었으니, 두 사람 마음이 서로를 안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사람 없는 깊은 밤 속삭이던 말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고.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

*比翼鳥(비익조): 날개가 하나밖에 없어서 둘이 합쳐야 날 수 있다는 새.

*連理枝(연리지): 두 개의 나무 가지가 서로 이어져 하나의 나무가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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