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이야기 ■/육조단경

육조단경-4

서원365 2007. 3. 27. 16:04
 

참청한 기연(參請機緣)

○ 法海(법해)가 卽心卽佛(즉심즉불)의 뜻을 물었다.

*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데 이 말이 무슨 뜻인가?

前念(전념)이 나지 않는 것이 마음에 즉하는 것이요 후념이 멸하지 않는 것이 불에 즉함이며 일체상을 이룸은 마음에 즉함이요 일체상을 여읨은 불에 즉함이다.(前念不生 卽心 後念不滅 卽佛 成一切相 卽心 離一切相 卽佛 : 전념불생 즉심 후념불멸 즉불 성일체상 즉심 리일체상 즉불)

6조대사의 게송

卽心名慧 卽佛乃定(즉심명혜 즉불내정) -- 마음에 즉함이 이것이 慧이며 불에 즉함이 이것이 定이다

定慧等等 意中淸淨(정혜등등 의중청정) -- 정과 혜가 서로 같아서 그뜻이 항상 청정하다

悟此法問 由於習性(오차법문 유어습성) -- 이 법문을 깨달음은 너의 습성을 말미암이니

用本無生 雙修是正(용본무생 쌍수시정) -- 용은 본래 남이 없고 雙을 닦음 이것이 정이다.

법해대사의 게송

卽心元是佛 (즉심원시불) -- 이 마음이 원래 부처인 것을

不悟而自屈 (불오이자굴) --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屈하였네

我知定慧因 (아지정혜인) -- 내가 이제 정과 혜의 원인을 알아서

雙修離諸物 (쌍수이제물) -- 쌍으로 닦으니 모든 상을 여읜다

                                        

○ 法達(법달)은 법화경을 3천 번이나 외운 사람이다. 법달이 조사를 보고 절하였는데 머리가 땅에 닿지 않았다. 이에 조사가 꾸짖고 게송을 말하였다.

禮本折慢幢(예본절만당) -- 예란 본래 교만함을 꺾자는 것

頭奚不至地(두해부지지) -- 머리가 어찌 땅에 닿지 않는가

有我罪卽生(유아죄즉생) -- 나가 있으면 곧 죄가 생기고

亡功福無比(망공복무비) -- 공을 잊으면 복이 한량없다

* 佛法의 요체는 모든 것에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我)라는 것도 실체가 없다. 금강경을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을 내가 모두 남김 없는 열반에 들도록 인도하겠다는 각오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이와 같이 한량없는 중생을 인도하였으나 실제로는 인도 받은 중생이 없다.”고 되어있다. 하물며 법화경을 외웠다고 자부심을 가진다면, 이는 我相을 더욱 굳게 가지는 것으로, 법화경을 외운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경이란 단지 읽고 외우기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없다. 이는 마치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는 것과 같다. 역시 금강경에 보면 부처님이 금강경을 설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설한 바가 없다고 하셨으니 이는 문자에 말과 문자에 얽매여서는 실상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또 게송을 말하였다.

汝今名法達(여금명법달) -- 너 이제 이름을 법달이라 하나

勤誦未休歇(근송미휴헐) -- 부지런히 외울 뿐 쉬지 못했네

空誦但循聲(공송단순성) -- 공연히 외움은 소리만 따르는 것

明心號菩薩(명심호보살) -- 마음을 밝혀야� 보살이 된다

汝今有緣故(여금유연고) -- 너 나와 더불어 인연 있으니

吾今爲汝說(오금위여설) -- 나 이제 너를 위해 설하리

但信佛無言(단신불무언) -- 다만 부처님은 말 없음을 믿으라

蓮花從口發(연화종구발) -- 입에서 연꽃이 피어나리


○ 법화경에 대해 법달이 묻자 조사가 법달에게 법화경을 외우게하였다.(6조는 글자를 모른다고 한다.) 법달이 외워 비유품에 이르자 외우는 것을 그치게 하고 설하였다.

