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절과 교육■/자녀교육

아이는 마구 키워야 한다?

서원365 2006. 8. 22. 20:25
 

군대 생활을 할 때 들은 얘기이다. 당시 정훈 참모가 김소령님이었은데 그 분이 들려 준 얘기다.


김소령은 친구인 K소령의 식사 초대를 받아 K소령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둘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식사 시간이 되어 함께 식사를 하는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 집 아들이 자꾸 반찬 투정을 하더란다. 평소에 먹던 반찬이 아니라 김소령에게 반찬을 맞추다보니 아이에게는 안 맞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반찬 투정을 지켜보던 K소령이 갑자기 욕을 섞어 가면서 아이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김소령은 아이에게 어떻게 저런 욕을 하나 싶어 상당히 민망하게 여겼다. 그런데 좀 있자니까 아니가 벌떡 일어서면서 숟가락을 휙 집어던지고는

“에이씨, 밥도 못먹겠네.”하고 나가더라는 것이다. 실은 더 심한 욕을 했지만 여기서 쓰지는 않는다. 옆에 있던 김소령이 너무나 기가막혀 얼굴이 벌겋게 되어가지고는 친구인 K소령에게 “어찌 아이들에게 그런 욕을 하는가?”하고 가볍게 나무랐다. 그러자 K소령이 껄걸 웃으며 “괜찮아, 아이들을 마구 키워야 해.”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아이를 마구 키워야 한다는 말을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부모들이 예상외로 제법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나 심지어 부모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데도 가만히 내버려 둔다. 그러다보니 부모에게 막말을 하는 아이들도 제법 있고, 다른 사람에게 예절을 지키지 않는 아이들도 많다.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다보면 노인들이 같이 타는데도 잽싸게 타서 자리에 턱 앉아버리는 중고등학생들을 자주 본다.


아이를 마구 키운다는 말이 과연 이런 뜻일까?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면서 자라게 하지 말고 어느 정도의 어려움과 부족함을 느끼면서 자라게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야 남의 어려움이나 부족함을 이해할 수도 있고, 자신의 어려움이나 부족함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과잉보호가 심한 때에 마구 키운다는 말이 부족함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키운다는 뜻이라면 정말 필요하지 않을까?


아이를 지켜 보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냥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약간의 도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약간의 도움만으로 충분하다. 남보다 당장 가진 것이 부족하게 느껴지더라도 아이가 이겨낼 수 있을 정도면 그냥 두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좋다. 물론 그 정도는 참으라고 무조건 강요하는 것은 좋지 못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