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책이야기

불경의 숲을 거닐다

서원365 2020. 10. 20. 20:31

지은이: 장원철

생각나눔 출판사

2019.6.17.

 

 

1. 부처님의 가르침은 나와 너의 행복

 

이 책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을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의 행복과 나아가 남의 행복의 길을 제시한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삶은 그 자체가 목적이며, 삶의 목표는 행복이라고 본다. 모든 생명체는 삶 그 자체를 유지하려고 하고 또 안락을 추구한다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관계없는 것을 삶의 목표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이라고 본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남의 행복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자기가 좋은 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남의 행복추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남이라는 것은 모든 생명체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되, 자기중심적 사고로 남을 재단하거나 남의 삶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인간과 생명체를 떠난 다른 이념이나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이념이나 종교나 사상은 모두 허구이다. 그런 것이 인간을 수단적 존재로 전락시킨다. 그러므로 인간과 생명체 밖에서 부처나 신적인 존재를 찾아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2. 있는 그대로 보라.

 

행복을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면 불행과 번뇌의 원인을 알 수 있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온갖 번뇌의 원인은 집착에서 비롯된다. 특히 자아에 대한 집착이 모든 번뇌의 원인이다. 그러므로 집착과 갈애를 놓아버리면 번뇌로부터 해탈할 수 있다. 이것은 사성제가 설명하는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집착을 놓아버리려 하면, 또한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면 모든 것은 무상하고 무아여서 집착할 만한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 저절로 집착과 갈애를 놓아버리게 된다.

 

 

3. 많은 불경 구절과 조사어록

 

이 책에는 170여 개의 부처님 말씀과 조사들의 말씀이 실려 있다. 그러므로 저자의 주장을 읽지 않더라도, 부처님 말씀과 조사들의 말씀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있다.

 

 

 

차례

 

1. 인생이란/ 2. 생활의 지혜/ 3. 어떻게 살 것인가?/ 4.뿌린 대로 거둔다./ 5. 입 안의 도끼/ 6.자기중심적 사고를 떠남/ 7.자비와 용서/ 8. 누구나 행복하기를/ 9. 있는 그대로 본다./ 10. 함께 사는 삶. /11. 수행자의 길.

 

 

 

몇 개 구절만 뽑아본다.

 

부처님께서 앙구다라국 타바사리 숲속을 지나가실 때, 사람들은 앞에 앙굴리마라라는 무서운 도적이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숲 속으로 들어가시려는 부처님을 말렸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사람들이 말리는 것을 듣지 않으시고 가시던 길을 가셨다. 앙굴리마라는 곧 칼과 방패를 들고 부처님을 쫓아갔다. 그러나 천천히 걷는 부처님을 잡을 수 없었다. 달리다가 그만 지쳐 멈추어 서서, 부처님께 말했다.

앙굴리마라: “멈추어라. 가지 마라.”

부처님께서는 걸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부처님: “나는 언제나 멈추어 있는데, 너는 멈추지 않는구나.”

앙굴리마라: “그대는 앞으로 걸어가고 있으면서 멈추었다고 하고, 도리어 멈추어 있는 내게 멈추라고 말한다.”

부처님: “앙굴리마라여, 나는 항상 생명 있는 것에 대해 폭력을 버리고 멈추어 있다. 그대는 중생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앙굴리마라는 비로소 깨달았다. 부처님 앞에 엎드려 출가를 원했다. 부처님은 그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잡아함1077 적경(賊經)

 

 

대가를 바라지 않은 순수한 선행은 자기를 행복하게 하고 남도 행복하게 하며, 또 그 선행이 다른 사람에게로 퍼져, 다른 사람도 선행을 따라하게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자리이타(自利利他), 즉 자기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여주기 위한 인격자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 없다. 그런 인격자가 되려고 노력하면, 그것은 자기를 묶는 족쇄가 된다. 그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과 모든 생명체도 행복할 자격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면 된다. 그러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지 저절로 알게 된다.

 

씨앗을 심어도 바로 싹이 터서 열매가 달리는 것은 아니다. 열매가 열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씨앗을 심은 과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조건만 충족되면 씨앗에서 싹이 트고 자라서 마침내 열매가 달리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팥을 심었는데 콩이 달리는 경우는 없다.

 

성공하지 못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세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자기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모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마지막 원인은 작은 실패나 장애에 쉽게 좌절하는 것이다.

 

묶여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풀밭을 찾아 거닐 듯이, 지혜로운 이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39

 

선행의 노예가 되지 말고, 선행이 나와 남을 행복하게 하여야 한다. 선행이라고 해도 선행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억지로 하면, 선행은 아주 큰 짐이 된다. 선행에 대한 그런 강박감이 있다면 그것을 놓아버리는 것이 좋다. 똑같은 선행을 해도, 선행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선행을 하는 사람의 얼굴은 피곤함이 가득하지만, 자비의 마음이 바탕이 되어 선행 자체를 즐거워하는 사람의 얼굴은 행복감으로 가득하다.

 

선업이나 악업이나, 과거에 한 행위의 결과는 피할 수 없다. 과거를 거울삼아 앞으로 지혜롭게 행동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다.

 

이치에 맞지 않는 믿음을 미신이라고 한다. 선업을 쌓지도 않았으면서 신을 믿고 기도하면 좋은 곳에 태어날 거라는 믿음이야말로 미신이다. 그것은 마치 공부도 안 하면서, 선생님에게 좋은 성적을 받게 해달라고 비는 것과 같다. 선업을 쌓았는데도, 신을 믿지 않았다고 해서 나쁜 곳에 태어날 것이라고 믿는 것도 역시 미신이다.

 

자기가 쌓은 공적이나 명성이나 행복이 남에 의해 무너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자기에 의해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 누구도 다른 존재의 종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 누구도 다른 생명체를 종으로 다루어서도 안 된다. 신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은 종으로 삼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는 내 행복을 위해 산다. 다른 사람도 그들의 행복을 위해 산다. 그러므로 남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짜증내는 것은 참으로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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