이 경은 원래 인연 출세로 종을 삼는 것이다.‥‥경에 이르기를 제불세존이 오직 일대사인연으로 이 세상에 출현하신다 하였으니 일대사라 함은 부처님의 지견이다. 세상 사람들이 미혹하여 相에 집착하고 안으로 미혹하여 공에 착하니 만약 능히 상에서 상을 여의고 공에서 공을 여의면 즉시 내외로 미혹하지 않을 것이니 만약 이 법을 깨달아 한 생각 마음이 열리면 이것을 佛知見을 열었다 한다.

佛이란 깨달음이란 뜻이니 나누면 네 가지가 된다. 깨달음의 지견을 열며 깨달음의 지견을 보이며, 깨달음의 지견을 깨닫게 하며, 깨달음의 지견에 들어가게 함이니, 만약 깨달음의 지견을 열어보임을 듣고 문득 능히 깨달아 들어가면 곧 깨달음의 지견이 본래의 참성품의 나타남이게 되니, 너는 경의 뜻을 그릇알지 않도록 삼가라.

저가 이미 佛이며 이미 지견을 갖추었으니 어찌 열(開)것이 있으랴. 마땅히 너는 불지견이라는 것은 다만 너 자신의 마음일 뿐 다시 다른 불리 없는 것임을 믿어라.

부디 밖을 향하여 구하지 말 것이다. 불과 더불어 둘이 아니기 때문이니 이 까닭에 ‘불지견을 열라’하신 것이며 나도 또한 모든 사람에게 권하기를 ‘자기 마음 속에서 항상 불지견을 열라.’하는 것이다.


○ 법달이 다시 羊鹿車(양녹거)와 白牛車(백우거) 및 근기와 관련하여 물었다. 이에 조사가 답하였다.

모든 三乘人이 부처님의 지헤를 측량하지 못하는 것은 그 허물이 헤아리고 짐작하는데 있으니 비록 저들이 힘을 다하여 생각하고 함께 추구하더라도 더욱더 밀어진다.(諸三乘 不能測佛智者 患在度量也 饒伊盡思共推 轉加懸遠 : 제삼승 불능측불지자 환재도량야 요이진사공추 전가현원)

* 양거 녹거는 聲聞과 緣覺을 가리킨다, 백우거는 보살을 가리킨다. 양거 녹거는 자기만을 실을 수 있을 뿐이어서 아라한밖에 될 수 없다고 하고 백우거만이 많은 중생들을 함께 싣고 가므로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를 수 있다고 하지만 양거나 녹거도 실은 백우거를 타고 궁극의 깨달음에 이름은 마찬가지라고 혜능대사께서는 말씀하시고 있다. 一佛乘이 있을 뿐이다.


○ 智通이 三身 四智에 대해 물었다.

청정법신은 너의 성품이요 원만보신은 너의 지혜요 천백화신은 너의 행이니 만약 본성을 여의고 따로 3신을 말한다면 이것은 몸은 있어도 지혜가 없다할 것이요, 만약 3신이 제각기의 성품이 없음을 깨달으면 곧 四智菩提(4지보리)에 밝을 것이다.

조사의 게송이다.

大圓鏡智性淸淨(대원경지성청정) - 대원경지는 성품의 청정이요

平等性智心無病(평등성지심무병) - 평등성지는 마음에 병 없음이며

妙觀察智是非功(묘관찰지시비공) - 묘관찰지는 봄이 공 아님이며

成所作智同圓境(성소작지동원경) - 성소작지는 원경과 같도다.

五八六七因果轉(오팔육칠인과전) - 5,8,6,7식이 果와 因으로 전하나

但用名言無實性(단용명언무실성) - 다만 말과 이름이 있을 뿐 실성이 없으니

若於轉處不留情(약어전처불류정) - 만약 轉하는 곳 따라 뜻을 두지 않으면

繁興永處那伽定(번흥영처나가정) - 번거로이 오고 감이 나가정에 있음이리

* 나가정(那伽定)--大龍三昧(대룡삼매),부처님의 定(정)의 의미


○ 智常(지상)이 大通和尙(대통화상)을 만나 본심 본성이 어느 것이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너의 본성은 마치 저 허공과 같아서 마침내 한 물건도 가이 볼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이 정견이며 한 문건도 알 수 없으면 이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며 靑 黃 長 短도 없고 다만 본원이 청정하고 覺體가 두렷이 밝은 것을 보면 이것이 견성성불이라 하며 또한 여래지견이라 한다.

