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절과 교육■/자녀교육

진정한 자녀 사랑

서원365 2006. 11. 2. 18:09
 

자녀에게 사랑을 주자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기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가정에서의 아동 폭력에 대해서 얘기하려나 보다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보통 가정의 보통 이야기이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생각이 든다. 즉 웬만한 것은 돈으로 해결해버린다. 가만히 보면 자녀들에게 돈 줄 일이 참으로 많다. 생일잔치도 돈을 주어 먹고 싶거나 가지고 싶은 것을 사게 하고, 시험 100점을 받아도 돈을 준다.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도 돈을 주고, 미안한 일이 있어도 돈을 준다. 세배를 해도 돈을 주고 그것도 참 많이 주는 집이 많다. 그 외에도 돈 주는 일이 참 많다.


그러면 돈을 받는 자녀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아이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다지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맙게 생각하기는커녕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친구들과 액수를 비교도 한다. 돈을 자꾸 받다보면 돈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주지 않는 것을 오히려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2월에 겨울 방학을 끝내고 잠시 개학을 하면 학생들은 방학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러다 설날이 지난 지 얼마 안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세뱃돈 얘기를 하게 된다. 결국 서로의 세뱃돈 액수를 비교하게 되고, 많이 받은 학생을 부러워하면서 조금밖에 받지 못한 학생들은 뭔지 모를 억울한 감정을 가진다. 그러면 많이 받은 학생은 고마움을 느끼느냐 하면 대개가 그렇지 않다. 세뱃돈은 당연히 받게 되어 있는 것이고 많이 받을 수록 좋을 것일 뿐이다.


전에 대구 동산 병원에 3달간 입원한 적이 있다.  바로 앞의 병상에는 60대 중반의 남자 환자가 입원해 있었고, 그 부인이 보호자로서 환자를 간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보호자가 억울한 울음을 슬피 우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의료 사고가 있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넉두리를 들어보니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그들에게는 아들이 두 명 있는데 자연히 큰 아들에게 관심이 많이 가고 작은 아들에게는 관심을 주지 못했다고 한다. 큰 아들은 돈 달라고 할 때 마다 주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작은 아들에게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아버지가 앓아 눕자, 구미에 사는 작은 아들은 수시로 전화도 하고 찾아오기도 하는데, 대구에 사는 큰 아들은 전화도 없고, 거의 오지도 않으며 어쩌다 와도 안부도 제대로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제 아버지 간호한다고 벌써 며칠 째 잠 한번 제대로 못자고 있어도, 걱정 한번 안 해줘요. 오늘은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겨야 하는데 큰 아들 도장이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꼭 오라고 전화를 했는데 여태 안 와서, 알아보니 낚시를 하고 있어요.  이 녀석이.”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업자득이라고 생각을 했다. 부모는 사랑을 준다고 생각했지만 자식은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말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돈으로 해결햐려 들지 말고 정말로 사랑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판단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것은 부모가 꼭 보답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이 제대로 사람답게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자기는 자식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하는 행동이 실제로는 아이에게 크나큰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