지상은 아직도 미심쩍어 조사를 보고 묻자 조사가 대답했다.

그 스님 말씀에는 아직도 봄(見)이 있고 앎(知)이 있었으므로 네가 알지 못하였다. 내가 네게 게송을 하나 주겠다.

不見一法存無見(불견일법존무견) - 한 법도 보지 않은 無見은 둠이여

大似浮雲遮日面(대사부운차일면) - 뜬 구름이 해를 가림고 같네

不知一法守空知(부지일법수공지) - 한 법도 알지 않는 空知를 지킴이여

還如太虛生閃電(환여태허생섬전) - 허공에서 도리어 번개를 침이라

此之知見瞥然興(차지지견별연흥) - 이와 같은 지견이 잠시라도 일어나면

錯認何曾解方便(착인하증해방편) - 그릇된 앎이거니 어찌 방편을 다 알손가

汝當一念自知非(여당일념자지비) - 너 마땅히 일념에서 자기 잘못 알면

自己靈光常顯現(자기영광상현현) - 자기의 신령한 빛이 언제나 드러나리


○ 志道(지도)가 조사에게 물었다.

모든 行은 무상하니 이것은 생멸하는 법이라 생명이 없어지니 적멸이 낙이 된다고 한데 의심이 있다.

일체 중생은 두 몸이 있는데 그것은 色身과 法身이다. 색신은 무상하여 나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지만 법신은 유상하여 앎도 없고 깨달음도 없다고 하는게 경에 이르기를 ‘생멸이 없어지니 적멸이 낙이 된다,’고 하였으니 이는 어느 몸에 적멸이며 어느 몸이 낙을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 색신이라고 하면 색신은 멸하면 四大러 분산하는 것이니 이것은 온전히 苦가 있을 뿐 낙이라고 할 수 없으며, 만약 법신이라 하면 법신은 적멸하여 곧 초목이나 瓦石과 같으니 누가 있어 낙을 받을 것이며 또한 법성은 이것이 생멸의 體요 오온은 생멸하는 작용이니 한 체에 다섯 작용으로 생멸이 떳떳할(常)지니 생이란 체에서 작용을 일으킴이요, 멸이란 작용을 거두어 체로 돌아감이다. 만약 다시 생한다고 한다면 有情의 무리가 끊어지지 않고 멸하지 않을 것이요, 만약 다시 생하지 않는다면 영영 돌아가 無情之物과 같은 것인가? 이러한 즉 일체 제법이 열반에 묶이게 되어 나지도 못하거늘 어찌 낙이라 할 수 있을까?

조사가 답하였다.

너는 부처님의 제자인데 어찌 외도의 법을 배워서 斷常의 그릇된 견해를 가지고 최상승법을 의논하는가? ‥‥부처님께서 세간의 모든 미혹한 사람들이 오온의 화합한 모양을 가져 자기 참된 모양으로 삼고 일체법을 분별하여 바깥 모양으로 삼아서 생은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여 끊임없이 생각생각 흘러가며, 이것이 모두가 夢幻이며 허무한 거짓임을 알지 못하고 부질없이 윤회를 받아서 常樂인 열반을 도리어 괴로운 것으로 잘못 알고, 종일 밖을 향하여 달리어 구하여 헤매고 있으므로 부처님은 이를 불쌍히 보시고 마침내 涅槃眞樂을 보이신 것이다.

찰나 동안의 나는 상(生相)도 없으며, 찰나 동안의 없어진 상도 없으며 다시 가히 없앨 생멸도 없는 이것이 적멸이 현전한 것이다. 현전하였을 때 또한 현전하였다는 헤아림도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상락이다. 이 낙을 받을 자도 없으며 받지 않을 자도 없으니 어찌 하나의 체에 다섯 가지 용이라는 이름이 있을까? 그렇거늘 하물며 다시 열반이 모든 법을 묶어서 영영 나지 못하게 한다고 하랴.


○ 行思 선사가 조사를 만나 물었다.

-마땅히 어떻게 해야 계급에 떨어지지 않는가?

* 단번에 여래의 땅에 들 수 있는가?라는 뜻, 범부나 보살이니 하는 차별을 계급이라 한 것

너는 이제까지 어떻게 지어왔는가?

-성제도 또한 짓지 않았다.

그렇다면 너는 무슨 계급에 떨어졌는가?

-성제도 오히려 짓지 않았거늘 무슨 계급이 있을까?

이에 조사는 그가 법그릇임을 깊이 인정하고 대중의 上首로 삼았다.


○ 懷讓(회양) 선사가 조사를 참배하니 조사가 물었다.

어데서 왔는가?

-숭산에서 왔다.

어떤 물건이 이와 같이 왔는가?

-설사 한 물건이라고 해도 맞지 않는다.

가이 닦아서 증득할 수 있는가?

-닦고 증득함이 없지는 않으나 때묻거나 물들지 않는다.

때묻거나 물들지 않는 이것이 모든 부처님께서 두호하여 생각하시는 바이다. 네가 이미 이러하고 네가 또한 이러하다. 서천 반야다라존자가 예언하기를 ‘네 발밑에 한 망아지가 나와서 천하 사람들을 밟아 죽이리라.’하였으니 너는 마땅히 명심하고 속히 힘을 펴려고 서두르지 마라.

* 반야다라존자는 달마조사의 스승이다. 망아지는 馬祖(마조)를 가리킨다. 마조 이후 중국에 선풍이 크게 드날렸다.


○ 智隍(지황) 선사는 오조에게 참예하여 삼매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홀로 20년 동안 암자에서 長坐하였는데 육조의 제자 현책이 행각하던 중 만났다. 현책이 물었다.

당신이 定에 들 때 유심으로 들어가는가? 무심으로 들어가는가? 만약 무심으로 든다할진대 생각없는 일체 초목이나 돌부스러기까지 모두가 마땅히 정을 얻었을 것이요, 만약 유심으로 정에 든다고 한다면 일체 생명있는 것이 모두 정을 얻을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바로 정에 들 때는 있다 없다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

있다 없다 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지 못한다면 이것은 바로 항상 변함 없이 있는  정인데 여기에 어찌 출입이 있다 하겠는가?  만약 출입이 있으면 이것은 참으로 큰 정은 아니지 않는가?

지황 선사가 답을 못하고 현책 선사에게 누구의 법을 받았는가 물었다. 육조라고 하자 육조는 무엇으로 선정을 삼는가 물었다. 이에 현책 선사가 답했다.

우리 스님이 말씀하시는 바에 따른다면 묘하게 맑고 두렷하고 고요하여 체와 용이 如如하고 五陰이 본래 공하여 六塵이 있는 것이 아니며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아니며 定도 아니며 어지러움도 아니니 선정이 머뭄이 없으므로 머뭄을 여의어 禪寂(선적)하며 선정이 남이 없으므로 남을 여의고 禪想하니 마음이 허공과 같되 또한 허공이라는 헤아림도 없다.

이에 지황 선사가 육조를 만나니 육조가 말했다.

참으로 그 말과 같다. 다만 네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하되 공했다는 견해에도 집착하지 아니하면 사물에 응하고 씀에 걸림이 없으며 동정에 무심하여 범부니 성인이니 하는 생각이 없어져 能과 所가 다 함께 없어지며 성품과 모양이 如如하여 정이 아닌 때가 없게 되리라.


○ 臥輪의 게송

臥輪有伎倆(와륜유기량) - 와륜은 기량이 있어

能斷百思想(능단백사상) - 능히 백가지 생각을 끊네

對境心不起(대경심불기) - 경계를 대하여도 마음 일지 않으니

菩提日月長(보리일월장) - 보리가 나날이 자라도다

6조의 게송

惠能沒伎倆(혜능몰기량) - 헤능은 기량이 없어

不斷百思想(부단백사상) - 백가지 생각을 끊지 않네

對境心數起(대경심삭기) - 경계를 대하여 마음이 자주 일어나니

菩提作麽長(보리작마장) - 보리가 어찌 자라랴.

* 선악 경계를 당하여 마음이 혼란스럽지 않고 자성이 동함이 없음을 좌선이라고 앞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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